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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공교육 혁신의 선구자 

코로나19 이후 원격 수업이 의무화되면서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래스팅의 3~4월 신학기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되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이용 시간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부터 멘사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조 대표의 아이큐는 156 이상으로 과거 [서바이벌 천재적인 생활]이라는 지능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일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할 정도로 클래스팅의 비전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정부는 지난 7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국 초중고·대학·직업훈련기관에 2025년까지 총사업비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민간업체가 바로 클래스팅이다.

클래스팅은 개학 연기로 학습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인공지능 맞춤 학습 서비스인 ‘클래스팅 AI’를 전국 학교에 1개월간 무료로 제공했다. 또 성남과 화성에 있는 복지 기관 14곳의 방과후교실에 1년간 무상 지원하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한 착한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클래스팅은 사교육 시장에 집중돼 있는 국내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공교육 혁신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교에 직접 에듀테크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는 정부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학교에 배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민간업체의 공교육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누적 투자금 10억원 이상을 유치한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 42곳 중 공교육을 타깃으로 하는 업체는 클래스팅이 유일하다.

클래스팅은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조현구 대표가 공교육 혁신을 목표로 2012년에 창업했다. 교사가 직접 만든 이 서비스는 학교에 무료로 제공된 지 8년여 만에 사용자 650만여 명을 확보했다. 국내 학생, 교사, 학부모 2명 중 1명이 클래스팅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 같은 영향력을 인정받아 조현구 대표는 올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차세대 지도자(Young Global Leader)’로 선정되기도 했다.

클래스팅의 기술력은 일찍이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아왔다. 2013년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한 언론사 기고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함께 클래스팅을 언급하며 교육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2017년 미국 에듀테크 전문지인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 인사이츠(Education Technology Insights)는 글로벌 10대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클래스팅을 선정했다.

클래스팅은 현재 대만,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25개 국가에 15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경을 뛰어넘는 온라인 수업 교류를 현실화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조현구 대표를 만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교육 환경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전국 초중고의 90% 이상이 클래스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650만 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교육 앱으로 높은 사용자 충성도를 확보하게 된 계기는.

클래스팅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를 초대해 운영하는 폐쇄형 커뮤니티 형태다. 개인용 SNS, 메신저 등과 분리해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 현장에서 사용해본 교사들이 효과를 몸소 깨닫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성장했다. 쉽게 말해 학교 관계자들이 쓰는 SNS라고 보면 된다.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제 제출, 알림장 등 교사들의 학급 관리를 편리하게 돕는 것이 목적이다. 교사들이 과제를 만들 수 있도록 콘텐트 12만여 개도 무료로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 준비에 무척 바빴을 것 같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방문 횟수가 늘면서 트래픽이 지난해 대비 200배나 증가했다.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이 밤새도록 개발에 매달렸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나.

확보한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네이티브 광고, 교육 상품 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학부모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클래스팅은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 학부모와 교사 관계 등 타깃팅된 정보가 많기 때문에 교육부, 교육청 등 정부 기관을 포함해 여러 교육업체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창업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유재상 엔지니어(CTO), 윤요한 엔지니어(사내이사, 클래스팅 데이터센터 담당), 조재현 엔지니어(사내이사, 클래스팅 AI 담당)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유재상 CTO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20년 지기다. 2010년 클래스팅 창업을 결심한 이후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유재상 CTO가 재학 중이던 카이스트에 초기 멤버를 모집하는 공고를 올렸고, 카이스트 동문인 윤요한, 조재현 엔지니어가 합류했다. 초기 창업 자금을 구하는 과정에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상금을 받아 뛰어들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클래스팅에 두 차례나 투자했다. 어떻게 투자를 받게 됐나.

손태장 회장이 운영하는 싱가포르 벤처캐피털(VC) 미슬토에서 2018년에 41억원, 2019년에 50억원을 투자받았다. 클래스팅이 최초로 투자받은 곳이 소프트뱅크벤처스였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매년 개최하는 벤처 포럼에 참석하면서 만나뵐 수 있었다. 손정의 회장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편하는 성향이라면, 손태장 회장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를 선호한다. 손태장 회장은 직접 교육 스타트업을 만들었을 정도로 교육 혁신에 관심이 많다. 싱가포르에 직접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투자를 받게 됐다. 이 밖에 클래스팅이 유치한 총 누적 투자금액은 200억원이다.

앞으로 사업 확장 계획이 궁금하다.

내년에 프리미엄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한 유료화 모델이다. 우리는 국내에 에듀테크 시장 자체가 없던 시기에 뛰어들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를 받으며 천천히 사용자 기반을 확대해왔다. 이젠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시장이 만들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 고도화된 유료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해외 사용자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만 진출 1년 만에 전체 학교의 45%에 달하는 1800여 개에 도입되는 쾌거를 이뤘다. 비결이 뭔가.

대만은 한국과 유사한 교육 환경을 갖고 있다. 한국처럼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를 모아 학부모에게 광고할 수 있는 시장이 갖춰져 있다. 현재는 확보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현지에서 광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내년에 프리미엄 SaaS 모델을 론칭하면 더 많은 국가에 에듀테크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클래스팅이 지향하는 공교육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미래에는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회성이나 인성은 공통적인 교육이 필요하지만, 지식의 경우 모두가 같은 분야를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다양한 활동 중에 어떤 진로를 선택하면 좋을지 인공지능이 맞춤형 커리큘럼을 짤 수 있다. 우리가 서비스하는 ‘클래스팅 AI’도 이런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앞당겨진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형태의 학교교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김현동 기자

202011호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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