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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인터뷰] ‘초선 돌풍’ 꿈꾸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 

“시대 요구는 변화, 그 변화 보여주면 당선은 당연” 

6월 11일 전당대회 앞두고 여론조사 상위권 랭크 ‘이변’
2030 세대 등 젊은층의 불공정·미래 불안 해소에 앞장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김웅 의원이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각오를 밝히고 있다.
정치 경력 1년 남짓에 불과한 초선 의원의 당돌한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웅(52) 국민의힘 의원은 5월 6일 중앙빌딩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선거 완주 의지를 다졌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더니 몇몇 선배들은 제가 정치적 ‘쇼’를 한다고 생각하더라. 전당대회 전에 당대표 대신 최고위원으로 단계를 낮춰 출마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저는 진심이다. 최고위원 선회는 없다. 이번 기회에 당대표에 당선돼 진부한 여의도 정치판을 제대로 바꿔보고 싶다.”

김 의원의 ‘초선 당대표론’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은 쟁쟁한 중진 의원들을 제치고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더300]·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5월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같은 달 9일 발표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은 전체 9명 중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 승리하려면 ‘따뜻한 보수’로 변화해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5월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웅 의원은 사실 정치권에서는 벼락스타에 가깝다. 시간을 1년여 전으로 돌려보자.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새로운보수당’은 지난해 2월 4일 21대 총선을 앞두고 김웅 전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1호 인재로 영입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최정점에 있는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며 당차게 입당 소감을 밝힌 김 전 검사는 베스트셀러인[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했다. 확실히 인지도 면에서는 다른 동료 초선 의원들을 앞선다.

입당 기자회견 2주 뒤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미래를향한전진4.0 등과 함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통합하면서 김 전 검사는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김 전 검사의 나이는 51세, 평균연령 56.2세인 국민의힘 국회의원 가운데 젊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일까, 김 의원은 청년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소속 상임위원회(국회)도 환경노동위원회다. 검사 출신인 만큼 김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행(行)을 고집할 걸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청년의 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은 그는 환노위를 지망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 가운데 배달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 김 의원이 “국민의힘을 청년에게 선택받는 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1년여가 흘렀다.

“주변에서는 완전히 다른 삶이 아니냐고 하는데, 정작 저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두 직업 모두 공익을 추구한다는 작동 원리는 동일하다. 다만, 검사와 달리 정치인은 많은 사람과 협업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르더라. 그리고 정치인이 되니 정말 외부 행사가 훨씬 많더라.(웃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여의도 정치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우리 당이 참패한 후 유권자, 특히 청년들을 만나 왜 우리 당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하나같이 ‘그냥 싫어서’였다. ‘돈 많은 사람을 대변하는 정당’, 이게 젊은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 당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당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 고민하며 공부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영국과 독일 정당들의 사례를 공부하고 제가 내린 결론은 ‘따뜻한 보수’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따뜻한 보수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우리 당 공약집과 당헌·당규에는 ‘기본소득’은 물론이거니와 장례·혼인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대책이 모두 실려 있다. 그런데도 유권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당이 그 공약을 실천에 옮기지 않을 거라는 불신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부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2위에 올랐다.

“다른 초선 의원이 출마했더라도 그 정도 지지율은 나왔을 거다. 4·7 재·보궐선거 기간 중 우리 당의 승세가 굳어졌을 때도 유권자들의 요구는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 분석만 봐도 변화가 우리 당 연관검색어 중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초선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중진 의원들의 기에 눌리지 않을까? 초선 당대표가 중진들과 잘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초선 의원이 당대표로 직행하는 건 너무 빠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 제가 하는 말이 있다. ‘저는 절대 그런 생각 안 합니다. 2014년부터 유럽에서는 30대 총리가 나왔습니다’라고 답한다.”

“당내 기득권 혁파(革罷)에 앞장서겠다”


▎지난해 7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나란히 손뼉을 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이나 유럽의 초선은 오랫동안 정당에 몸담았던, 다시 말해 초선 같지 않은 초선이다. 반면 우리는 외부 영입이 대부분이다.

