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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이것’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 5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 3%대 기록… 이달 말 4% 예상
■ “물가 못 잡으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 겪는다” 우려도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차기 대통령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든 물가를 잡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어 이달 말 4%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는 전례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3.2%) 이후 5개월 연속 3%대가 이어지고 있다(11월 3.8%, 12월 3.7%, 1월 3.6%, 2월 3.7%).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수입량이 많은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3월 4일 기준 배럴당 108.84달러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말 90달러 선에서 20%가량 급등한 수치다. 그 외 액화천연가스(LNG)와 밀·쌀 등 곡물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제 원자재 가격 압력은 몇몇 신흥국 시장에서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이끌고 수입 물가를 통해서 인플레이션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한국·일본·인도 등과 같은 수입국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3월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사진 연합뉴스
‘슬로플레이션(저성장 속 고물가)’ 현실 되나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가능성 점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경기가 하강하고,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며 경상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며 “국내 물가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서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시장이 침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슬로플레이션이란 ‘저성장 속 고물가’를 뜻하며, 스태그플레이션보다 경기 하강이 크지 않을 때 쓰인다.

물가 상승은 국내 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실질소득이 감소한 저소득층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높아진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높여 다시 물가가 상승하는 식이다. 3·9 대선 이후 출범할 새로운 정부가 물가 상승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와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내 물가 상승률이) 3월 말 4%를 넘어 연간 4% 가까이도 나올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적으로 다시 치고 올라갈 것이냐, 아니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할 것이냐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다음 정부는 성장도 이뤄내면서 전체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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