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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스페셜 | 22대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4)]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 

“30년 행정 경험 풀어내 용산 발전에 헌신하고 싶어”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낙후된 지역 재개발 현실화시킬 도시계획 전문가 자신”
낙선 뒤 밑바닥 훑으며 정치가 되기 위한 단련 과정 거쳐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이 10월 10일 서울 용산구의회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가졌다.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이 다시 한번 원내 진입을 노린다. 용산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 합격 후 서울시 대변인과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9년에는 차관급인 서울시 행정1부시장에 선임돼 공무원으로서 최고 직위까지 올랐다. “승진할수록 행정입법의 한계를 느꼈다”는 그는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인재영입으로 용산에 출마했지만 당시 권영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890표가 뒤져 고배를 마셨다. 낙선 후 3년 동안은 “행정가에서 정치가로 변하기 위해 단련했다”고 회고한다. 실제로 지난해 치러진 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민주당계 소속으로 용산구청장을 4차례 역임한 성장현 전 구청장을 약 10%p 차이로 누르면서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행정가 출신답게 용산의 도시계획에 관심이 많다. 또한 용산에 거주하는 구민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회를 살리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10월 10일 서울 용산구의회에서 강 위원장을 만났다.

용산구는 민주당으로서는 험지로 평가된다.

“저는 행정가로서 서울시 행정1부시장까지 올랐다. 공무원이 위로 올라가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은 행정입법의 한계다. 그래서 입법 과정에 참여해 제가 30년 동안 축적한 행정 경험과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이 있던 터였다. 그때 민주당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용산에 전략공천을 해주겠다는 영입 제안이 들어왔다. 용산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자라왔고 또 중·고등학교를 나온 고향이다. 저를 자라게 해준 지역에 봉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또한 용산은 낙후된 지역이 많아 도시계획에 대한 행정 수요가 많다. 어느 지역보다도 제가 가진 능력을 적재적소에 발휘할 수 있는 지역임이 틀림없다.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당선돼 용산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용산은 도시계획에 대한 행정 수요 많은 지역”


▎강태웅(맨 왼쪽)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은 2020년 1월 민주당에 영입되면서 정치 입문을 했다. 사진은 2020년 1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
지역 기반을 다지기 위해 바쁘게 살아오신 것으로 안다.

“행정가에서 정치인이 되는 단련의 과정을 거쳤다. 용산지역 곳곳을 누비면서 지역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구민들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했다. 동시에 용산 지역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당 조직을 추스르고 또 조직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데도 시간을 들였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는 청년 정치인을 육성해 우리 당 용산구 의원의 평균 연령을 60세에서 49세로 낮추면서 세대교체에도 성공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정치 영역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낙선한 이후에 정치인의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현장이었다. 정치인은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고 얘기를 듣는다. 어떻게 보면 작은 지역 단위의 민원부터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민원까지 다양하다. 책상머리에서 진행되는 행정과는 결이 다르다. 밑바닥을 뛰는 정치인으로서 현장의 얘기를 듣고 행정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직접 체감하는 지역 민심은 어떤가?

“용산이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의 험지인 건 맞다. 그러나 용산에서 민심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갑자기 대통령실이 용산에 자리하면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만큼 구민들의 불편도 늘고 있다. 교통 체증이 심해진 것은 물론이고 매일같이 벌어지는 시위에 따른 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또한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국가공원의 개방이 지연되는 실정에 대해서도 많은 구민들께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민생경제가 악화하면서 용산구에서 터를 잡고 오랫동안 살고 계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분들은 저를 보면 장사가 안 된다고 다들 하소연하신다. 이태원 참사에서 보여준 정부의 나 몰라라 태도에 실망하신 구민들도 많다. 벌써 1주기가 다가오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태원의 경기가 조금씩 활성화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클럽이나 펍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다수 상권은 여전히 힘든 실정이다.”

행정가의 눈으로 봤을 때 용산의 시급한 현안과 해결법은 무엇인가?