“물론 유럽·미국의 초선 의원들은 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하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미국은 당을 이끄는 정치인이 청년 정치인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유럽의 30~40대 총리는 대부분 당의 유력 인사들이 세대교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당선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정당사(史)에서는 아무도 그러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청년 정치인을 밀어주는 문화가 우리에게 없다면, 그런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먼저 깃발을 들고 나서야 한다. 지금 몇몇 당권 주자들이 당대표가 될 자격으로 경륜을 자꾸 강조하는데, 경륜을 가진 선배 정치인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당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했나? 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나.

저는 당대표가 될 자신이 있다. 제가 가진 강점은 숫자에 기반을 둔 과학적 사고로 당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의 당권 주자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 결국은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에 우리 당이 발맞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 제가 진단하는 시대의 흐름은 변화다. 그 변화를 보여주면 당선 가능성은 당연히 커질 것이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 진단하나?

“지금 우리 당에 꼭 필요한 역량은 중진 의원이 가진 경륜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데이터를 읽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데이터 해독 능력)’다. 데이터 리터러시를 통해 제가 파악한 지금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살림살이, 이 두 가지다. 지금 2030 세대가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이 정부가 불공정하다고 느껴서다. 이런 불공정 때문에 2030 세대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이 세대가 암호화폐 투자에 몰두하는 이유는 월급만 받아서는 우리 사회 안에 정상적으로 편입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인충(蟲)’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코인충의 연관검색어가 뭔 줄 아는가? ‘한강’이다. 즉 자신의 모든 것을 암호화폐에 걸었다는 뜻이다. 저는 이런 시대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공정을 지키고, 내 삶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는 대선주자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도로 한국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투톱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정치 재개 의사를 내비치는가 하면, 한국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다시금 불붙으면서다. 특히 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는 차기 당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매듭지어야 할 숙제다. 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했지만 당내 찬성파와 반대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파는 유력 대선주자인 홍 의원의 가세로 국민의힘 대선주자 풀(pool)이 넓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파는 홍 의원이 복당하면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한 의견은?

“복당시켜야 한다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 복당시켜서는 안 된다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왜 반대하겠나. 우리 당은 선거 기간에 극렬 지지층의 표심만을 고려한 당대표의 돌발 언행으로 촉발된 리스크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리스크 관리다. 예를 들어 평상시 우리 당에서 사면론 얘기가 나올 때 지지율 1~2%가 떨어진다면, 선거 기간에는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자신의 소신이 그렇다 해도 말을 아끼고 분노도 삭일 줄 알아야 한다. 저는 홍 의원에게 ‘변화하십시오. 변화하면 언제든 복당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것을 두고 홍 의원의 일부 지지자들은 제가 홍 의원의 복당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더라.”

“윤석열 전 총장 측근과 막역한 사이”


▎4월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라이더노동자 정책배달데이’ 행사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라이더들의 정책 제안이 담긴 피자 박스를 전달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당대표가 되면 ‘도로 한국당’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수 있겠나?

“‘우리는 도로 한국당이 아닙니다’라고 백날 얘기해봐야 국민들이 믿어줄까?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 만약 우리 당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로 꼽히는 제가 모든 난관을 뚫고 당대표에 당선된다면, 도로 한국당이라는 말이 나올 수가 없다. 주류가 아닌 정치인이 당대표로 당선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그 누구에게도 정치적으로 덕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갚아야 할 부채도 없다. 계파 정치를 하지 않은 제가 아니면 누가 이러한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겠나.”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대화 채널이 있나?


▎지난해 2월 새로운보수당 인재 영입 행사에서 자리를 함께한 김웅 전 부장검사(가운데)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왼쪽)·하태경 공동대표.
“(윤 전 총장과) 대화 채널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솔직히 우리 당 인사 중 제가 가장 대화 채널을 만들기 쉽지 않겠나. 왜냐하면 윤 전 총장이 누구와 가장 대화를 많이 하는지를 잘 알고, 측근인 그분은 실제 저와 아주 막역한 사이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윤 전 총장과 대화 채널을 만들 이유가 없다. 친하다고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들어오겠나? 친분으로 영입이 이뤄진다면, 윤 전 총장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막역한 사이라고 하니 민주당에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겠나.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민주당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정당의 방향과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대의명분이 일치할 때 입당하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할까?

“그렇게 하는 것이 윤 전 총장에게 가장 유리한 길이라고 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처럼 정당 기반을 가진 입장이라면 대선까지 최대한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공조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게 전략적으로 가장 좋은 길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처럼 정당을 갖고 있지 않은 입장이라면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는 11월 이전에 입당하지 않으면 당선 가능성이 낮아짐은 물론이거니와 선택의 폭도 굉장히 좁아질 것이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신당을 만들어 안 대표와 단일화를 하는 시나리오를 말한다.

