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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아르젠티 AWS 기술 부문 부사장 

삼성·LG전자가 AWS와 손잡은 이유 

김영문 기자
IT 업계에선 비용 절감이 최대 화두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런 기류를 포착하고, 클라우드 플랫폼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AWS는 아예 플랫폼을 넘어 기업이 만들어내는 최종 제품 밑단까지 아우르려 한다. AWS 기술 부문을 책임지는 아르젠티 부사장에게 AWS가 그리는 그림을 들어봤다.

▎마르코 아르젠티 부사장은 AWS에서 서버리스(람다), IoT, 오토메이션, 모바일 기술 부문을 총괄한다. AWS 합류 전엔 노키아에서 개발 관련 생태계를 총괄했고, 이탈리아·캐나다 등지에서 IT 기업 CEO를 역임했다.
#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알렉사가 탑재된 냉장고가 있다. 음성으로 냉장고 안에 있는 식료품이 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없으면 바로 주문도 가능하다.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로 할 수 있는 요리 레시피도 냉장고 문에 달린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작사는 100% 와이파이를 탑재한 냉장고로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가동한다.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유통업체와 협력팀을 꾸려 신사업을 꾀하기도 한다.

매년 억 단위의 가전제품을 만들어내는 LG전자 얘기다. LG그룹은 계열사 LG CNS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대신 LG전자를 앞세워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LG전자는 가전 IoT 플랫폼 씽큐(ThinQ)를 AWS상에서 운용하면서 상당한 비용을 줄였다. 관리하는 기기가 100만 단위가 아니라 억 단위를 넘어서면서 IoT로 모은 빅데이터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LG전자는 클라우드 플랫폼 AWS를 선택했다. 현재는 AWS IoT, AWS 람다, 아마존 SQS, 아마존 다이나모 DB, 아마존 오로라, 아마존 S3, 아마존 키네시스, 아마존 알렉사 등 아마존의 거의 모든 핵심 자산을 활용해 소비가전의 혁명을 꾀하고 있다.”

AWS 품고 소비가전 혁신 꿈꾸는 LG전자

11월 8일 서울 대치동 써밋갤러리에서 만난 마르코 아르젠티 AWS 기술 부문 부사장이 한 설명이다.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AWS 기술을 쉽게 풀어내려는 의도였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CES 2017 행사에서 스마트TV 5000만 대 이상을 관리하는 플랫폼을 공개했고, 2016년에 클라우드센터를 세워 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소비가전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AWS의 모범 클라우드 활용 기업으로 전 세계에 소개되고 있다. 더 나아가 LG전자는 빠르면 올해부터 *AWS 그린그래스(Greengrass)를 이식할 계획이고, 이를 도맡을 AWS 측 인사가 바로 아르젠티 부사장이다.

*AWS 그린그래스: 스마트 농장이나 스마트 공장에 장착된 센서, 해당 센서를 현장에서 관리하는 허브 등에 간편하게 솔루션을 설치하고 즉각적인 대응은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네트워크나 연산 없이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아르젠티 부사장은 LG전자 사례에 이어 에지컴퓨팅(Edge Computing) 얘기를 꺼냈다. 에지컴퓨팅은 분산형 서버라고 볼 수도 있다. 지금 다들 클라우드를 논하지만, 이제 클라우드까지 꼭 데이터를 보내야만 뭔가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IoT 센서가 탑재된 현장 최전선에 설치된 기기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이해하면 된다. 그는 “AWS 그린그래스는 스마트 농장이나 스마트 공장에 장착된 센서, 해당 센서를 현장에서 관리하는 허브 등에 간편하게 솔루션을 설치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네트워크나 연산 없이도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했다. 공장 기기가 과열되면 중앙의 명령이 없어도 즉각 냉각제를 뿌릴 수 있다는 얘기다.

AWS가 ‘탈중앙화’를 시도하는 최전선에 아르젠티 부사장을 세운 이유가 있다. 2013년 AWS에 합류한 그는 ‘서버리스(Serverless)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 주역이다. 서버리스 클라우드는 고객이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서버나 컨테이너가 필요 없고, 서비스 사업자가 서버를 관리해주는 형태를 말한다. 별도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관리 측면에서도 고객사가 별도 서버 관리자를 둘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AWS 입장에서 보면 얼핏 이해되지 않는다. AWS가 돈이 되는 ‘서비스’를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데 그친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oT에서만큼은 AWS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버리스를 기반으로 한 에지컴퓨팅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핵심 고리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아르젠티 부사장은 “IoT는 장치와 원활한 연결, 관리, 안전한 통신 등이 중요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쌓이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고객들이 수십억 대에 달하는 디바이스를 연결, 관리하고, 세계 전역의 IoT 데이터를 처리, 분석, 실행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최종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삼성중공업도 AWS 사물인터넷 기술 도입


