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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 조원경의 ‘미래 산업의 소울메이트(SOULMATE)’(5) 마케팅(Marketing) 

인간적 감성 없는 디지털 마케팅은 무의미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아마존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선택(Earth’s Biggest Selection)’을 마케팅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아마존은 서적에서 시작해 수많은 제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에게는 무언가를 파는 것이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그것을 왜 요구하는지이다.

▎왜 많은 기업이 아마존의 문어발식 경영을 두려워할까? 어쩌면 아마존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사진은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선택(Earth’s Biggest Selection)’. 아마존이 내건 마케팅의 슬로건이다. 그래서인지 지구상의 많은 사람이 아마존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적을 주문하고 있다. 나아가 아마존은 서적에서 시작해 수많은 제품을 팔고 있다. 신선식품과 음식 배달 서비스를 보며 많은 사람이 아마존이 너무 많은 것을 팔려고 한다고 얘기한다. 아마존에게는 무언가를 파는 것이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그것을 왜 요구하는지이다. 왜 많은 기업이 아마존의 문어발식 경영을 두려워할까? 어쩌면 아마존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아마존의 마케팅 전략을 먼저 다각도로 살펴보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려는 O2O 전략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 7개의 마이크를 가진 음성인식 블루투스 스피커다.
가상의 세계에서는 방대한 고객의 주문 데이터가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아마존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만약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욕구를 알아서 제공해 준다면 감동은 배가 될 것이다. 아마존에는 재구매가 빈번한 일상의 소비재를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좀 더 쉽게 허물려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전략이 보인다. 그게 ‘대시(Dash)’ 버튼이다. 대시는 바 형태의 가정용 하드웨어다. 버튼만 누르면 기기에 할당된 제품이 자동으로 결제되고 배송되게 하는 간편한 장치다. 중요한 것은 아마존이 대시 버튼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다. 주문하는 것을 잊었는데도 구매 패턴 분석을 통해 문 앞에 세제가 내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도 상상해 보자. 그 날 당신은 분명히 아마존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아마존 에코를 생각해 보자. 에코는 7개의 마이크를 가진 음성인식 블루투스 스피커로, 알렉사라는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생활비서 업무를 수행한다. 에코는 소비자 스마트홈의 허브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집 안에 있는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알렉사를 통해 통제하면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후 아마존은 고객이 인식하기도 전에, 요구하기도 전에 고객이 원할 것 같은 제품을 제안하고 배달한다. 그러면 ‘와우’하고 감탄사를 연발할 것이다. 게다가 아마존은 물류와 배송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는 즉각적으로 ‘지금 당장’ 만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내 키바(KIVA) 로봇을 넣어 효율을 올리고 있다. 이 로봇은 창고에서 고객에 배송할 상품을 직접 골라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충돌을 방지하고 여러 대의 카메라로 제품의 종류를 인식하고 이동시 위치를 파악한다. 키바 로봇이 작업하는 공간 바닥에는 바코드가 깔려 있어 하단 카메라가 바코드를 스캔하며 이동하므로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 분류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의 향상과 비용 절감, 배송 시간 단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마존은 2014년 예측 배송에 대한 특허를 냈고 이를 대시 버튼이나 에코에서 축적한 고객의 구매 패턴을 기반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송 시간 단축으로 아마존은 끊임없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이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배송 장소와 관련한 노력은 또 어떤가? 아마존 로커 서비스는 낮 동안 집이 비어 있는 등 물건을 받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보관함 서비스다. 하긴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 북스, 아마존 프레시 픽업, 아마존 고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찾을 수도 있다. 아마존 북스는 해당 지역에 인기 있는 책을 모아 놓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다른 사람의 후기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마존이 가장 잘했던 연결성의 가치를 오프라인에서도 구현한 것이다.

킨들로 책을 읽으면 밑줄을 긋거나 메모한 내용도 모두 기록돼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이 주로 어떤 부분에 감명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이들의 메모도 살펴볼 수 있다. 아마존 고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운영되는데 계산대도, 계산을 기다리는 줄도 없다. 앱을 깔고 물건을 집어 들면 가상의 카트 안에 물건이 채워지는 걸 확인할 수 있고 집어든 상태로 매장을 떠나면 나중에 e메일을 통해 청구서를 받는다. 아마존 고는 장소와 관련해 연결성의 구현과 고객의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디지털과 인간의 결합을 이끌어내야