“정당을 만드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고, 이런저런 구설에 올라 대선주자로서의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 인적·물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다 윤 전 총장이 처음에 내세웠던 대의명분을 잃을 위험도 있다. 제가 봤을 때 윤 전 총장에게 가장 좋은 길은 우리 당 전당대회 후 곧바로 입당하는 것이다. 비주류인 김웅이 당대표가 되는 당이라면,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과거의 우리 당 모습은 잊고 입당해서 대권에 도전해볼 만하지 않겠나.”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위해서는 전직 대통령 구속 문제 등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당은 두 전직 대통령 구속 문제로 국민 앞에 여러 번 사과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그 당시 일에 유감이라고 하면 국민은 ‘도대체 저 당은 뭐 하는 건가’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이전에 사과는 거짓말이라고 볼 것이다. 구속에 대한 사과는 불가역(不可逆)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닦아준 것이다.”

안 대표와의 통합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지금 우리 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면 안 대표는 우리 당 기득권 세력의 불쏘시개로 이용될 수 있다. 안 대표 본인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사실상 합당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 보궐선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안 대표는 엄청난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본인 스스로 대선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언제쯤 양당이 통합할까?

“글쎄, 합당보다는 우리 당 대선후보가 결정된 후 단일화를 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 본다. 보궐선거 이전이었다면 안 대표가 우리 당으로 입당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이었다. 그랬다면 지금 우리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듭났을 것이다. 안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내가 만약 국민의당 참모라면 안 대표에게 (대선후보) 단일화 쪽으로 조언할 것 같다.”

얼마 전 민주당이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솔직히 국민 중 대부분은 민주당 지도부가 새로이 꾸려졌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까? 그 정도로 민주당은 전당대회 흥행에 철저히 실패했다. 민주당은 쇄신 기회를 놓쳤다. 어찌 됐든 우리 당은 정치를 시작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되는 초선 의원이 당대표로 출마한 상황이고, 거기에 적지 않은 당원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중진 의원들만 나서서 ‘그들만의 선거’로 끝냈다. ‘문자폭탄’ 문제 하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벌벌 떠는 사람들과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나. 적어도 당의 리더라면 당원들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우리 당원이지만, 난 끝까지 내 소신대로 나가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흥행 참패, 국민의힘은 다를 것”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화 채널은 언제든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대선주자 가뭄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대선주자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궐선거 초반에 지지율 7%에서 시작했다. 선거가 끝날 때는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우리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의 강점을 살리면 된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는 ‘세계 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군 제대 시 3000만원’을 약속했다. 나는 이런 정치인을 대통령감이라고 보지 않는다. 포퓰리즘을 잘 구사하는 것이 대통령의 덕목이라면 가장 대통령에 가까운 사람은 허경영씨 아닌가?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는 정치인보다 우리 당 대선주자들인 원 지사, 유 전 의원이 훨씬 정책적으로 능력이 뛰어나다고 본다. 사실 두 사람이 걸어온 삶을 보면 이만한 스토리도 없다. 노동운동 하다가 검사로, 또 정치인으로 변신한 원 지사 같은 정치인이 어디 있나?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정권 시절 배신자로 낙인찍혀 힘든 길을 걸었지만, 우리나라 최고 경제전문가 중 하나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런 장점들이 유권자들에게 부각될 것으로 본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길을 가고 싶나?

“어떤 족적이나 이정표를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늘만 산다는 각오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조그만 소망이 있다면 나중에 ‘국민의힘이 약속을 지키는 정당으로 바뀌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김웅이 당대표가 되면서부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욕심이 과한가?(웃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문재인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 그러니 국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그 불안감이 편 가르기로 분출되고 있다. 586세대의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 변화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변화는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당위(當爲)다. 저는 저 개인을 위해 공직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우리 당이 변화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당원이 나서서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에서 초선 의원의 당대표 도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원내 소수 정당을 제외하고는 중진 의원들이 당대표를 맡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김 의원은 인터뷰를 마치며 “전체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1명 가운데 56명이 초선 의원”이라며 초선 의원 상당수가 당대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박종근 비주얼에디터 jokepark@joongang.co.kr

202106호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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