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소식이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1949년 이래로 가장 미약한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2009년 중반 대침체가 끝난 이후, 미국의 평균 GDP 성장률은 2.1%에 그쳤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고작 1.2%에 불과했다. 이를 과거 경제확장기의 연간 GDP성장률과 비교해보자. 마치 튀어오르는 공의 움직임처럼,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 때마다 공이 튀어오르는 높이는 갈수록 낮아진다. 왜일까? 정치도, 세금 문제도, 글로벌 리스크도 아니다. 다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전세계 기타 지역 경제가 미국을 따라잡았다. 1949년 그때 세계 2차 대전이 남긴 폐허의 와중에서, 미국은 멀쩡하게 살아남은 유일한 주요 경제국이었다. 1970년대로 접어들자 서독과 일본이 미국에 대항하는 경제대국으로 우뚝 올라섰다. 1970년대에는 또한 중국경제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1979년 덩샤오핑이 서구의 자본주의와 민족주의적 권위주의를 결합한 싱가포르와 유사한 발전모델을 실행에 옮긴 이후 2011년까지 중국경제는 평균 10%에 이르는 연간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둘째, 1971년 금본위제가 폐지되었다. 그 결과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과다한 평가절상과 평가절하를 넘나드는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즉 미국 달러화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이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필요 이상의 권력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안정한 달러화와 결정권을 손에 쥔 연준위(Fed)라는 조합은 장기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통화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할 이유가 있는가? 그보다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통화거래처럼 자금회수기간이 더 짧은 데 투자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작금의 미국경제는 주가가 높고 상장기업의 재무실적이 탄탄함에도 인프라와 같은 부문에 투자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기이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