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토포엠] 화분 나무 

 

문성해
천사보육원 벽에 그려진 나무에
누군가 작은 화분들을 잎새마냥 매달아 놓았다


▎비주얼실장 화분으로 만든 나무. / 사진:박종근
한가지 잎새를 매단 뭇 나무들에게 보란 듯
벽화나무는 화분마다
다른 종류의 꽃과 잎새를 피우고 있다

이 벽 너머에 사는
부모가 다른 아이들처럼,

벽화나무는 가지마다
다른 화분을 걸어놓고
햇빛과 바람과 비를 들게 한다
색색의 열매로 자라나게 한다

가끔식 벽화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수저소리가 들린다

※ 문성해 - 경북 문경 출생.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자라’(창작과비평, 2005)와 ‘아주 친근한 소용돌이’(랜덤하우스, 2007), ‘입술을 건너간 이름’(창비, 2012),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문학동네, 2016), ‘내가 모르는 한 사람’(문학수첩, 2020), 동시집 ‘오분만!’(상상, 2020) 등이 있다.

202205호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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