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선정한 외식식품업계 젊은 리더들의 도전과 성장 코드는 세분화와 전문화였다. 이들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20~30대에 자신의 ‘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 타깃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외식업계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경영이 눈에 띈다. 한마디로 ‘정교한 수평적 세분화(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와 취향에 따라 시장을 나누는 것)’다. 김상훈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이를 “날로 세분되는 타깃 고객의 요구에 정밀하게 눈금을 맞추는 ‘캘리브레이션(교정)’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외식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한 브랜드의 수명이 4~5년 주기로 짧아지자 ‘수익 구조의 다원화’에 나선 것이다.박영식 SG다인힐 대표의 외식사업 전략은 ‘多브랜드, 少직영점’이다. 가업인 삼원가든을 이으면서도 투뿔 등심, 붓처스컷, 썬더버드, 블루밍 가든, 꼬또 등 외식 브랜드 9개를 새로이 개발했다. 삼성전자, JP모건 출신의 제임스 코레아노스 대표도 비슷한 전략이다. 그는 서울 이태원에 오픈한 멕시코음식 전문점 코레아노스키친 매장을 4개까지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만식 레스토랑 샤오짠, 캘리포니아 롤&스시 전문점 노리테이블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켰다. 베이커리 전문점 ‘아우어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아우어 다이닝’, ‘도산분식’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노승훈 CNP 대표도 마찬가지다. 서울 연남동 골목 개척의 선두 주자인 툭툭누들타이의 임동혁 대표도 이후 소이 연남, 소이 마오 등으로 브랜드를 세분화하고 있다.‘제2의 백종원’을 꿈꾸는 프랜차이즈 스타들도 브랜드 세분화와 전문화를 표방한다. 김일도 일도씨패밀리 대표는 일도씨곱창, 일도씨닭갈비 등 8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닭갈비를 들고 미국에도 진출했다. 김슬기 세광그린푸드리테일 대표는 교대이층집을 비롯해 이자카야 하시, 족발전문점 오목집, 교대 갈빗집, 교대 평상집 등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교대이층집은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는데 시장의 반응이 좋다.이들의 특징은 기존 틀에 사로잡히지 않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김희윤 대표는 국내 수제맥주의 니즈를 파악해 먼저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경기도 판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양조장을 갖추고 있다. 7개 직영매장과 수많은 오픈 매장에 자사 제품을 납품한다. 특히 수제맥주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에도 진출했다.‘배달’ 시스템은 식음료업 생태계의 판을 바꾸어놓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변하면서 배달 시장 규모는 연 15조원, 특히 배달앱 시장은 3조원에 달한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신선한 식재료를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문 앞에 배달하는 ‘샛별배송’으로 급성장했다.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도 신선식품 배송의 강자다.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를 계획 중이다. 새벽배송 시장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신선식품 연간 구매 액은 2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가정간편식(HMR)에서도 파워리더가 속속 등장했다. 부모의 대형 식당 2개를 운영하다가 온라인 반찬판매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 중인 박종철 집반찬연구소 대표가 돋보인다. 김슬아 대표도 식재료를 따로따로 구매하고 손질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 ‘밀 키트(meal kit)’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공유주방도 본격적으로 외식산업을 파고들 추세다. 임태윤 심플키친 대표는 배달형 공유주방 ‘심플키친’ 창업자다. 바로 음식을 해서 팔 수 있는 개별주방들을 갖추고 임대료만 내면 배달은 물론이고 마케팅, 회계, 고객 데이터까지 관리해준다.외식식품업계 기업들의 성장에는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 등 성장 단계마다 전문투자회사들의 역할이 뒷받침됐다. 파워리더들은 투자받은 돈을 마케팅이나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 명단(가나다순)김준성: 월간외식경영 편집장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
송정림: 올리브매거진 편집장
에드워드권: 랩24·엘리멘츠 오너셰프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
임정식: 정식당 대표-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