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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39인의 신년 에세이(5) 

 

초심(初心) | 최우혁 아템포 대표


세상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지금의 변화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보급이 급증하던 시대보다도 훨씬 더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것 같다. 모바일 트렌드에서 나아가 자율주행, 수소경제, AI와 같이 낯설었던 키워드가 어느덧 친숙하고, 이제는 팬데믹 시대가 찾아와 위생과 바이오, 헬스케어를 비롯한 수많은 언택트 문화가 쉼 없이 파생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렇게 몰아치는 새로운 흐름들 속에서도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주도면밀하고 발 빠른 대응 외에 여전히 개인 또는 기업 고유의 철학, 가치관 등이 아닐지 문득 생각해본다. 변화에 잘 부합해 승승장구하는 사례에 집중하며 유행을 좇는 것에 급급하기보다는, 그럴수록 본래 가지고 있던 가치의 중심이 행여 흔들리고 있지 않은지 방향성을 점검해볼 줄 아는 주체적인 숙고도 중요하다 여겨진다.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다수 전개하는 아템포(a.tempo)는 이러한 굳건하고 가치 있는 생각들의 구현에 일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제안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세부 부문에서도 흔들림 없는 맥락과 전략으로 진행해나가려 한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자노타(Zanotta)’와 조명 브랜드 ‘아르떼미데(Artemide)’를 통해서는 풍부한 제품 라인업으로 주거 공간에 대한 다양한 니즈를 맞춰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인기 건축가의 작품들로도 유명한 프리미엄 오피스 브랜드 ‘테크노(Tecno)’를 통해서는 일(Work)에 멋(Style)을 입힐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애플 CEO 팀쿡의 시팅 체어로도 유명한 ‘휴먼스케일(Humanscale)’은 사무 공간의 효율적인 생산성을 인체공학 디자인으로 독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발맞춰 여러 기능성 제품을 급히 수입하거나 협업 형태로 내세우는 경향들도 있지만, 아템포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업 방향성으로 더 뚜렷한 메시지와 함께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머지않아 백신 보급과 함께, 다사다난했던 팬데믹 시대를 후일담처럼 이야기하는 시기도 또 빠르게 찾아올 것이다. 뜻하지 않은 위기를 극복해내며 ‘비긴 어게인(Begin again)’ 슬로건을 과감히 실천해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며 흔들림 없이 더 깊이 있게 사업 전략을 추진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마침 집콕시대, 재택근무의 양상 속에 홈퍼니싱 인기가 오르면서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대한 관심도 대폭 커진 덕분에 아템포 역시 흐뭇한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힘들어도 내 자리를 지키는 일 |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새롭지 말자!
늘 하던 대로 그대로 계속 일관되게!
다른 더 좋아 보이는 곳으로 도망가지 말자!
힘들 것 같아도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여기 있자!
지난 10년을 극초기 스타트업들과 함께했으니,
다음 10년도 계속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길잡이가 되자.

작년, 새해를 시작하며 소셜네트워크 담벼락에 이렇게 다짐글을 썼다. 극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은 갓난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이 우여곡절도 많고, 손이 많이 가면서도, 오래 인내하며 기다리는 여정이다. 기지도 못하는 갓난아이를 보면서 장래 어떤 위인이 될지를 맞혀야 한다. 대학생쯤 자라면 미래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갓난아이의 미래는 ‘예측’보다 차라리 ‘기도’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다. 극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은 기도하는 일과 같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주셨던 사랑처럼, 희박한 근거를 가지고 끝없이 믿어주고, 사랑하고, 긍정적인 암시를 심어주고, 꿈을 가슴에 품을 수 있게 창업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기도의 일이다. 멘토링은 지식이 아니라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이다. 내 인생과 생명 조각을 조금씩 태워 먹인다. 이 일을 돈 넣고 돈 버는 고위험/고수익 금융업의 관점으로 보면 도저히 길이 안 보이고 답이 없는 일이다. 어쩌면 금융업이 아니라 교육사업이라고 하는 게 이 일의 본질일 것이다.

낮은 기업가치로 적은 돈을 투자한다고 오해받고 무시당하기도 하고, 큰돈 투자하는 후속 투자회사에 투자자산을 훼손당하는 수모도 당하면서,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한계를 경험한다. 더 좋은 길은 없나? 새로운 길은 없나? 큰 자금 투자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야 하나? 자연스럽게 생각이 다른 길을 찾는다. 어려움과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한다.