▎아마존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말하는 스피커 ‘에코(Echo)’ 신제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아마존의 ‘에코쇼(Echo Show)’.
아마존에게 경쟁사의 움직임이나 사업 영역은 중요하지 않다. 변하지 않는 유일한 나침반은 바로 고객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선택이란 슬로건에 맞게 ‘고객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가치’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보내준다. 우리도 모르는 욕구를 찾고 만족시키려는 기업에 우리는 감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의 가상세계에서 총체적 고객 경험의 만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 아마존의 고객감동의 예를 들어 보자. 아마존 홈페이지(Amazon.com)에서 당신이 몇 가지 책과 CD를 주문했다고 하자. 아마존이 전자우편으로 재차 확인한 도착시간이 지났건만, 물건은 감감 무소식이다. 애가 탄 당신은 황급히 주문한 물건이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았다는 전자우편을 아마존 측에 다시 보낸다. 아마존은 국제우편의 경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컴퓨터로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 다음날로 전 세계 네트워크망을 보유한 페덱스를 통해 주문한 물건을 다시 보내준다. 당신의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했음은 물론 한 푼의 추가 요금도 받지 않고, 다음과 같은 전자우편을 함께 보냈다. ‘만약 첫 번째 발송한 물건이 도착했다면 아마존의 너그러운 선물이라 생각하고 그냥 받아주십시오. 혹시 그 책이 필요 없다면, 주변에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해주십시오.’

현재 마케팅 분야에서는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소셜미디어, 새로운 디지털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분야를 아우르는 디지털 혁명이 그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와 연결성이다. 사람들은 이제 디지털로 연결된 세상에서 자신의 일상과 관심, 계획을 공유하고, 소비자로서는 기업·제품·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정보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수록 더 많은 희소성을 갖게 되고, 더 가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면 당신은 이에 동의할까? 고객 관리나 마케팅 등에서의 디지털화로 높은 효율성, 정확성과 스피드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화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인간만이 전달할 수 있는 감성적인 부분을 간과해버린다면, 절대로 더 나은 고객 관계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단순히 디지털적인 요소를 이용한 차별화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고객 관계 및 고객 중심 마케팅 전문가 스티븐 판 벨레험(Steven Van Belleghem)은 『디지털과 인간』이란 책에서 현재와 미래의 디지털 풍경을 분석한다. 미래의 고객 관계에 영향을 미칠 5가지 기술로 모바일 혁명, 만물 인터넷, 로봇, 3D 프린터와 인공지능을 제시한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고객 관계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탄탄한 디지털적 기반인 빠른 속도와 투명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디지털 생태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균형 등을 바탕으로 한 고객 우선주의, 자동화와 효과적인 데이터 처리가 포함된다. 기술이 기업과의 관계를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이 고객 관계에 이와 같은 접근법을 택한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디지털 고객 관계는 모든 기업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특성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 것인가. 고객 관계는 디지털 전환에서 나아가 인간적인 전환으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 디지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디지털 요소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개인화(맞춤형), 예상한 대로의 결과를 안겨 주지만, 인간적인 요소는 인간적인 접촉, 개인적인 접촉, 예상 못한 놀라움에서 발생한다. 적절한 시점에서 고객 관계에 감정을 더할 수 있는 인간적인 접촉이 이루어지고,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부분에 활용해 디지털과 인간의 결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이란 책을 보자. 저자는 전작 『마켓 3.0』에서 제품 위주의 마케팅(마켓 1.0)이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마켓 2.0)을 거쳐 인간 중심의 마케팅(마켓 3.0)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책이 출간된 이후에도 기술은 계속 커다란 발전을 이뤘다. 제품과 서비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갈수록 개인의 필요에 맞춰지고, 더 개인적인 성격을 띠게 됐다.

