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 공인 민주당 정책통,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 만나야”국정 쇄신하겠다? “채 상병 특검법 수용으로 진정성 보여줬으면”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월 12일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정권 심판에 대한 염원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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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을 지역구 총선은 예상대로 조정식(60)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17대부터 내리 6선,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최다선 의원이 된다. 원내 1당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국회 관례상 조 의원은 같이 6선이 되는 추미애(65)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꼽힌다. 조 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소임이라도 마다치 않겠다”고 밝혔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22대 국회 성공을 위해서는 여야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조 의원이 국회의장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들린다. 4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당선인과 대화를 나눴다.
“용산 대통령실 향한 국민 분노 체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10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상황실에서 당선 의원의 이름 옆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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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을 축하합니다.“민주당과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시흥시민께 감사드립니다.”
‘국민이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국민이 승리한 선거, 국민이 주인임을 보여준 선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민주당은 당초 과반수인 ‘151석 플러스 알파’의 원내 1당을 목표로 했는데, 국민께서 더 큰 승리를 안겨주셨습니다. 정권 심판에 대한 염원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서울 태생인 조 의원은 자타 공인 민주당 정책통이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냈으며, 22대 총선 기간에는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민주당 압승에 기여했다.
어느 순간에 정권 심판에 대한 염원이 높다는 걸 느끼셨는지?“여러 순간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대파 값 875원 발언,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이종섭 호주대사 도피 임명, 용산 대통령실의 ‘회칼 테러’ 발언이 민심을 폭발시켰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국민 사이에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따끔하게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국회 관례상 원내 1당 최다선 의원이 의장이 됩니다. 제안이 오면 받아들일 의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총선에서 드러난 민심과 민의를 반영해 국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소임이라도 마다치 않겠습니다.”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 175석을 차지함에 따라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를 마주하는 대통령이 됐다. 아직 3년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벌써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정권은 남은 임기 어떻게 국정운영을 해야 할까요?“윤석열 정권 2년 동안 정치, 민생경제, 외교·안보, 남북관계, 국민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위기입니다. 이러한 위기는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불통, 편 가르기와 일방독주에서 비롯됐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은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은 이러한 헌법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내팽개치고, 다수당인 제1야당과의 협치를 부정해 왔습니다. 야당 대표를 탄압하며 아예 만남을 거부하고,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 일쑤였습니다. 거부권을 남발한 결과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거부권을 많이 행사한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회를 용산 권력의 통과 절차인 것처럼 취급한 겁니다. 이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용산 권력은 입법부인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다시 정상 국가로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당내 대표적인 친명계로 꼽히는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정치 역경을 함께 헤쳐왔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에 나섰을 당시 선거대책본부 공동위원장을 맡아 승리로 이끌었으며, 경기지사 인수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제20대 대선에 나섰을 때도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선 승리를 이뤄냈으며, 본선에서도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다음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총선 결과를 평가하면서 짤막하게 말씀하셨죠. 민주당은 ‘국정 쇄신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말로만이 아닌 조금 더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그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이 2가지 있습니다.”
“국정 쇄신 의지 존중하지만 더 진정성 보여야”
▎지난해 11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 의원은 22대 총선 기간 이 대표와 가장 가까이서 소통한 의원으로 꼽힌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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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 시금석이 뭔지 자세히 말씀해주신다면?“첫째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만남입니다. 둘째는 4월 5일 국회에 회부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처리 여부입니다.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은 대통령과 용산 권력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얼마만큼 존중하는지, 채 상병 특검법 처리는 정부가 이 사안을 얼마만큼 엄정하고 투명하게 밝혀낼 의지를 가졌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겁니다.”민주당은 연일 정부·여당을 향해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국회 소통관에서 “멀쩡한 사람을 항명죄로 기소하고, 정작 피의자는 호주대사로 피신시켜 공수처의 수사를 방해하려고 했다”며 “채 상병 특검법은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을 윤석열 정권이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5월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안건을 상정해 표결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거부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조국혁신당이 12석을 얻은 것은 국민의 뜻입니다. 앞으로 여러 정책과 입법 과제에서 두 정당이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가 있다면 협력해나갈 겁니다.”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해 ‘원내 제3당’에 오르게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에 조국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지냈기 때문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초선 당선인이 많이 배출됐습니다. 최다선 의원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민심을 들었을 겁니다. 주권자인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이번에 국회에 처음 입성하는 초선 의원들은 그러한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늘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이 하는 얘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속한 공약은 제대로 실천하는 의정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국민께 늘 겸손한 자세로 의정 활동을 한다면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시흥을에서만 6선입니다. 원동력은 무엇인가요?“정치를 하면서 늘 ‘초심’을 잃지 않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실천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정치의 목적은 오로지 국민이고 민생”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월 12일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무섭게 알고, 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섬기는 정치를 펴나가겠다”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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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요?“시흥시는 올해 60만 인구를 바라보는 경기 서남부의 중견 도시입니다. 그 성장에 걸맞게, 시흥시의 교통·의료·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총선 기간 시민들께 4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광역철도인 신안산선(2025년 개통), 월곶-판교선(2028년 개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조정식이 시작한 배곧신도시의 서울대병원(800병상)을 차질 없이 올해 착공시키고 2028년 개원하게 하겠습니다. 셋째,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이어 경기남부과학고를 유치하고 교육 단지를 조성해 교육도시 시흥을 완성하겠습니다. 넷째, 정왕역 역세권 개발과 정왕동 노후아파트 재개발(지구단위변경계획 완료)을 통해 ‘정왕동의 새시대’를 열겠습니다.”22대 국회는 과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통계청이 지난 3월 26일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4.7%로 나타났다. 6위인 검찰(44.5%)보다도 20%p가량 낮은 꼴찌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22대 국회가 국민께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입법과 예산을 다루는 곳이 국회 아닙니까? 국민께 도움이 되는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정치의 목적은 오로지 국민이고, 민생입니다. ‘시급한 민생경제를 되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정치’가 되도록 저부터 나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무섭게 알고, 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섬기는 정치를 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선거 기간 중 시민들께서 주신 말씀과 시민께 약속한 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