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리더십 어워드에 대해 디아지오 본사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그만큼 기대가 크죠.” 5월 13일 서울 역삼동 디아지오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종우(49) 대표는 “조니워커 블루라벨에 담긴 정신처럼 끊임없이 발전해 온 인물을 뽑아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블루 리더십(Blue Leadership) 어워드’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최고급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라벨과 포브스코리아가 함께 제정한 상이다. 조니워커 블루라벨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원액과 독특한 블렌딩을 자랑하는 위스키의 명품. ‘블루 리더십 어워드’는 경영·예술·스포츠 분야에서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 5명을 선정한다.
조니워커 블루라벨에 걸맞은 사회적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김 대표는 “조니워커 블루라벨의 가치는 라벨에 그려진 스트라이딩 맨(Striding Man·활보하는 남자)에서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킵 워킹(Keep Walking)으로 잘 알려진 ‘스트라이딩 맨’은 1908년 세계적인 만화가 톰 브라운에 의해 태어났다.
1909년 조니워커 블랙라벨과 레드라벨에 새겨지며 세상에 알려졌다. 여기엔 조니워커의 창시자 존 워커가 남긴 ‘성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다’라는 신념을 담고 있다. 블루 리더십 수상자에겐 상금 1000만 원과 함께 ‘조니워커 블루라벨 스트라이딩 맨 리미티드 에디션’이 부상으로 주어질 예정이다.
이 부상은 올해 스트라이딩 맨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한정품. 다섯 병으로 이뤄진 세트엔 지난 100년 동안 스트라이딩 맨의 변화 과정이 라벨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 세계 100세트만 출시돼 소장 가치도 높다. 김 대표는 “블루 리더십은 디아지오코리아가 주류 업계의 리더로서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디아지오는 위스키부터 보드카, 럼주, 테킬라, 와인, 기네스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전 세계 8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 1위 주류업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한국 위스키 시장의 괄목할 성장에 힘입어 전 세계 디아지오 법인 가운데 상위권에 드는 핵심 법인이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김 대표는 씨티은행, 한국존슨에서 일하다 필립모리스의 여러 해외 사업장을 거쳤다.
2006년부터 디아지오의 아시아·태평양 영업총괄 사장을 맡아오던 그는 2007년 3월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로 취임해 한국에 돌아왔다. 김 대표는 “담배 회사에선 제약이 많았지만 주류는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을 벌일 수 있어 재미있다”고 밝혔다. 그가 처음 부임했을 때 35% 남짓했던 시장점유율은 현재 45%로 껑충 뛰었다.
그는 “경쟁업체에 비해 8% 이상 앞서고 있다”며 “앞으로 5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이를 위해 주목하는 곳은 오프 트레이드(Off-trade) 시장이다. 오프 트레이드는 마트나 주류 전문점 등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유통 채널을 말한다. 반면 바, 클럽, 레스토랑 등 소비자들이 직접 마실 수 있는 유통 채널을 ‘온 트레이드’라고 부른다.
김 대표는 “국내 위스키 업계의 특징은 전체 매출 90%가 온 트레이드 시장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라며 “최근 집에서 가족 단위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오프 트레이드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뿐 아니라 보드카와 와인 등 다양한 주류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무료 바텐더 교육 전문 기관인 조니워커 스쿨을 운영하는 등 칵테일 쪽도 꾸준히 활성화시켜 왔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도 확대할 예정이다. 디아지오는 현재 스코틀랜드 몰트 위스키 제조 능력의 40%를 차지하며 총 27개의 증류소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위스키 판매는 양보다 질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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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워커도 블루라벨을 통한 명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에선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조니워커 블루라벨의 킹조지 5세를 선보였다. 지난해 국내 외국계 기업으론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대회인 ‘조니워커 블루라벨 오픈’도 개최했다. 캠페인에 있어서도 주류 업계가 가진 상식의 틀을 깨왔다.
건전 음주 문화 조성을 위해 ‘쿨 드링커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좋은 사례.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쿨 드라이버 캠페인’도 선보였다. 김 대표는 “폭탄주 문화로 대변되던 국내 주류 문화가 변해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음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는 ‘드링크아이큐(DRINKiQ)’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드링크아이큐는 일반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건전 음주 교육 프로그램. 알코올에 대한 기본 지식 향상 및 건전 음주의 필요성과 이해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가능한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라는 말은 낮(dia)이라는 라틴어와 세계(geo)라는 그리스어를 조합한 것.
‘언제 어디서나 축하하는 자리엔 디아지오’라는 의미로 쓰인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기업문화도 ‘매일 즐겁게 일하자’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우리가 한국 사회에서 얻은 것을 환원하고 싶다. 나아가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09 블루 리더십 어워드’에 거는 김 대표의 기대는 남다르다. 그는 “앞으로 매년 블루 리더십 어워드를 진행해 상의 권위를 높여가겠다”며 “디아지오코리아를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다국적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