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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사로가 살아 돌아오다 

 

ZACK O’MALLEY GREENBERG 포브스 기자
스타의 사후 브랜드 가치를 4억 달러 사업으로 키워낸 남자
타임스 스퀘어에 자리한 오센틱 브랜즈(Authentic Brands) 본사는 화려한 묘지와도 같은 곳이다. 안내 데스크 위에는 메릴린 먼로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고, 반대편 벽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노래를 부르고 사인을 하는 동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반짝거리는 무하마드 알리의 황금빛 글러브는 마이클 잭슨의 붉은색과 검은색 ‘스릴러’ 양말과 나란히 놓여 있다.

메릴린과 엘비스, 알리, 마이클은 사후 최고 소득을 올리고 있는 스타들이다. 이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 총액은 5억 900만 달러(약 5800억원)에 달한다. 이 스타들의 상속 브랜드를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대표하는 기업이 바로 제이미 솔터(Jamie Salter, 55)가 설립한 오센틱 브랜즈 그룹이다.

솔터는 “스타의 브랜드를 상속받은 이들 중 스타의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라며 “음악이나 특정 자산에만 의존하지 이를 토대로 장기적인 브랜드를 구축하지는 않습니다. 원치 않는 건 아니고, 방법을 잘 모르는 거죠”라고 말했다. 대개는 스타의 가족이 브랜드를 상속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사업 경험이 일천하거나 가족 간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솔터만큼 이미 사망한 브랜드를 되살리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에어워크 신발로 브랜드 회생에 성공한 그는 이후 스타 사후 마케팅으로 영역을 바꾸어 오센틱 브랜즈를 통해 4억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솔터는 2012년 메릴린 먼로 브랜드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도된 인수 가격은 2000만~3000만 달러다. 이후 그는 티셔츠부터 냉장고 자석에 이르기까지 무려 300개에 달했던 먼로의 라이선스 계약을 80개로 정리했다. 그다음에는 나머지 지분 20%를 인수했고, 이후 샤넬 No. 5 향수처럼 먼로가 실제 사용했던 가치 있는 브랜드 위주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 관리하기 좋은 수준인 100개 정도로 늘렸다.

솔터는 “메릴린 먼로 향수를 대량생산해 소매 시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지만, 샤넬 No. 5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라면서 “No. 5 계약에서 얻는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후광 효과가 생기니까 브랜드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먼로가 샤넬 No. 5를 사용했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솔터는 1980년대 윈드서핑 매장을 방문해 장비를 판매하는 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스노보드 사업체를 3만5000달러에 인수한 그는 4년 뒤 같은 회사를 500만 달러에 매도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그다음에는 ‘라이드 스노보드’를 설립해 자기 사업을 시작했고, 1993년 증시에 상장했다. 나이키가 회사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4억5000만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나이키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주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라이선스 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그는 에어워크를 비롯해 유행이 지난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페일리스 슈 소스(Payless Shoe Source)가 그의 회사를 8500만 달러에 인수하자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확신한 솔터는 청산 전문가 제프 헥트만과 손잡고 힐코 컨슈머 캐피털(Hilco Concumer Capital)을 설립해 전력을 다해보기로 했다. 둘은 4년간 2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파산 위기에 처한 폴라로이드, 샤퍼 이미지, 리넨스앤싱즈(Linens ’N Things) 등을 구하고 이들의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솔터는 힐코를 떠나 자기자본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오센틱 브랜즈를 설립했다. 회사 자금 2억5000만 달러는 레오나드그린앤파트너스를 비롯한 사모투자사에서 받았다. 제너럴 애틀랜틱과 월튼 가족, 조지 소로스 등 억만장자도 투자에 참여했다. 솔터는 회사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으며, 레오나드그린과 함께 지배지분 51%를 행사하고 있다.

솔터는 밥 말리의 상속 재산을 관리하면서 스타 사후 브랜드 사업을 처음 접했다. 그러나 사업에 관여하는 가족이 너무 많았다. 12명 정도 되는 사람이 일일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다 보니 과정이 까다로웠다. 이에 솔터는 아예 브랜드 권리를 인수하려 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메릴린 먼로 사업체에도 접촉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그러나 이후 먼로의 연기 코치였던 리 스트라스버그(먼로는 그에게 자신의 유산을 남겼다)의 아내 애나스트라스버그가 다시 그를 찾아와 80%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

다음은 엘비스였다. 솔터는 2015년 1억 5000만 달러를 주고 그레이스랜드 지분 일부를 포함해 엘비스 프레슬리 사업의 상당 부분을 인수했다. 엘비스 브랜드를 관리했던 기업이 무하마드 알리 가족으로부터 그가 사망하기 몇 년 전에 알리 브랜드를 인수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알리의 브랜드 권리까지 넘겨받을 수 있었다.

