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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균 카길애그리퓨리나 대표 

“평택공장은 한국축산 미래 위한 선택” 

글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글로벌 곡물유통가공 기업 카길이 경기도 평택에 동물사료공장을 지었다. 이보균 카길애그리퓨리나 대표를 만나 카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료공장을 한국에 짓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경기도 평택의 신축사료공장에서 포즈를 취한 이보균 대표. 평택공장 설립을 계기로 현재 9% 정도인 카길의 한국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12%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세계 최대 동물사료기업 카길이 자사가 보유한 전 세계 동물사료공장 중 가장 큰 공장을 경기도 평택에 설립했다. 전 세계 125개국에 진출해 있는 카길의 연간 매출은 137조원에 이르며, 40여 개국에서 연간 1500만 톤의 동물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평택에 자사 최대 공장을 세운 것도 한국 사료시장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동물사료시장 규모는 1980년대 1000만 톤에서 2013년에는 1800만 톤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육류 소비량이 매년 증가됨에 따라 2020년에는 2400만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평택공장 준공을 계기로 연간 9조 원대인 한국 동물사료시장에서는 세계 1위 기업인 카길과 국내기업들 간의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동물 사료시장은 농협, 하림, 카길애그리퓨리나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CJ·두산·동원·사조 등 대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농협이 35%의 점유율로 가장 높고, 하림과 카길애그리퓨리나가 각각 15%, 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이보균 카길애그리퓨리나 대표는 “한국축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비전을 위해 평택공장 투자를 결정했다”며 “지금 한국축산업은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으로 도약하는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평택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길에서는 한국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인들의 육류 소비량은 1인당 연간 45kg 수준인데요. 이는 아시아에서도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합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앞으로 60kg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에 80kg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이번 평택공장은 동물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안전하게 공급하고자 하는 한국축산농가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추진됐습니다.”

2012년 착공해 3년간 1150억원이 투입된 평택공장은 52,610㎡(약 1만6000평) 규모로 연간 87만 톤의 사료 생산이 가능하다. 이번 평택공장 준공으로 카길은 기존 군산, 정읍, 김해공장을 포함해 연간 최대 165만 톤의 사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 사료 생산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대표는 “지난 3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간 평택공장에서는 양돈, 양계, 축우, 반려동물용 사료를 모두 생산한다”며 “특히 뉴트리나(Nutrena) 브랜드로 선보이는 반려동물용 사료는 평택공장 내 별도 공정으로 생산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길의 전체 사료 생산량은 약 145만 톤 정도에요. 이번 평택공장을 지으면서 기존 노후화된 송탄, 천안공장을 폐쇄했습니다. 따라서 순수하게 증가한 생산량은 약 20만 톤 수준입니다. 전체적으론 약 165만 톤 정도 생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첨단 시설 갖춘 스마트한 공장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는 평택공장은 국내 최초로 곡물 자동입고 컨베이어를 설치해 원료공급부터 사료생산까지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평택항과 인접해 있는 입지적 여건을 활용해 원료곡물이 하역과정을 거치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바로 입고되는 시스템을 갖춘 것. 또 축종별로 분리된 공정을 7개의 컨트롤타워를 통해 제어함으로써 품질관리를 강화했으며, 저장 및 출고 과정을 자동화해 안전사고를 예방한 것도 특징이다.

“평택공장은 실시간 원료분석을 통해 이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동물사료는 매우 과학적인 제품입니다. 40~50가지 원료를 이용해 각축종별로 영양소를 최적화시켜 만들죠. 영양소 요구량도 동물마다 다르고 어느 정도 성장한 동물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죠. 위생적인 부분도 당연히 중요한데요. 카길의 모든 공장이 HACCP 인증을 받았습니다.”

1956년 한국에 진출한 카길은 1969년 첫 사료공장을 설립한 이래 국내 축산업 발전과 함께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600여 명의 임직원들이 동물사료를 비롯해 식품산업에 필요한 원료와 육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60개 동물사료업체들 중 유일한 외국계 기업인 카길애그리퓨리나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471억원이다.

이 대표는 “카길은 그간 국내 축산농가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화에 주력해왔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는데, 2013년 개원한 평창기술연구소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평창기술 연구소는 카길의 혁신기술을 국내에 보급하고 한국축산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탄생한 동물영양기술의 요람이에요. 서울대와의 성공적인 산학협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카길은 기술을 나누고, 공유하고, 운영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축산업이 발전하는 궤도에 맞춰 카길도 산업 발전에 일조하며 함께 성장해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1997년 애그리브랜드퓨리나 코리아(카길애그리퓨리나의 전신)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온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동물자원과학을 전공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영양학 석사와 미국 미네소타대학원 영양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헬싱키경제경영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카길 중국 CMI 사장,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애그리브랜드퓨리나 중국 청두 사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카길 한국대표로 활동해 오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 출신 경영인답게 이 대표는 언제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회사는 고객과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원활해요. 중국에서 돌아와 처음 한 일이 집무실 의자를 대여섯 명이 앉을 수 있도록 바꾼 것인데요. 어떤 이슈에 대해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한 번에 소통하면 바로 결정이 가능하죠. 한국축산업의 태동기부터 축산농가들과 동고동락해온 카길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인 동물사료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동물의 건강을 통해 인류를 풍요롭게 한다’는 카길의 비전에 걸맞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 글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12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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