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촌을 상징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에 성형외과만큼이나 많은 게 금융사다. 국내 은행과 증권사 지점이 하나씩은 다 있는듯하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증권사 지점이 있다. 색 바랜 베이지 색깔에 얼핏 봐도 오래돼 보이는 건물에 자리 잡은 KDB대우증권 WM CLASS 압구정점이다.
최근 강남에 소재한 PB센터들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는 압구정점만의 마케팅전략이 담겨 있다. 현재 이 지점이 있는 건물은 처음 문을 연 그 자리에서 30년 넘게 영업을 해왔다. 고객들도 20년 이상 거래해온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지금은 건물이 낙후돼 보이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새 건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사는 분들도 대부분 젊었죠. 지금은 세월이 흘러 건물이 낡은 것처럼 저희 고객들도 나이를 먹었습니다. 저희 압구정점은 그분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박경준 센터장의 설명이다. PB센터의 트렌드보다는 주요 고객층을 고려한 마케팅전략인 셈이다.
압구정점은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노령화된 고객층을 배려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별도 공간에 마련된 주식시세 전광판이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증권사 지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던 이 주식시세 전광판은 지점의 고급화를 위해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데 압구정 한복판에 있는 증권사 지점에 주식시세 전광판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박 센터장은 “저희 고객들이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시세를 보는데 익숙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