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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름값 걱정 줄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리터당 16.2㎞의 복합 연비…가득 주유 시 900㎞ 이상 주행
■ “‘차로 이탈 방지’ 등 선호도 높은 안전·편의 사양 기본 적용”


▎2022 그랜저 하이브리드 전면부는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주간 주행등이 일체형으로 어우러져 미래지향적 이미지가 느껴진다. 사진 최은석 기자
6세대 그랜저는 한국 시장에서 2017년부터 4년 연속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셀링카다. 지난해에도 8만9084대가 팔려나가며 한국 시장에서 승용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6세대 그랜저의 마지막 연식 변경 모델인 ‘2022 그랜저’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7세대 그랜저를 출시한다. 지난 7월 24일부터 이틀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충북 단양군까지 왕복 약 380㎞ 구간을 2022 그랜저 하이브리드로 운행했다. 시승 차량은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장형 블랙박스(빌트인 캠) 등을 적용한 5000만원대 풀 옵션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연비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기름값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서민들에겐 여전히 부담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17인치 타이어에 빌트인 캠을 적용하지 않은 모델을 기준으로 ℓ당 16.2㎞다. 보조 배터리 등을 활용하는 빌트인 캠을 적용할 경우, 전력 소모량이 증가해 공인 연비가 ℓ당 15.9㎞로 다소 감소한다.

빌트인 캠을 장착하고 18인치 휠을 적용한 시승 차량의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4.5㎞였다. 여럿이 운행하는 시승 차량인 탓에 해당 모델의 공인연비(14.9㎞/ℓ)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나쁘지 않은 수치다. 가득 찬 연료 게이지 아래에 숫자로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967㎞나 됐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주행 거리다.

우수한 가속력과 정숙성 돋보여


▎2022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후면부는 얇고 긴 리어램프를 통해 와이드하면서도 낮고 안정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사진 최은석 기자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잘 정돈된 차’다. 고속 주행에서의 탁월한 가속력은 물론 뛰어난 정숙성이 돋보였다. “뒷좌석에 차음유리를 확대 적용하고 차량 하부에는 흡읍재 등을 보강했다”는 현대차 측의 설명답게 기대 이상의 조용함이 만족감을 줬다. 실내 공간도 기대 이상으로 넓었다. 운전석은 물론 뒷좌석도 신장 180㎝ 이상의 성인 남성이 타기에 충분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다양한 편의 사양으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1시간 정도 운행하자 센터페시아 상단의 LCD 클러스터에 ‘허리 보호 기능이 작동된다’는 메시지가 떴다. 허리 부분 위주로 안마의자 기능이 작동하며 피로감을 덜어줬다.

운행 중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 공기 정화 기능을 작동한다’는 메시지가 센터페시아의 공조 컨트롤러에 표시되기도 했다. 미세먼지 센서를 통해 차량 내부의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자동 공기 정화 기능으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제천 방향) 충주시 인근에서는 구간 단속 등을 감안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했다. 버튼을 누른 시점의 속도인 시속 100㎞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스스로 가고서기를 반복했다. 제천JC까지 약 35㎞ 거리를 핸들만 잡고 운행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악조건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보였다. 단양군 석회석 광산 인근의 구불구불한 급경사의 오르막길을 부족함 없는 힘으로 치고 올라갔다. 내리막 구간에서의 쏠림 현상도 거의 없었다. 왕복 1차선 도로에서는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이 작동해 중앙선 침범 등을 막아줬다. 과속 방지턱 구간에서는 굳이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큰 충격 없이 잘 통과했다. 다만 다소 물컹한 느낌의 브레이크 페달은 아쉬웠다. 급정거 시 평소 운전할 때보다 오른쪽 다리에 힘을 더 줘야 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편의 사양 ‘눈길’


▎2022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연비 정보를 비롯해 에너지 흐름도, 에코 드라이빙 등의 하이브리드 전용 콘텐트를 보여주는 운전석 전면의 계기판이 센터페시아 상단의 12.3인치 LCD 클러스터와 일체형으로 어우러져 와이드한 실내 공간을 연출한다. 사진 최은석 기자
단양군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와 확인한 계기판의 평균 연비는 14.6㎞/ℓ로, 첫 출발 때보다 연비가 향상돼 있었다. 운행 내내 에어컨을 가동하고 일부 구간에서 급가속 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성적표다. 400㎞ 가까이 운행했음에도 남은 주행 가능 거리가 551㎞나 됐다.

2022 그랜저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차량 출발 알림,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의 지능형 안전 기술을 기본 적용했다. 급제동 경보 기능,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 후석 승객 알림 등의 안전 기술도 기본 사양이다. 내비게이션 기반 크루즈 컨트롤, 스마트 트렁크,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하이패스 시스템 등의 편의 사양도 기본적으로 갖췄다. 기존 그랜저 계약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도가 높은 안전·편의 사양을 확대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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