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물이 있으면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을 결정해서 신속히 거래를
진행하는 스타트업 오픈도어. 매도인은 적정 매매대금을 빠르면 3일 안에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사업모델은 미 남동부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며 전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15년 여름, 제너럴 모터스에서 시스템 관리자로 근무하는 란짓 보수(Ranjit·46)는 피닉스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전근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아내 나타샤(Natasha·41)와 함께 33만5000달러에 집을 내놨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록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집을 보려는 사람들이 몇 명 오긴 했지만, 다들 사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돌아갔다. 보수 부부는 가격을 32만 달러까지 낮추었다. “우리 집을 맡은 부동산 중개인은 ‘팔립니다, 팔려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런데 9월이 와 버렸고 우리는 시기를 놓쳤다”고 나타샤는 말했다. 그때까지 집을 팔지 못해서 남편은 전근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1년 후 부부는 다시 한 번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오픈도어(Opendoor)에 먼저 연락을 했다. 비공개 가격결정 알고리즘을 이용해 매물을 사들이는 스타트업이다. 보수 부부는 오픈도어의 온라인 양식에 정보를 기재했다. 그러자 수 일이 지나지 않아서 침실 5개짜리 집에는 33만4000달러의 가격이 책정됐다. “처음에는 오픈도어가 집 가격을 무조건 낮게 부를 거라고 생각했다”고 나타샤가 말했다. “그런데 견적서를 보고 기분 좋은 반전을 느꼈다.” 부부는 오픈도어와 8월 계약을 체결했고, 가족 전체가 아파트로 이사한 후 회사 전근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11월 오스틴에 새로운 집을 장만했다.
오픈도어는 최고가를 받는 것보다 매도 불확실성을 줄이는 걸 선호하는 잠재 이용자가 수십만 명은 될 거라고 장담한다. 회사는 서비스 수수료 6%를 부과해서 수입을 얻는다. 일반 부동산 중개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위험 수준에 따라 계약별로 다른 추가 수수료가 부과되어 총 수수료는 평균 8%가 된다. 주택을 매입한 다음에는 부동산 전문가가 집을 조사해서 필요한 부분을 수리하고 가격을 조금 높여 매도한다. 매수인은 자신의 이사날짜나 다른 계획에 맞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 매수 희망자는 오픈도어 웹사이트에서 매물 부동산의 출입 비밀번호를 얻어서 집을 둘러보고 자신의 일정에 맞춰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집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매입 후 30일까지 환불이 가능하며, 전기장치나 주요 가전에 대해서는 2년까지 품질을 보증한다. “이사할 때 귀찮고 어려운 점에 대해 너무 잘 안다”고 오픈도어 공동창업주이자 CEO인 에릭 우(Eric Wu·34)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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