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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43인의 신년 에세이] 나의 화두Ⅵ 

 

미래 주도 | 안승준 앰배서더호텔그룹 부회장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내다보면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경쟁의 요체가 무엇이며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하는 듯하다. 우리가 지금껏 경험한 역사에서는 정해진 답이 있고 주어진 길을 따라 열심히 가면 해결되었기 때문에 ‘cost efficient’(비용의 효율)를 이루면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펼쳐지는 사회는 경쟁 대상과 상대가 정해져 있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만들어가고 혼자가 아닌 각 분야의 특색 있는 장점을 융·복합하고 공유를 통해 ‘revenue effective’(수익의 효율)하게 만들어가느냐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을 두고 흔히들 경영자원이 사람, 돈, 물질에서 사람, 돈, 시간, 정보, 기술로 옮겨갔다고 표현한다. 사람과 돈을 제외한 경영 요체가 가시적인 것에서 비가시적이고 비유형적인 자원으로 옮겨갔다. 과연 이런 비가시적인 자원을 컨트롤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이는 바로 핵심역량이라는 요체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자원, 바로 인재일 수밖에 없다.

내가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던 삼성전자에서는 이건희 회장께서 ‘돈 벌라’는 얘기를 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대신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해서라도 데리고 와서 조직을 변화시키고 업의 본질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라는 지시를 많이 들었다. 그 본질은 사람 자원이 단지 노동 자원이 아닌 역량 자원이라는 말씀이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들어오면 국가가 새로 들어오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없는 분야에 전문가가 들어오면 새로운 산업이 생겨난다는 말씀이었다. 바로 이 개념이 한 사람 인재가 수만, 수십만을 벌어 먹인다는 S급 인력 영입이었다.

나도 그 당시 채용이라는 말 대신에 ‘역량 흡인’이라는 용어를 썼고 교육이라는 말 대신 ‘역량 제고’라는 단어를 썼던 기억이 난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앰배서더호텔그룹의 파트너인 프랑스 아코르호텔그룹도 인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Talent & Culture’라는 용어로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그럼 변화의 시기에 리더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리더들은 미래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변화에 호기심이 없으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찾을 수도 없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도 키워내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안목이 탁월해야 한다. 안목은 미래를 열어주는 눈이자 닥쳐오는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볼 수 있는 안목이 없으면 차려준 밥상이 밥인지 모래인지도 구별하지 못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남지중해에서 채취한 단순 대리석이고,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이 재료로는 기둥 정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세기적 걸작인 다비드상을 만들어 남성의 근육을 너무도 아름답게 표현하지 않았던가.

셋째, 열정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생각이 있고 의미가 있더라도 실행하고 완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내가 그간의 직장생활에서 체득한 최고의 경영철학은 점·선·면. 입체 경영이다. 우선 시작은 미미해도 작은 점부터 찍으면서 시작해나가는 것이다.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이 점이 모여 선이 될 것이고 또한 선이 모이면 조만간 면이 되는 것이다. 결국 면이 입체를 이루어 결실을 보는 것을 무한히 경험했다.

넷째, 긍정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치열한 경쟁과 위기 속에서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불변한 내용은 ‘앞으로 잘 되겠지’라는 무한한 열정의 힘이었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 덕분에 거쳐간 조직들이 다 최고의 회사가 되었던 것 같고, 같이 어깨를 맞대고 일했던 모든 분이 다 잘되어가는 모습을 많이 봤던 것 같다. 긍정은 새로운 에너지와 함께 확대 생산되어가는 것 같다.

젊은이의 깽판 |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


우리나라 사교육은 1960년대 후반 이후 30년간 고도 압축 성장의 부산물이었다. 매년 평균 10%씩 성장했고 그만큼 일자리도 풍부했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과 승진이 쉬웠다. 그때의 성공 방정식은 간단했다.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만사형통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서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젠 명문대를 졸업해도 취업이 만만치 않다. 지금의 성공 방정식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고차원적이다.

