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재벌 필 안슈츠가 마지막 베팅을 위해 나섰다. 화석연료에서 (무려!)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이다. 흔히 생각하는 녹색에너지와 결이 약간 다른 풍력단지에 무려 8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돈은 그에게 역대 최고의 횡재를 안겨줄 수 있을까?
60년 넘게 사업을 이끌어온 필 안슈츠(Phil Anschutz)의 재산 목록은 엄청나다. 유전과 철도, 광섬유 네트워크, 텅스텐 광산, 영화관, 심지어 팬케이크 회사가 그의 것이고, LA 킹즈 풋볼팀과 NBA 레이커스 구단 지분 3분의 1, 양 팀 모두가 경기를 벌이는 스테이플스 센터도 그의 소유다.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과 런던 O2 경기장,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역사적인 784개 객실 호텔도 그의 재산 목록에 올라 있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 투자자였던 그는 마이클 잭슨 사망 후 잭슨의 컴백투어에 돈을 대주기도 했다. 단순히 남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사업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런 사업만 집요하게 좇은 결과다. “아내가 정신병이라고 하던데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안슈츠는 석유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분야기도 하고, 115억 달러에 달하는 그의 재산이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재산 115억 달러로 그는 올해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서 41위를 차지했다. 가느다란 궐련인 스위셔 스위트 새 박스 포장을 풀면서 그는 와이오밍 파우더강 유역에서 자신의 석유회사가 시추를 벌이고 있는 2023㎢ 땅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다양한 유정에서 시추와 프랙킹을 진행한 결과, 그의 팀이 확인한 매장량만 10억 배럴 이상이다. 순탄하게 개발된다면 2010년 다른 유전 매각으로 얻었던 25억 달러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다른 거대 석유회사 유전과 ‘깍지를 끼듯’ 서로 겹쳐 있기 때문에 다른 석유회사들이 매입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 안슈츠는 이를 설명하면서 반쯤 씹던 시가를 든 손과 다른 손의 깍지를 껴 보이는 시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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