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숭배자를 거느리는 인기 CEO 자리를
물려받았고, 그가 세운 전기자동차 회사는 애플의 뒤를 이어 ‘창의성’ 왕좌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테슬라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 생산공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자동 생산시설이었다. 새빨갛게 칠해진 8피트 높이의 생산장비는 영화 에 나올 법한 로봇처럼 생겼다. 이들이 둘러싼 한가운데에는 ‘모델 S’ 세단이 놓여 있었다. 작업을 마친 자동차는 실리콘밸리보다 소박한 도시 캘리포니아 동부 프리몬트(Fremont) 공장으로 운송된다. 자세히 보니 ‘모델 S’ 1대에 최대 여덟 대에 달하는 로봇이 달라붙어 동시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로봇은 완벽히 조율된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용접과 접합, 자재 이동, 금속 벤딩, 부품 설치 등, 로봇 한 대가 최대 5대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와 그의 뒤를 이은 자동차 전문가라면 분명 테슬라 생산라인이 비효율적으로 설계됐다고 비판했을 것이다. 이전만 하더라도 로봇 한 대당 배정된 작업은 오직 하나였고, 작업이 끝난 자동차를 다음 단계 로봇에 옮기는 방식이 널리 사용됐기 때문이다.
무려 30억 달러 짜리 비판이었다. 8월 초 테슬라가 당해 연도 매출 전망을 10% 낮춰 5만 대로 발표하자 주가는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그만큼 감소했다. 매출 전망을 낮춘 이유는 모델 S와 신규 출시된 크로스오버 SUV ‘모델 X’ 둘 다 생산하도록 생산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작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모델 X는 조립과 생산이 특히 힘든 차량이다.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힘든 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가 더 힘든지 잘 모를 정도”라고 테슬라 창업자이자 미래지향적인 CEO 일론 머스크가 말했다. 그는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SpaceX) 창업자이자 CEO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산 지연이나 시가총액 증발(12개월간 15억 달러)에도 머스크는 주춤하지 않았다. 오로지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만 집중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9만 달러로 책정된 모델 X는 어떤 기준에서 봐도 찬사를 얻을 만한 자동차의 모습을 선보였다. 100%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로, 미 전역에 설치된 무료 태양광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다. 한 번 충전한 자동차는 무려 일주일을 재충전 없이 달린다. 최고의 가속성능을 가진 모델 X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이기도 하다. 충돌기계를 이용한 안전성 실험에서 충돌기계가 부서졌을 정도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송되고, 무선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되고 정비 알람 기능까지 있어서 고장이 나기 전 차량 상태를 미리 알 수 있다. 미적인 측면도 놓치지 않아서 디자인이 아름답다. 문 손잡이는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준비 상태가 되어 잡기 편하게 튀어나오고 사람이 타면 공기역학 개선을 위해 다시 차 표면에 납작 붙는다. 너무 찬양 일색이라 믿기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를 믿으면 된다. 지난 2년간 컨슈머리포트는 전체 부문에서 모델 X를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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