솔터가 인수한 후 먼로 브랜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스타나 에이전트들이 먼저 다가왔다. 레오나드그린의 선임파트너 조너선 세이퍼는 “‘메릴린과 엘비스, 무하마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잘 봤어요. 저희 브랜드도 관리해주겠어요?’라는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요즘 솔터는 고인이 된 스타에 적용했던 전략을 살아 있는 스타에 적용하는 중이다. NBA 명예의 전당에 오른 샤킬 오닐과는 샤크 브랜드를 관리하는 동등한 파트너로 계약을 체결해 그에게 솔터 다음으로 많은 오센틱 브랜즈 지분을 주었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솔터에 따르면 샤크 사업과 샤킬 오닐이 보유한 오센틱 브랜즈 지분 모두 3배로 가치가 뛰었다.

죽어서도 최고 소득을 자랑하는 스타 13인

그들은 죽지 않았다! 적어도 스타의 사업과 브랜드는 영원하다. 고인이 됐지만 이들 셀럽은 각종 굿즈와 음악, 영화, 책 판매로 지금도 매년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사후 최고 소득을 올린 스타는 누구일까.

1.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4억 달러, 뮤지션/사망: 2009년 6월 25일/나이: 50세/사인: 약물 과다복용/살인
사후에도 잭슨의 질주는 계속된다. 최근 소니는 2억8700만 달러를 주고 잭슨 상속유산 중 EMI 음반사 지분을 인수해갔다.

2.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4000만 달러, 뮤지션, 배우/사망: 1977년 8월 16일/나이: 42세, 사인: 심장마비
지금도 매년 음반 100만 장을 판매하는 가수지만, 엘비스 수입 중 상당액은 저택 그레이스랜드와 4500만 달러를 투자해 개장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엘비스 프레슬리의 멤피스’ 입장권 매출에서 나온다.

3. 아널드 파머(Arnold Palmer)
3500만 달러, 골프선수/사망: 2016년 9월 25일/나이: 87세, 사인: 심장병
아널드 파머 음료수 라인을 따라 새로운 제품이 또 출시됐다! 이번에는 몰슨쿠어스(MolsonCoors)와 함께 만든 알코올 음료다.

4. 찰스 슐츠(Charles Schulz)
3400만 달러, 만화가, 사망: 2000년 2월 12일/나이: 77세, 사인: 대장암
스누피는 대단한 혈통을 가진 비글임에 틀림 없다. DHX 미디어는 2017년 아이코닉스가 보유한 피너츠 사업 지분 80%를 가져가기 위해 3억4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5. 밥 말리(Bob Marley)
2300만 달러, 뮤지션/사망: 1981년 5월 11일/나이: 36세, 사인: 암
헤드폰에서 ‘말리 내추럴’ 대마초, 흡연 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6. 닥터 수스(Dr. Seuss)
1600만 달러, 작가/사망: 1991년 9월 24일/나이: 87세, 사인: 암
우리의 훌륭한 닥터는 지난해 책 480만 권을 판매했다.

7. 휴 헤프너(Hugh Hefner)
1500만 달러, 미디어 거물/사망: 2017년 9월 27일/나이: 91세, 사인: 심장마비
지난해 헤프너 상속자들은 남은 브랜드 자산을 3500만 달러에 매각하고 그중 3분의 1이 넘는 돈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플레이보이 창업자가 다시 한번 운을 과시한 해다.

8.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
1400만 달러/사망: 1962년 8월 5일/나이: 36세, 사인: 약물 과다복용
몽블랑 펜을 비롯한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덕에 먼로는 올해 순위에 다시 복귀했다

9. 프린스(Prince)
1300만 달러, 뮤지션, 배우/사망: 2016년 4월 21일/나이: 57세/사인: 약물 과다복용
지난 12개월 동안 앨범 25만 장을 판매한 ‘더 퍼플 원’ 프린스는 초록색 달러를 마구 긁어 모으는 중이다.

10. 존 레논(John Lennon)
1200만 달러, 뮤지션/사망: 1980년 12월 8일/나이: 40, 사인: 살인
존 레논은 지금도 비틀즈 앨범과 솔로 앨범을 매년 200만 장 가까이 판매하고 있다.

11. XXX텐타시온(XXXTENTACION)
1100만 달러, 래퍼, 사망: 2018년 6월 18일/나이: 20세, 사인: 살인
지난해 사망한 뮤지션 중 XXX텐타시온만큼 스트리밍 횟수가 높았던 사람은 없다. 아마 살아 있는 뮤지션 중에도 거의 없을 것이다. 사망 당시 가정폭력 혐의 기소를 앞두고 있던 래퍼 XXX텐타시온은 40억 회에 달하는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12.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800만 달러, 권투 선수/사망: 2016년 6월 3일/나이: 74세, 사인: 패혈쇼크
태그호이어 계약과 함께 슈퍼볼 광고에 알리의 초상권을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계약을 폭스 방송국과 합의하면서 위대한 복서 알리는 스타 사후 소득 순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3. 베티 페이지(Bettie Page)
700만 달러, 모델/사망: 2008년 12월 11일/나이: 85세, 사인: 자연사
고전적 핀업걸의 매력이 옷과 구두, 핸드백, 란제리, 가발, 심지어 피트니스 DVD로도 옮겨가 판매되고 있다.

- ZACK O’MALLEY GREENBERG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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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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