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의 가을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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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이 펼쳐진 빛의 이름을 구분할 수 없었다.비스듬한 나무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가허방을 짚는 손이짓물러 흐르는 일이란한쪽 끝과 다른 쪽 끝을 잇는 낭떠러지였기에비틀거리기에 충분하다.같은 방향으로 비치는 그늘에발이 걸려 넘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사위가 짙고꿈을 꾸던 낙엽들이 쌓이고아무런 소란도 일지 않는다.태연한 이들이 기분을 들고 서성인다.저마다의 표정으로 자신을 가로지르는 계절처럼그저 하던 일을 하기로 한다.
※ 이병국 - 1980년 인천 강화 출생. 인하대 대학원 박사 수료.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2017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등단. 시집으로 [이곳의 안녕],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등이 있음. 내일의 한국작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