▎올해 1월 LG전자는 미국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독자 AI 플랫폼 ‘딥씽큐’가 소비가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시연했다.
AWS는 2014년 ‘람다(Lambda)’를 선보이면서 처음으로 서버리스 컴퓨팅 시장의 문을 열었다. 아르젠티 부사장은 람다 개발을 총괄했다. 이 기술은 ▶모바일 백엔드 ▶실시간 파일 프로세싱 ▶웹 애플리케이션 ▶IoT 백엔드 ▶실시간 스트림 프로세싱 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데다 나중에 모든 장치에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AWS에 맞물리면 클라우드 플랫폼은 수십 배 더 커질 수 있다. AWS에 오기 전 그는 노키아에서 개발 관련 에코시스템을 책임졌고, 이탈리아·캐나다 지역 IT기업 CEO를 역임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확실한 경력을 쌓은 권위자다.

절묘하게도 기업들의 ‘비용 절감’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LG전자를 본 삼성전자도 그를 찾는 대표적인 한국 고객이다. 아르젠티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특정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만난 적은 없지만, 계속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커넥티드 TV를 통해 들어오는 대량 데이터 스토리지, TV 스마트 허브와 관련한 데이터들을 이미 AW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AWS를 일부 도입한 후 상당한 비용을 줄였다”고 했다.

쌓인 빅데이터도 AWS상에서 분석한다. 그는 “삼성의 모바일, TV 등 각종 장치에서 많은 데이터가 들어오면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나 아마존 EMR(Amazon EMR)과 같은 빅데이터 관련 기능을 활용해 AWS상에서 분석한다”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조선, 운영 및 인도 방식을 개선하는 등 선박을 디지털화하고, AWS로 고객 인도선 운항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물론 해양 선박 항해와 자동화를 위한 기능까지 시험 중”이라고 했다.

글로벌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분야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경우 쉘, 비피, 에넬, 브리티시 가스, 탈렌 등 ▶헬스케어 분야에선 머크, 필립스, 존슨앤존슨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제너럴 일렉트릭, 필립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물류 분야에선 켈로그, 코카콜라 등이 IoT를 활용한 에지컴퓨팅 도입을 서두르며 협력자로 AWS를 택했다.

사실상 AWS의 독무대다. 아르젠티 부사장은 ‘독점’이란 말보다 ‘상호작용’이란 시각으로 해석했다. 그는 “시장을 주도하려고 AWS를 만든 게 아니다. 기업이 수많은 기기를 통해 음성, 터치, 웹, 모바일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게 됐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지와 함께 커왔다”며 “기아차는 AWS의 안면 인식 기술인 아마존 레코그니션(Amazon Rekognition)과 음성 서비스인 아마존 폴리(Amazon Polly)로 운전자의 맞춤형 차량 설정을 돕고자 하고, 코웨이도 정수필터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모두 AWS 기술을 도구화해 기업이 직접 개발에 나선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버리스, 에지컴퓨팅 모두 기업들이 현실 세계와 디바이스를 연결하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AWS의 기술을 더 빨리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WS 성장 비결은 기업과 ‘상호작용’ 꾀한 공감대”

‘비용 절감’ 트렌드는 AWS를 DB시장에까지 끌어들였다. 관계형 DB ‘오로라’를 출시하면서 아르젠티 부사장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졌다. 사실 아마존은 4~5년 전부터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비중을 줄이고자 했다. 클라우드 시장을 좌우하는 AWS조차 세계 DB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오라클에 묶여 해마다 유지보수와 신규 제품 구매에 수천억원이 들어갔다. 아르젠티 부사장은 “AWS에서도 비용 절감은 큰 이슈인데 오라클의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꽤 큰 비용이 들어갔다”며 “다른 기업들이 똑같이 느끼는 부분이었고, 클라우트 DB 서비스인 오로라에 오픈소스를 대거 채용해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자제 개발 DB를 클라우드에 최적화해 풀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아르젠티 부사장의 생각은 통했다. 2014년 출시한 오로라는 현재 익스피디아,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오토데스크, ADP, 트렌드마이크로 등 글로벌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고, 한국에선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한 이스타항공, 삼성, 넥슨, SK플래닛, 제주항공 등이 오로라 서비스의 고객이다. 그의 ‘상호작용’ 전략은 오라클뿐만 아니라 다소 비싸게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파는 다국적 IT 기업 다수를 관통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아르젠티 부사장에게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를 찾는 한국 기업에 조언을 부탁했다.

“내 직함이 기술 부문 부사장이지만, 기술보다 혁신을 겁내지 않는 기업문화를 더 중시한다. 혁신과 변화에서 실패는 필연이다. 내가 꾸리는 팀 하나하나에 오너십을 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시도하는 일을 겁내면 ‘상호작용’을 읽을 수도 없거니와 시장의 니즈를 찾는 일도, 그들을 이끄는 일도 할 수 없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812호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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