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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자치단체장 3인, 민선8기 1년을 말하다] 김태흠 지사가 말하는 ‘힘쎈 충남’ 실현의 길 

“‘극세척도(克世拓道)’ 정신으로 100년 내다보고 선도할 것”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취임 1년 만에 역대급 투자유치 이끌어내, “액수 더 커질 것”
서산공항, 내포신도시 활성화 등 숙원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김태흠 충남지사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극세척도(克世拓道)’라는 말처럼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 사진:충남도
"앞으로도 도정이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며 파워풀하게 움직이도록 이끌어 ‘힘쎈 충남’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

김태흠(60) 충남지사가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8기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힘줘 말했다. 지난해 7월 1일 김 지사는 취임 직후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강한 추진력’으로 도민들의 숙원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태흠호(號)가 지난 1년간 이룬 성과 가운데 가장 괄목할 부분은 투자유치다. 국내외 64개 사로부터 10조3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끌어냈다. 월간중앙은 7월 5일 김 지사를 만나 지난 1년간 도정을 운영한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힌다면.

“과거 우리 도의 밋밋하고 무색무취한 체질을 역동적이고, 파워풀하게 바꾸는 데 힘써왔다. 정부의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인 국비 9조원 시대를 열었고, 천안과 홍성에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 최대 규모인 약 200만 평 규모의 첨단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해냈다. 또 아산만 일대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조성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충남의 50년, 100년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충남은 삼성디스플레이와 4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 64개 기업으로부터 10조3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끌어냈다. 특히 삼성은 디스플레이 투자 외에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 52조원을 충남에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10월 독일서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 연다


▎지난 4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태흠 충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문성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대표, 이재용 회장, 윤석열 대통령, 김태흠 지사, 박경귀 아산시장. / 사진:연합뉴스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투자처로 주목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동안의 충남은 가게에 비유하면 ‘목 좋은 곳에 앉아서 오는 손님만 받는 장사’를 해왔다. 수도권 과밀화로 천안·아산·당진 등 북부 지역이 낙수효과를 누려왔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좋은 여건에 의존하는 장사로는 도약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역동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썼다. 지난 4월 미국 순방을 시작으로 5월 일본, 최근 중국까지 세 번의 순방으로 약 2억 달러(2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는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반도체·미래차 관련 기업 150개 사를 대상으로 투자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서산공항 건설은 지난 5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28년 개항 목표에 차질은 없는지.

“500억원 이하로 사업비를 조성해 예타 없이 추진하면 당초 계획대로 개항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기본설계비 10억원을 반영한 만큼,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 서산공항 사업은 기존 활주로 등 서산 군 비행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계류장과 터미널 정도만 새로 지으면 민항으로서는 곧바로 운영이 가능하다. 예타 대상 사업비를 현행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예타 제도가 만들어진 1999년 당시 500억원은 현재 1300억원 수준으로, 개정안은 지금 물가에 맞춰 현실화하자는 취지다. 여야 간 합의해 소관위까지 통과했으니, 조만간 개정될 것이라 기대한다.”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 활성화 방안은?

“공공기관과 기업 유치로 일자리를 늘리고, 정주 여건도 개선해야 한다. 우리 도는 혁신도시 후발주자로서 그동안 프로스포츠의 ‘드래프트제’를 적용해 임직원 500명 이상의 대형 공공기관 10여 개에 대한 우선 배정을 요구한 바 있다. 대통령과 독대해 이 부분에 동의를 얻었고,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지원 의지도 확인했기 때문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이 발표되면 충남의 장점인 수도권 접근성, 도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지역경제에 파급력이 큰 대형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 또 충남 관할이면서 본부는 대전에 둔 31개 공공기관에 서한문을 보내는 등 분리·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도로공사, 무역보험공사 등의 기관이 충남으로 이전하면 1500명 정도의 임직원이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구증가 측면에서 수도권 대형 공공기관 2~3개 이상 이전하는 효과다. 그리고 홍예공원 명품화 사업이나 충남스포츠센터, 충남미술관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핵심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되고 있고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종합병원이 개원한다.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임기 내 인구 5만 명을 달성하겠다.”

석탄화력발전소는 국내 발전량의 34.2%를 담당하는 핵심 에너지원이지만, 기후위기 등 탄소중립을 위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문제는 화력발전소가 다수 있는 충남은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는 등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충남에서 대체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지원책을 요구하는 이유다.

특별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남에는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9기가 밀집해 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절반을 줄인다는 계획 아래 ‘대책 없는 폐지’부터 추진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충남은 발전소 폐지로 인해 경제 손실액 27조원, 1만8000여 명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막대한 손해로, 원활한 산업전환과 고용 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석탄발전 폐지지역에 60조원 규모의 막대한 국가 재원을 투입했으며, 우리나라도 폐광지역 특별법을 통해 정선에 강원랜드를 짓고 대체산업을 육성하는 등 총 2조3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에 충남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최소 10조원 수준의 기금을 조성해 대체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자 한다. 현재 국회에 특별법 제정안이 제출된 상황으로, 이 법안에는 9개 시·도의 국회의원 35명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참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 축산단지 구축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에 이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농업의 구조와 시스템 변화를 첫 번째 성과로 꼽았다.

“우리 농업·농촌은 청년들이 떠나면서 소멸 위기까지 몰렸다. 기존 정책으로는 더는 농업을 발전시킬 수 없기에 농업을 미래 산업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통한 시스템 변화가 절실하다. 이를테면 ‘청년이 돌아오는’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소득이 보장돼야 하고, 농사 지을 땅과 살 집, 관련 교육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충남은 수도권 청년들에게 임대아파트를 제공하듯, 스마트팜을 지어 청년 농업인에게 임대하고 시설비도 지원하고자 한다. 서산 AB지구 100만 평에 임대형, 분양형 등 여러 형태의 스마트팜을 만들어 청년 농업인에게 우선 공급하겠다. 또 도축부터 육가공까지 모두 이뤄지는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 축산단지도 구축하겠다. 농업기술원과 시·군의 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사관학교를 통해 임기 내 5000명의 청년 농업인을 육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흩어진 농가를 집단화하고 도로·가스·주차장 등의 생활 인프라를 갖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어울려 사는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겠다.”

도정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 달라.

“도정 슬로건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처럼 과거 충남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중앙부처, 다른 시·도와의 샅바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적극적인 도지사가 되겠다. 어려움을 극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극세척도(克世拓道)’라는 말처럼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가겠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308호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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