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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아시아, 2015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50 중 한국기업 4개 선정 

아모레퍼시픽·BGF리테일 호텔신라·LG생활건강 

아시아 경제를 이끌어갈 차기 성장엔진 50곳이 발표됐다. 50개 기업 중 절반이 올해 새롭게 등장했다. 한국 역시 작년의 리스트에 오른 기업을 올해는 한 곳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순위가 요동쳤다. 포브스가 주목한 한국의 기업 4개를 들여다 봤다.

중국 기업이 절반이다. 상해와 선전의 주식 시장이 급락하고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와 함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지만 중국 기업 25곳이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50’(이하 FAB 5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9곳이 늘었다. 50개 기업 중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인 텐센트(1765억 달러)와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인 레노버(463억 달러)도 중국 기업이다. 이 두 기업은 작년에도 각각 부문별 1위에 올랐다. 중국에 이어 인도는 10개 기업을 배출했고 한국은 4개 기업이 선정됐다.

FAB 50 발표는 올해로 11번째다. 지난 리스트를 돌아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즈니스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2005년 FAB 50의 주인공은 일본 기업이 12개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올해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뿐이다. 호주 기업 역시 10개가 주목 받았지만 올해는 한 곳도 배출하지 못 했다. 이는 10년 전 5개 기업을 포함시켰던 홍콩도 마찬가지이다. 2005년에 이름을 올렸던 기업 중 올해 50개 기업 리스트에 든 기업은 레노버가 유일하다. 산업 역시 2005년에는 주로 중공업 기업들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IT, 제약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50’은 시가 총액 또는 연 매출이 30억 달러 이상인 상장 기업 1116개를 대상으로 선정했다(지난해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상장 1년을 채우지 못해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대상 기업들은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평가하며 부채비율이 과다하거나 국가소유 지분이 50% 이상인 경우, 상장된 모기업 지분이 50%이상인 경우를 걸러냈다. 이를 통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았다.

지난 11년간 FAB 50리스트 최다 선정 기업은 무려 9번 연속 이름을 올린 인도의 HDFC은행이다. 이어 인도의 타타자동차(8회), 중국의 레노보(8회)와 그리전자(8회)가 리스트 단골 기업이다. 한국은 5년 연속 뽑혔던 네이버가 올 해는 리스트에서 빠지며 기록이 깨졌다. 네이버 뿐 아니라 작년에 이름을 올렸던 나머지 5개 기업도 올해 FAB 50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올해 FAB 50 리스트의 전체 지형도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다. 50개 기업 중 무려 23개 기업이 새롭게 등장했다. 특별히 포브스는 아쉽게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지만 곧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 12곳도 공개했다. 이중 8곳이 중국 기업이고 한국 기업도 한 곳 포함됐다. 한샘이다. 한샘은 한국에 진출한 가구공룡 이케아에 맞서 토종 가구기업의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포브스는 올해 FAB 50을 통해서 중국 기업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토록 치열해진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로 큰 잠재력을 인정받은 한국 기업 네 곳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이다.

아모레퍼시픽 - 중국 등 글로벌 영향력 확대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 업계의 대표 기업이다. 올 5월에는 5,000원이던 주식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할 만큼 주가가 치솟았다. 실적과 기대감을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대접받은 이유는 아모레퍼시픽이 고도 성장기에 진입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한류인기, 중국 소비자들 기호를 공략한 제품 효능, 재료, 용기 등의 고급화 전략 덕분에 2014년 중국 매출은 전년대비 44% 성장한 4673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아직 2%가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 화장품 시장은 연간 9%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포브스가 아모레퍼시픽을 고성장 기업으로 주목한 이유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매출 비중을 지금의 20% 수준에서 50%까지 늘리고 중국 시장 점유율도 10%대까지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전략은 크게 유통 채널 확대와 브랜드 고급화, 신제품 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로드샵 브랜드 인 아리따움뿐만 아니라 온라인, 홈쇼핑과 면세점 등 다각화 된 유통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면세점 판매량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설화수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기에 가능하다.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브랜드이며 중국 등 한국 화장품을 찾는 해외 소비자들에도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이다. 설화수는 중국 유명인들이 즐겨 쓰는 화장품 브랜드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한국을 다녀간 중국인들이 최고의 선물로 꼽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고의 연구개발 역량을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따라 만든 ‘에어쿠션’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제품은 전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3초에 1개씩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아시안 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인삼, 콩, 녹차 등을 소재로 화장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 - 면세점, 비즈니스호텔 등 새 성장동력 마련


호텔신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호텔 브랜드로 최근 프리미엄 호텔 이미지를 활용해 성장동력을 추가해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달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됐다. 정확히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설립법인 HDC신라면세점을 통해서다. 합작법인에 대한 평가는 처음엔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면세점 선정 이후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호텔신라는 손쉽게 장소를 얻었고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가 면세점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관광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을 통한 면세점 매출 역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 원 대에서 작년 8조 원대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호텔신라는 국내 2위 면세점 사업자이다. 게다가 호텔신라가 이번에 추가한 시내 면세점은 공항이나 항만 면세점에 비해 영업이익률도 좋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비즈니스이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3년 신라스테이 동탄을 시작으로 역삼, 제주, 서대문에 연이어 문을 열었다. 교통의 요지에 입지 한데다 호텔신라 수준의 제품과 시설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져 인기가 높다. 지역별로 서비스를 차별화 한 점도 눈에 띈다. 가령 신라스테이 서대문은 가족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제주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금요일, 토요일에 무제한으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 운영을 위해 새로 건물을 짓지 않고 기존의 건물을 활용하고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포브스는 전망이 밝은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한 점과 효율성 높은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 유부혁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9호 (201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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