필자가 1987년 과외를 시작하면서부터 2009년 손에서 강의를 놓는 순간까지 제자들에게 “공부가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라고 강조해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내가 가르친 세대에 사회적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 부모 세대가 누렸던 과거의 영광과 성공 법칙이 지금은 절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도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경험은 폭도 좁고, 엉터리 경험, 가짜 경험, 기성의 논리에 편입될 가능성이 많다. 지금 젊은 세대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그간의 삶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 ‘가치’의 문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와 함께, 끊임없는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고통을 수반하는 인내의 시간을 겪어내야 하며, 변화와 혁신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의 절실함을 스스로 키워야 한다.

나의 부모님은 내가 젊었을 때 그리 깽판을 쳐도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하시며 모든 일을 스스로 깨우치길 바라셨고 나를 믿어 주셨다. 지금 젊은 세대는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젊은 세대가 정말 성공하고 싶다면 차라리 기득권이라는 안전장치가 없는 곳, 그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넘볼 수도 없는 다른 길로 팍 치고 들어가 깽판을 쳐보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새로운 약속 | 조성수 에쓰푸드 대표


1976년 설성목장에서 시작한 에쓰푸드는 ‘미트 솔루션(MEAT SOLUTION)’이란 사명 아래 정통 육제품을 B2B에서 먼저 선보였다. 이후 2005년 마이스터가 만드는 신선한 델리미트인 존쿡델리미트(존쿡)를 론칭하고, 체험형 매장에서부터 제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에쓰푸드가 30주년을 맞은 2017년에는 미트 솔루션을 넘어 다양한 식문화를 선도하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에쓰푸드는 사업의 본질적 의미인 신선한 재료 수급을 위해 2019년 다시 한번 새로운 약속을 시작한다. 목장·생산자·소비자가 연결된 ‘팜프레시 무브먼트’라는 신선하고 건강한 생태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팜프레시로 지정된 목장에서 나오는 원료만 사용해 신선한 델리미트를 제공하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

에쓰푸드의 비전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으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일류 종합식품회사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더 좋은 식품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제2의 도전 | 이충희 에트로 대표


최근 몇 년간 경기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게다가 남북문제까지 복잡하게 엉켜 있어 살기가 힘들다. 경제는 점점 힘들어지는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경제를 살리는 정책보다는 복지정책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이다. 당장 직원들의 입맛을 당길지는 모른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기업인들은 죽을 맛이다.

3만 달러 국민소득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어려워 못 살겠다고 하니 우리의 지난날을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1960년대 초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 되는 국가가 1970년대 말쯤 1000달러를 넘어서고, 88올림픽을 치를 때 쯤 5000달러에 다가선 것으로 기억한다.

급격한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인해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었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겪었다. 60대를 넘어선 세대는 이러한 과정들을 겪어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다.

젊은 세대는 풍요로운 삶 속에서 어려움 없이 자라 힘든 풍파를 타고 넘을 줄을 모른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험 있는 세대가 다시 한번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를 탓하기 전에 그들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비록 힘은 들겠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자.

프로 정신 | 이강호 PMG 회장


새해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디지털 시대와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프로맨십을 강조하고 싶다. 엄청난 속도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영역 없는 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프로맨십은 무엇일까? 진정한 프로맨십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망라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서 외부의 도움 없이 자기만의 차별화된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로 생존하고 나아가서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정신자세와 능력’이라고 정의해 보았다. 언제나 풍족하게 먹이가 주어지는 가두리 양식장 안에 있는 물고기처럼 안전이 보장된 가족, 기업, 국가라는 울타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그런 사고방식과 실천능력으로는 험난한 바다와 같은 글로벌 경쟁이라는 파고를 이겨내고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프로맨십은 무한 경쟁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선진국 문턱에서 흔들리고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 국가는 이제라도 프로맨십으로 무장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는 ‘프로’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가족이나 지인, 나아가 정부의 도움 없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들은 적은 자본으로 창업해도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로들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면서 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싱가포르는 이러한 프로들의 집합소다. 그들은 매일매일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 있다. 세계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뉴욕도 프로들의 치열한 전쟁터다. 2018년 IMF가 발표한 한국의 국민 1인당 GDP는 3만 2775달러다. 이는 우리가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선진국 국민은 프로로서의 삶을 요구받는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지 말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 2019년 새해에는 프로 정신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자!

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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