“도시계획 문제다. 개선돼야 할 지역이 많다. 한강로동과 이촌동은 지금 재건축에 문제가 있고, 청파동과 후암동, 원효로도 일부 개발은 됐지만 여전히 환경이 열악하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마련하고 상업지역도 개발해야 하는데 이런 사안은 기본적으로 도시계획을 전제로 한다. 용적률과 공공기여, 사업성을 따지고 구민·구청·사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도출해 최선의 결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 와서 보니까 구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을 절감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현장의 얘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는 30년 행정 경험을 토대로 각종 도시계획 현안에서 올바른 해법을 제시할 자신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지역현안은, 남산 주변의 고도제한을 보다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에서 이 내용을 발표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일부 지역에만 호재가 되는 소식이고, 다른 지역은 고도 제한이 풀리지 않아 여전히 재산권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주민자치회 활성화, 주민참여예산 확대돼야”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은 서울시에서 30년 행정 경험을 쌓은 도시계획 전문가다.
지리적으로 공간이 단절된 용산의 약점은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가?

“용산국가공원이 개방되지 않고 있다 보니 동쪽과 서쪽이 막혀 있다. 또 하나, 강변북로가 있어서 한강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접근로를 개설해달라는 민원들이 많다. 원효동이나 이촌동 그리고 보광동을 보면 접근로가 일부 있지만 한강변에 사는 사람들은 매연이나 차량 소음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때문에 경부선과 경의중앙선 등의 지하화를 추진한다든지, 용산국가공원을 개방한다든지, 강변로의 일부 주거 지역은 복개를 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결국은 도시계획으로 함께 풀어내야 할 문제다.”

용산구민들을 위해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정책이 있는가?

“저는 제가 추진한 행정들이 현장에 적용돼 운영되는 걸 많이 보아왔다. 그 가운데 현재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복지 전달 체계의 혁신이다. 우리 사회엔 소외된 분들, 사회적 약자들이 많다. 이들에 대한 사각지대가 없도록 민·관이 협력해 복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행정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이를 위해선 주민자치회가 원활하게 가동돼야 하는데, 지금은 주민자치회가 명목상으로만 유지되는 형편이다. 인원수도 줄었고 참여의 폭도 제한됐다. 주민참여예산도 많이 삭감됐다. 주민참여예산은 지역의 실정을 잘 아는 구민들의 아이디어가 정책화되도록 하는 밑바탕이 되므로 제가 내년 총선에서 당선 된다면 꼭 확대하고자 한다. 용산에는 또한 주민 편의시설이 굉장히 부족하다. 이런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구민의 삶이 윤택해지고 구민 중심이 되는 용산이 되도록 힘쓰고 싶다.”

지난 총선 때 890표 차로 졌다. 냉정하게 패배 요인을 분석한다면?

“지난 총선 때 인재영입으로 용산구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없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 교회도 문을 닫았고 노인정 방문도 어려웠다. 하다못해 식당도 2명 이상이면 앉을 수도 없었다. 거기다 마스크를 쓰고 선거운동에 나서다 보니 선거 후에 저를 못 봤다는 유권자들도 많이 계셨다. 얼굴을 알리려고 잠깐 마스크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에서 첫 선거를 치렀다. 제가 도시행정 전문가라는 것을 유권자들께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반대로 권영세 당시 후보는 1년 전부터 용산에서 선거 준비를 했다.”

지난 총선 때 기억에 남는 유권자가 있다면?

“재개발 수요가 많은 우리 용산의 현안을 잘 풀어줄 것 같다는 분들이 있었다. 몇몇 유권자께서 ‘용산에 제일 필요한 사람이 온 것 같다’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제가 그간의 민주당 후보들과는 차별화된, 용산에 맞는 후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용산의 현안 잘 풀어낼 맞춤형 정치인 필요해”

이번에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리턴매치가 유력하다. 상대 후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다양한 경험을 한 경륜 있는 정치인이다. 4선 의원에 국정 경험까지 갖췄다. 하지만 몇 가지 약점이 있다. 용산 구민들께서는 권 의원을 두고 철새 정치인이라고 한다. 왜냐면 영등포에서 세 번 출마해 당선되고 두 번 낙선하니까 보수세가 강한 용산으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용산 구민들께서는 권 의원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우리 용산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하나는 윤석열 정권 심판의 상징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분은 윤석열 정부에서 중앙 정치를 했고 또 지금 ‘윤핵관’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앞선다면 권 의원도 심판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수도권 승리를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는 나라의 미래다.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정권은 승리하지 않겠나.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 수출 저하, 재정적자, 물가상승 등 여러 지표상에서 나오듯 윤석열 정권의 경제성적은 초라하다. 결국 민생을 책임지는 것이 중요한 성공의 지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특히 20·30세대한테 기회를 주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표는 작은 차이를 넘어서 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대표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우리가 결집된 힘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글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ahn.deokkwan@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202311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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