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레도(Toledo)는 유대인, 로마인, 무슬림의 손을 거치면서 약 1600년 동안
이베리아 반도의 정치적·문화적 중심지로 위세를 떨쳤다. 정처 없이 무작정 걸어도 수백 년 된
문화유산이 어디서나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역사의 보고다.
톨레도 여행은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타구스 강이 구시가지를 활처럼 둘러 싸고 있기 때문이다. 기차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알칸타라 다리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톨레도 안과 밖을 연결하던 두 다리 중 하나다. 먼 옛날 순례자들이 오고 갔을 이 다리는 이제 여행객을 위한 관문이 됐다.
알칸타라는 아랍어 ‘다리(al-qantara)’에서 유래했다. 알칸타라 다리(Puente de Alcántara)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다리 다리’라는 묘한 이름이 된다. 로마인들의 손에 지어졌지만 아랍어 이름이 붙은 알칸타라 다리는 여러 문명이 복잡하게 뒤섞인 톨레도 고유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톨레도의 주인은 끊임없이 바뀌었다. 유대인, 로마인, 서고트족, 무슬림이 잇따라 이 지역을 점령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전개했다. 그럼에도 톨레도는 항상 문화의 중심지였다. 로마제국 카펜티아주, 서고트 왕국, 무슬림이 세운 타이파 왕국의 수도였다. 1519년부터 약 100년간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였으니 최소한 1600여 년 동안 수도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 문화적·역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1986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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