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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빅5’ 자산관리 열전] 한국투자증권(4) 

글로벌 IB급 패밀리오피스 위한 GWM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은 모두 글로벌 IB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받는 초고액자산가들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9월 신설한 GWM의 유성원 상무(앞줄 가운데)와 부서원들.
고액자산가의 부동산, 세무, 가업승계 등 자산 전반을 관리해주던 ‘패밀리오피스’가 투자형 패밀리오피스로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인 ‘GWM(Global Wealth Management)전략담당’을 신설하고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패밀리오피스는 미국·유럽 등에서 기업체 규모의 초우량 자산가들이 개인자산관리회사(싱글 패밀리오피스)를 만드는 데서 착안한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의미한다. 록펠러 가문을 비롯해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UBS 등 고액자산가 고객이 많은 글로벌 IB들이 이들을 위한 전담 관리조직을 내부에 설립하고 공동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처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인수, 인수합병(M&A) 딜 등 증권사의 각종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

초고액자산가들이 기관투자자처럼 참여

단순 투자 활동을 넘어 가문 구성원들에게 자산관리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그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과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특징이다. 투자 방향성, 투자 결과에 대한 예상 기대치, 투자 타입별 시행 가능 여부 및 전략 등을 담은 투자계획서(IPS)를 제시한다. 가문의 다음 세대는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컨설팅을 받고 가문 관련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산관리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가족기업과 가족재산의 보존을 위한 계획 수립의 필요성과 부를 관리하는 복잡성이 커지면서 상당한 부를 가진 가족들의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주기 위해 9월 GWM전략담당을 신설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관리와 함께 가업승계를 위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각종 법률 및 세무 자문까지 지원한다. 금융상품 투자는 물론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지원,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이 서비스에 포함된다.

GWM은 고객의 상황에 맞는 패밀리스오피스 형태를 제안하고 설립을 자문한다. 독립된 투자위원회 운영 및 IPS 제정을 통해 가문의 자산관리에 필요한 투자운용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기업 오너(피승계자), 다음 세대(승계자), 승계 실무자인 CEO·CFO가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정기 콘퍼런스와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조직 명칭에 ‘글로벌’을 넣어 그동안 국내 투자에만 치중됐던 자산 배분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고객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돕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로 GWM 고객은 한국투자증권 IB와의 투자협력이나 M&A,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딜에 참여해 글로벌 기관 특화 상품과 해외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세터가 제공하는 글로벌 시장 전망 및 자산배분 전략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고경영자 모임 ‘진우회’와 시너지 기대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개월간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특화상품을 제공하는 GWM전략부를 주축으로 패밀리오피스와 가업승계 컨설팅을 전담하는 자산승계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UBS 등에서 가업승계와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유성원 상무가 총괄을 맡았고, 부동산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을 비롯해 분야별 전문 인력이 속속 합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상장·비상장사 최고경영자 모임인 ‘진우회’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진우회는 동원증권 시절인 2004년 기업공개(IPO) 업무를 담당했던 정일문 사장이 주축이 돼 만든 최고경영자(CEO) 고객 모임으로, 현재 400여 회원사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기업 네트워크 중 하나다. 진우회 소속 기업들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IPO뿐 아니라 상속·증여·법률·세무 등 가문관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GWM이 향후 진우회 기업들의 IPO 준비 단계부터 성장과 승계까지 생애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일문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자산관리와 자산승계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다양한 투자상품과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IB급의 패밀리오피스, 자산승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역대급 청약 흥행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IPO 주관사에 연이어 이름을 올린 데다,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주관사까지 맡고 있어 IPO 관련 수수료는 물론 리테일 고객 저변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AM)·위탁매매(BK)·투자은행(IB) 부문 등에서의 핵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유입된 고객자산의 수익성을 올리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내실을 다질 방침이다.

특히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금융상품 선별에 힘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 브이아이오리진글로벌이머징마켓 등 글로벌 운용사의 역량을 활용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화이트라벨링펀드와 우리GPIMBCO글로벌투자등급, 키움더드림중장기우량채 등 국내외 채권을 활용한 상품 등을 통해 고객 수익률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 극대화로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수요가 큰 고객을 위해 시장 상황에 맞는 랩어카운트 상품도 탄력적으로 선보인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해외 증시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장 트렌드나 정책 변화에 따라 수혜를 받는 다양한 테마주를 담아 랩어카운트 시장 활성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010호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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