마켓 4.0은 수평적·포용적·사회적 시대


▎아마존 제공.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는 새로운 마케팅 접근법과 경영 전략이 요구된다. 그동안 세상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확산되면서 더욱 광범위한 디지털 혁명을 거쳐왔다. 사람들은 이제 디지털로 연결된 세상에서 자신의 일상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한편 기업과 제품,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정보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자연히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도 급변하는 디지털 혁명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런 배경에서 코틀러는 새로운 변화에 따른 기업의 경영 전략과 마케팅 접근법을 정리했다. 기업과 고객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을 통합한 마케팅 전략인 마켓 4.0의 시대에 적합한 것이다. 마켓 4.0의 시대는 수직적·배타적·개별적 시대가 아니라 수평적·포용적·사회적 시대이다. 마켓 4.0의 시대에서는 브랜드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마존에 대한 감동으로 아마존 브랜드를 사랑하듯이 말이다. 마케터는 브랜드 옹호자가 될 확률이 높은 젊은이·여성·네티즌을 공략해야 한다. 그리고 마케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 고객의 관심을 끌고 궁극적으로 구매를 하게 만들어야 된다. 어쩌면 이 대목에서 우리는 아마존의 전략을 다시 상기할 수 있다. 아마존의 사업 확장은 중구난방처럼 보이지만 아마존의 모든 서비스를 플랫폼처럼 엮어 고객의 일상에 정착시키려고 하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부스 하나 만들지 않고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로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 앱에 해당하는 스킬을 통해 알렉사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데, 스킬의 개수가 1만 개를 넘어섰다. 제3의 개발자가 알아서 알렉사 플랫폼으로 모여드는 생태계가 구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이런 모든 움직임을 ‘온디맨드’ 경제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이제 모든 것은 공급 중심이 아니라 수요가 좌우하는 시스템이다. 일방적으로 기업이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요청하면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O2O)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온디맨드는 고객을 중심으로 개인화·실시간화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즉시 대응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점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아마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 방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가져다주는 것이 핵심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다.

고객 빅데이터 축적이 중요하다


▎아마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 방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가져다주는 것이다. 사진은 아마존의 우주캡슐.
알렉사 같은 인공지능이 마케팅에 적용돼 새로운 스마트 마케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요리와 인공지능이 만나면 인공지능 요리사가 된다. 유니레버의 크노르(Knorr) 식품 브랜드는 ‘오늘 저녁은 뭐 먹지?’ 캠페인을 진행한다. 주부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가진 식재료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요리사가 재료에 적합한 요리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케터는 개별 고객의 욕구를 잘 파악하고 인공지능을 적용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노스페이스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활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전자상거래 방식을 적용했다. 물건을 사기 위해 구매 페이지를 방문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의 용도를 왓슨에게 말하면 된다. 왓슨은 고객이 말한 용도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서 추천해 준다. 노스페이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새로운 방식의 지능형 구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에서는 고객 빅데이터 축적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이 O2O 서비스를 사용할 때 생성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예측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인공지능을 통한 선제적 맞춤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기업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신제품 개발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독일 가전 업체 밀레는 왓슨 인공지능을 연결한 스마트 전자레인지를 공개했다. 밀레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요리사 왓슨’이란 이름의 스마트앱으로 소비자의 음식 취향을 파악해서 새로운 레시피를 추천한다. 장난감 회사인 엘리멘털패스는 왓슨을 연결해서 ‘코그니토이(CogniToy)’란 장난감을 출시했다. 코그니토이는 왓슨의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해 아이와의 대화 내용을 분석하고 적절한 대화를 이끌어 간다. 코그니토이는 장난감인 동시에 교육 도구 역할까지 수행한다.

아날로그적 향수와 인간적인 접근

다시 아마존으로 이야기를 옮겨 보자. 아마존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말하는 스피커 ‘에코(Echo)’ 신제품을 개발했다. 아마존의 자체 인공지능인 알렉사를 스피커에 연결하니 고객과 스피커 사이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고객은 에코 스피커에 연결된 알렉사에게 실시간 교통정보와 날씨를 물어볼 수 있다. 또한 음성 기반으로 상품 관련 정보와 구매 주문까지 할 수 있다. 알렉사는 세탁기·TV 등 어디에도 연결할 수 있다.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이 아마존의 고객 서비스를 한차원 높인 것이다. 아마존은 자신의 인공지능 알렉사를 어떤 하드웨어 업체라도 사용할 수 있게 개방했다. 자동차·차고문·장난감·가전제품에 알렉사를 연결시켜 아마존의 고객 접점을 무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앞으로 기업은 아마존 같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신제품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다. 가전 기업의 경우 오늘 저녁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는 냉장고, 세탁 방법을 말해 주는 세탁기,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주는 TV와 같은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O2O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인공지능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블루오션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인공지능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바로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보면 앞으로 인공지능이 소비자에게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으로 더 멀리 보는 예측과 더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이 미래 기업의 경쟁력임은 부인할 수 없다. 여기서 기업에게 인공지능 플랫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존의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하게 해주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고객을 위해 서비스하는 직원의 숫자가 늘어난 것과 마찬가지다. 고객 옆에서 직접 서비스하는 직원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경쟁력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할까? 차별화 포인트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날로그적 향수와 인간적인 접근을 무시해서는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있다.

201707호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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