새해에는 작년 새해의 결심으로 또다시 돌아간다. 새롭지 말자. 하던 것을 계속하되 조금 더 잘하자. 남의 자리 시샘 말고 내 자리를 지키자. 그래 나는 극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길잡이로 여기 계속 서 있겠다.

상생의 가치 실현 |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 한세드림 각자대표


지난해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의 대표로 취임한 이후 회사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준비했었지만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마주하며 일부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회사의 방향성과 브랜드 전략 및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대비책을 강구했고, 시장 변화에 그 누구보다 민감하게 대응했다.

패션기업들에 디지털 생태계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빠르게 도래해버린 지금 디지털 전환은 많은 패션기업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다행히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화에 관심이 많아 대표 취임 전부터 ERP, 그룹웨어 개편을 내부 구성원들과 함께 준비해왔었고, 그 덕분에 팬데믹 시기에도 업무 자동화가 매우 순조로웠다.

이런 회사 내외부의 변화는 오직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준비된 것만은 아니었다.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패션기업 또한 디지털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환경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곳이 도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온라인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 온라인TF팀을 구성했다. 마케팅 채널도 완전히 변화시켰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온라인 위주의 광고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기존 온라인 쇼핑몰 위주의 판매 채널도 라이브 쇼핑이나 펀딩몰까지 폭넓게 확대하며 다양한 소비 형태에 면밀히 접근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새로운 축으로 삼고, SPA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지속가능한 상품을 개발해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새로운 목표다.

이미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앤듀’는 2년 연속 자연보전·환경단체인 WWF(세계자연기금)에 기부하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패션 전개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는 앤듀뿐만 아니라 전체 브랜드에서 리사이클링 원단을 활용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패션기업이 가져야 할 환경에 대한 책임감에 공감하며 환경 친화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줄 예정이다.

아울러 한세드림은 매년 봉사단체에 기부하며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기부 규모를 대폭 확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세계 각국에 도움의 손길을 전달하고 있다.

2021년에도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은 전 세계 소외계층을 위한 의류 기부를 포함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부와 후원 외에도 다양한 협업을 전개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며 어려운 코로나19 시기를 함께 극복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내일의 뉴스를 기대하는 이유 | 차승원 배우


악몽이 연일 우리를 괴롭힌다. 편안하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뉴스를 찾아보지만, 이렇다 할 행복한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는다.

2020년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악몽의 불청객.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기분 나쁘게 하는 꿈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빨리 깨어나길 원하고, 오늘 밤은 조금 더 즐거운 꿈을 꾸길 원한다.

많은 나라의 연구진과 의료진은 세계가 마주한 최악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마스크 상시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이행하는 것이 계속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평생 악몽만 꾸는 사람이 없듯, 코로나19를 지난밤의 안 좋은 꿈처럼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어떤 이가 코로나19를 이야기 할 때 “그래, 2020년에 그런 일이 있었지? 악몽이었지만 우리 모두가 잘 이겨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유명한 영화 속 한 대사도 떠오른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내일의 뉴스를 기대하는 이유다.

새로운 시작 시점에서 2030년을 상상하다 |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이번처럼 새해에 소망을 간절히 빌어보기는 처음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소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 첫 번째 소망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돌아다니고, 먹고 마시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뉴노멀 시대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지방에, 해외에 있는 공동연구자와 콘퍼런스콜로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고,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학회에 참석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세계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강제된 생활의 변화가 나에게 익숙해지게 되면 상황이 끝나더라도 새로운 습관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내가 원했던 ‘시작’은 아니었지만 ‘끝’은 나에게 변화를 줄 것이다.

코로나19처럼 원하지 않는 시작과 달리 입학과 취업같이 내가 스스로 결정하는 시작들도 있다. 회사에 새로 입사하는 직원들에게 ‘10년후에 자신의 모습’을 묻곤 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과정과 달리 취업은 곧 자신의 삶이고 미래이기 때문에 자신의 비전을 묻는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고, 서로 비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히 2030년은 찾아올 것이고, 그때 나는 어딘가에 서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시간에 끝을 생각해보면 중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바로 그 중간에 원하지 않는 어려움과 예상하지 않은 일들이 닥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끝은 존재하고 그때 어떤 모습일지는 내가 계획하는 대로 될 것이다.

지니너스는 2021년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이 과정을 통해 회사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시장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회사의 10년 후 모습을 그려본다. 지니너스는 정밀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코로나19로 더 가까워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로 미래 정밀의료 시장의 강자가 되는 2030년을 기대한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101호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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