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남의 노력에 대해 쉽게 말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댁 같은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겠지만, 그 따위로 써놓으면 미치게 아프다고요. 아세요? 우린 노력한다고요.” 자신의 음식에 대해 악평을 쓴 음식평론가에게 셰프는 분노를 폭발시킨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이야기다. 노력하는 사람은 보답을 받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셰프에게 보답이란 별 것 없다. 고객이 자기 음식을 맛있게 먹고 만족해주는 것.
음식평론가와 다툼이 있던 날, 셰프는 고용주에게 해고되고, 차라리 이 악재를 기회로 그는 자유롭게 꿈을 펼치기로 마음먹는다. 푸드 트럭을 타고 이 도시 저 도시로 옮겨 다니게 된 그는 그 지역의 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날그날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를 입수해서 환상적인 쿠바 샌드위치를 탄생시킨다.
내용보다는 요리 장면이 주가 되는 영화이지만, 마음에 남는 대사도 있다. 셰프가 푸드 트럭에서 처음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던 날이었다. 일을 도와주던 아들이 샌드위치 빵을 조금 태웠는데, 이 정도면 대충 사람들에게 줘도 괜찮지 않겠냐고 묻자, 셰프가 정색하며 답한다. “내가 뭐든지 잘하는 건 아냐. 완벽하지 않아. 최고의 남편도 아니고. 하지만 이건 유일하게 잘 하는 거야. 나는 음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질 수 있고, 그러면서 나도 힘을 얻어. 이래도 저 탄 샌드위치 손님 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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