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몰아치는 서소문 빌딩숲.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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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나하나가 다 사람이라니요 당신저 많은 사람들이 허공 가득 내려앉는 거래요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모두 다르고모두 다르지만 거기서 거기인 게 사람이잖아요제 갈 길을 가는 거 같지만 휩쓸려 다니고휩쓸리면서 제 갈 길 가는 게 사람이듯이요나부끼다가자동차 번호판에 달라붙어 주차장 자동기계가 번호를 못 읽게 만들기도 하고누가 훔쳐갔나 안장이 빠진 자전거 체인에 모여 앉기도 해요다리 하나를 잃고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위자 위에제본소 앞 멈춰진 지게차 포크 위에길이 미끄러워 돌아가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짬뽕 그릇 위에도 모여 앉았네요왕조의 기왓장에 앉고 싶다고 해도예배당 종탑이나 대웅전 뒷뜰을 원한다고 해도그저 골고루 나부끼네요고단하시겠어요골고루,는 참으로 고단한 일거기 앉아서 좀 쉬기로 해요 당신
※ 윤성학 - 1971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감성돔을 찾아서] 등이 당선돼 등단. 시집으로 [당랑권 전성시대](창비, 2006), [쌍칼이라 불러다오](문학동네, 2013)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