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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승 SUV 이젠 입맛대로 골라라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7인승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상승세다. 캠핑에 이어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이 늘면서 적재 공간이 큰 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거대함으로, 뉴 푸조 5008은 가성비로 어필한다.
캠핑에 이어 낚시와 서핑까지 레저·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적재 공간이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티볼리·코나·스토닉 등 국산차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소형 SUV 시장과 달리 7인승 이상 중대형 SUV 시장은 수입차 브랜드의 격전지다. 2011년 수입차 시장에서 SUV 판매 비중은 10%대에 그쳤으나 2017년엔 30%를 넘어섰다.


▎사진:푸조
이는 현대차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대량 판매되는 국산 SUV의 명맥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맥스크루즈는 인기가 시들하고, 기아차 모하비는 노후 모델로 인식되면서 선택지에서 멀어졌다. 대신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랜드로버 올 뉴 디스커버리, 볼보 XC90,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S가 시장을 키우고 있다. 특히 2017년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뉴 푸조 5008 SUV가 등장해 대형 SUV 시장의 다양성을 더했다. 지난 11월과 12월 두 차량을 시승했다.

뉴 푸조 5008 | 4000만 원대로 만나는 높은 가성비


▎뉴 푸조 5008은 2·3열 좌석을 접을 경우 널찍한 공간이 확보된다. 조수석까지 접으면 3.2m 길이의 서핑보드도 실을 수 있다.
‘4000만 원대 대형 SUV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호기심엔 사실 기대감보다는 의구심이 많았다. 대형 SUV의 장점인 넓은 실내 공간, 거침없는 주행력, 압도적인 디자인을 그 가격대에서 얼마나 충족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 도심과 일산 자유로, 수원 일대 200㎞를 주행한 결과 뉴 푸조 5008은 가성비로 ‘엄지척’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뉴 푸조 5008은 11월 출시 전부터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다. 5008 알뤼르 트림은 4290만원, GT 라인은 4650만원으로 수입 7인승 SUV 중에선 유일하게 4000만 원대 초반의 가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차를 두고 출시한 최상급 GT 역시 5390만원으로 매력적인 가격대다.

외관은 이전 출시 모델인 3008과 비슷하다. 입체적인 크롬 패턴이 적용된 프런트 그릴과 전면에 부착된 포효하는 사자 모양의 푸조 브랜드 마크 등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GT라인은 고급스러움이 더욱 강조됐다. 블랙 다이아몬드 루프와 전동식 개폐가 가능한 파노라믹 오프닝 글라스 루프, 트윈 머플러로 스포티함을 더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널찍한 공간이다. 5008의 전체 길이는 4640㎜로 이전 모델인 3008보다 190㎜ 늘어나면서 레그룸 무릎 공간도 60㎜ 확대됐다. 조수석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게이트부터 조수석까지 3.2m에 이르는 긴 길이를 확보할 수 있어 서핑보드와 대형텐트 등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최대 적재용량은 2150L이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올라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자 큰 덩치를 움직이기에 다소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는 이내 사라졌다. 유로6를 충족하는 1.6L 블루 HDi 엔진과 EAT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전륜구동이 도심 속 주행에 알맞은 힘을 발휘한다. 푸조의 특징인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고속 주행 시 코너링에서 민첩하게 반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낮은 속도에서의 언덕구간 주행은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이 경우 2리터 엔진이 탑재된 GT가 알맞을 성 싶다. 공식 복합 연비는 12.7㎞/L지만 주행 후 체크해보니 13㎞/L를 넘어섰다.

첨단 편의사양도 가격 대비 흡족하다.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하이빔 어시스트,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등이 적용됐다. 뉴 푸조 5008 역시 동급 가격대에서 경쟁자가 없을 듯싶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 도로 위에 펼쳐지는 홍해의 기적


‘앗, 엄청 크다’. 에스컬레이드를 첫 대면한 순간 터져 나온 감탄사다. 우선 5m를 훌쩍 넘는 길이와 2m에 육박하는 높이에 놀라고, 차량 전면부의 화려한 크롬 장식과 캐딜락의 상징인 수직형 헤드램프 디자인이 주는 위엄에 기가 눌린다. 테일램프도 루프라인 끝에서 범퍼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대형 SUV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시승을 위해 만난 에스컬레이드는 지난 봄에 등장한 4세대 모델이다. 운전석에 ‘오르자’ 주변의 세단은 물론이고 웬만한 SUV까지 발아래 보일 정도로 높은 시트 포지션이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에스컬레이드를 몰고 서울에서 강원도 횡성과 강릉 일대의 고속도로와 국도 600㎞를 달려 봤다. 워낙 차체가 커 도심 속 주행은 다소 긴장됐지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및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가벼운 운전대 덕분에 이내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자 V8 엔진 특유의 불규칙한 사운드가 등장한다. 2.6톤이 넘는 무게를 비웃기라도 하듯 육중한 차체는 탄력을 얻어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달리면 달릴수록 점점 무게와 속도가 더해져 마치 육중한 전차의 느낌이다. 6.2L의 8기통 가솔린 엔진은 426마력의 힘을 뿜어냈고 8단 자동변속기는 매끄럽게 이동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3열 시트는 성인 남성도 앉을 수 있는 분리형 시트를 적용해 승차감과 공간 만족감을 높였다.
육중한 덩치에 6000㏄가 넘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만큼 연비 효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에스컬레이드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6.9㎞. 하지만 막상 주행을 하며 연비를 측정한 결과 8.3㎞/L로 나타났다. 정속 주행 시 8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를 비활성화해 연료 효율을 끌어올려주는 기능 덕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430ℓ지만 2·3열 시트를 버튼 조작으로 접으면 1461ℓ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2열 시트를 분리해 3열 승하차가 쉬워졌다.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2열 앞에 설치된 9인치 대형 스크린, 16개에 달하는 보스 스피커 등 각종 편의 사양도 장착됐다.

시승 후 에스컬레이드에 대한 총평은 ‘상남자들의 열망’이다. 압도적인 크기의 외관과 8기통 엔진의 조합은 픽업트럭을 열망하는 남성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1억2780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에스컬레이드는 경쟁자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존재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1호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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