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한국 재산의 해외 상속 

 

최병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국내외 상속세 부담이 다르다. 물려줄 사람이 해외에 살고 있다면 당연히 그 지역 법을 따른다. 반면 한국에 살고 있다면 상속세는 한국 법을 따른다. 한국에서 처분하고 물려주는 게 나을까, 한국 재산을 해외에서 상속하는 게 유리할까. 차이점을 살펴봤다.

해외로 이민을 가거나 업무상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한국에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해외에 살면서 나이가 들면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에 부과되는 상속세를 줄이려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속세법)은 피상속인(상속재산을 가진 본래 주체로서 사망한 사람)이 한국 거주자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식들(상속인)의 국내 거주 여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럼 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인지 여부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자.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경우에는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에 귀속하는 국내외 모든 상속재산이 과세대상이 되고 이를 통하여 무제한 납세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 대신 외국의 재산에 대하여 해당 외국에서 상속세를 부과 받는다면 이중과세가 되므로 외국납부세액에 대한 공제를 인정해준다.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에 귀속하는 국내의 상속재산만 과세대상이 되므로 상속재산의 소재지 판단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보건대, 거주자란 상속개시일 현재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말하며 비거주자는 거주자가 아닌 자를 말한다. 거주자 여부는 거주기간, 직업이나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및 국내 소재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을 기초로 판단한다. 국적이나 영주권과 관련이 없으며 ‘국민ㆍ국적자’라는 개념과도 다른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통상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거나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는 국내에 주소를 둔 것으로 본다. 해외파견 공무원 및 임직원의 경우나 국내에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한 경우 등에도 거주자로 보게 되는 등 관련 법규상 상세한 규정이 있다.

비거주자의 상속세 납세지는 상속재산이 있는 곳

183일 이상 국외에 거주할 것을 통상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거나, 외국국적을 가졌거나 외국법령에 의하여 그 외국의 영주권을 얻은 자로서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 등 가족 및 생활관계 등에 비추어 다시 입국하여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 등 국내에 주소가 없는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등에는 비거주자로 본다. 주한외교관의 경우나 이민 목적으로 해외이주신고를 한 경우 등도 비거주자로 보게 되는 등 관련 법규상 역시 상세한 규정이 있다.

거주자인 경우 상속세 납세지는 피상속인의 주거지가 된다. 신고기한도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 원칙으로 비교적 단기다. 그리고 상속세를 부담하면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 등 비거주자보다 폭넓게 공제받을 수 있다. 기초공제도 비거주자보다 훨씬 많은 5억원이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공제가 추가로 인정된다. 그래서 뒤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금액상 차이가 클 수 있으므로, 자식들이 부모로 하여금 한국으로 귀국하여 거주자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세 납세지는 주된 상속재산의 소재지다. 비거주자이므로 주거지가 없는 것으로 예상하여 상속재산을 중심으로 납세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므로 신고기한은 상속 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9개월 이내로 거주자의 경우보다 길다. 그러나 국내 소재 상속재산에 관한 공과금이나 이를 목적으로 유치권ㆍ질권ㆍ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만 공제되는 등 공제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 기초공제도 2억원에 불과하다. 그 외에 거주자에게 인정되는 가업상속공제, 영농상속공제, 기타인적공제, 일괄공제(5억원), 배우자공제, 금융재산상속공제, 동거주택상속공제, 재해손실상속공제 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보건대, 한국에 많은 상속재산을 가진 경우 한국의 거주자가 되어 사망하는 것이 상속세액을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만일 외국에서 상속세를 낸 경우라면 거주자의 경우에는 상속세 관련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거주자의 경우에는 외국납부세액공제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한국에 상속재산이 있고, 외국에서 상속세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위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인 것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니다.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에 소재하는 상속재산에 대하여만 상속세를 내므로 재산이 외국에 많이 있는 사람의 경우, 상속세가 없거나 상속세율이 낮은 나라에 거주하는 경우 등은 비거주자로 남아 있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하여 한국 거주자로 복귀하고자 한다면 현재 거주 중인 해당 국가들의 상속세 제도까지 상세하게 검토하여 과연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를 판단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 최병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1810호 (2018.09.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