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의 무대에 올라섰다. 그가 발표자로 참여한 것은 2009년 이 행사를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월4일 미국 CES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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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선 건 그만큼 정보기술(IT)업계의 축제인 CES가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CES 행사에 역대 최대 규모(510㎡·약 170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 뿐 아니라 커넥티드카, 웨어러블 로봇까지 선보였다.정 부회장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삶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의 방향성을 ‘친환경(Clean Mobility)’과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성(Connected Mobility)’의 3가지로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기술 융합과 초연결성으로 구현될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현대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정 부회장은 우선 “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5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종, 전기차 4종, 수소전기차 1종 등 모두 14종류 이상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어떤 친환경차라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2020까지 14종류 이상의 친환경차 출시이날 행사에서 본인이 직접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한 정 부회장은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소한의 센서를 탑재하고도 여러 돌발 상황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의 양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현대차는 1월3일 국내외 기자를 대상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로 달리는 시승 행사를 열었고, 세계 처음으로 야간 주행에 성공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시승을 위해 자율주행 면허를 별도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발표 뒤 시승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잡지도 읽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다른 일을 볼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연결성은 미래 초연결 사회에서 허브 역할을 맡을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자동차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미래차)’의 비전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글로벌 통신장비회사 시스코의 제임스 피터스 부사장이 자율주행과 교통 안내 시스템, 원격 차량 진단 서비스 등 현대차와의 협업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