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질주에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계열분리 당시 현대차그룹은 6개 계열사에 매출액 36조원대, 당기순이익은 1조원이 갓 넘었다. 그러나 2003년 말 현재 26개 계열사에 매출액 56조6,000억원, 순이익 2조8,000억원을 내는 거대그룹으로 성장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당기순이익은 3조원을 훌쩍 뛰어 넘을 전망이다. 새천년 들어 정보기술(IT) 분야를 제외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단연 최고의 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핸들은 총수 정몽구 회장이 움켜쥐고 있다. 영문 이름의 이니셜을 따 ‘MK’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정몽구 회장은 개인적인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총수 가운데 한 명이다. 우선 재계 총수 가운데 정 회장만큼 말솜씨가 서툰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아버지 고 정주영 회장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MK의 리더십은 그다지 재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보철강 인수, 해외시장에서의 고속 성장 등 크고 작은 성과들이 쏟아지면서 ‘경영인 정몽구’는 국내외에서 연구대상으로 떠올랐다. MK 리더십의 비밀을 풀기 위해 그의 ‘실수’부터 들여다 보자.
지난 6월 18일 서울대에서 열린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 개관식은 정 회장의 어눌한 말투로 인해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회자의 간단한 행사 진행보고에 이어 정 회장의 축사가 시작됐다. “존경하는 이해범 산자부 장관을 비롯한….” 여느 축사에서처럼 정 회장은 참석자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자리를 빛내준 데 대한 인사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순간 장내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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