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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품은 호텔(1) 파라다이스시티 

세계 거장 작품 품은 현대미술의 메카 

인천국제공항에서 걸어서 15분. 인천 영종도에 자리한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이 구비하고 있는 작품 개수만으로도 주목을 받는 곳이다. 축구장 46개에 달하는 면적에 3000점이 넘는 예술품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 ★ ★ ★: 파라다이스시티 컬렉션 총 3000여 점 - 대표작 알렉산드로 멘디니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데이미언 허스트 ‘골든 레전드’, 쿠사마 야요이 ‘노란 호박’, 김호득 ‘계곡’, 가우스 ‘투게더’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321길 186


▎원더미디엄의 '파라다이스 워크'.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시티는 개관 당시 화제가 됐던 일본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부터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현존하는 가장 비싼 예술가로 꼽히는 미국 작가 제프 쿤스의 작품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 현세대 가장 힙한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카우스의 ‘투게더’ 등 전시장과 다름없는 컬렉션을 자랑한다.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글로벌 아트테인먼트(Art+Entertainment)’라는 호텔 콘셉트에 어울리도록 세계 유명 작가들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할 만큼 신경을 쏟은 결과물이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알레산드로 멘디니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의뢰를 받아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 프루스트 의자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큰 ‘파라다이스 프루스트(Paradise Proust)’다. 한국의 조각보에서 착안해 알록달록하게 디자인됐다. 건물 외벽과 내부 벽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조각보 패턴들도 모두 멘디니가 디자인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작품 배치 또한 조각보처럼 리조트 전체를 감싸도록 구현해 호텔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설계했다.


▎그랜드 디럭스 풀빌라 객실에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 ‘Hazy Gold-Silver Gloss-Frost Blue’.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해외 유명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이 대거 자리한 탓에 값비싼 외국 작품만 있다는 오해를 받곤 하지만, 사실 3000여 점 중 90%가 한국 작가의 작품이다. 방문객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정문 앞 분수에는 한국적 팝아트의 대표 주자 최정화의 거대한 왕관 모양의 작품 ‘영광Glory)’을 설치했다. 방문객 모두를 환영한다는 환대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이 밖에도 이세현의 풍경화 ‘Between Red’, 김창열의 회화 ‘물방울’, 박서보의 ‘묘법 시리즈’, 김호득의 수묵화 ‘계곡’, 이용백 미디어아트 작품 ‘미래는 확실하지 않은 것에서 작은 가능성을 찾아내는 사람들의 것이다’ 등이 호텔 곳곳에 전시돼 있다. 특히 객실이 시작되는 5층부터 11층까지 모든 복도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갤러리처럼 걸려 있다. 층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새로운 전시관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예술을 사랑하는 호텔’을 지향하는 파라다이스시티엔 아예 별도의 미술관도 마련돼 있다. 호텔이 야심 차게 준비한 예술전시공간이자 새로운 아시아 예술의 메카로 떠오르는 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다. 이 공간의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제프 쿤스와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에서 나오는 오라(aura)에 압도된다. 특히 우뚝 솟은 제프 쿤스의 ‘파르네세 헤라클레스(Farnese Hercules)’는 고전 석상과 명화에 게이징 볼을 설치한 게이징 볼 시리즈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프 쿤스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객실에서는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전시가 열린다. 호텔이 보유한 유명 팝아트 작품 30여 점 중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미언 허스트 등 현대미술 거장의 오리지널 작품을 풀빌라 객실 내부에 전시했다. 로열스위트에서는 Ms. Aniela의 작품 Ice Maker, Patrick Schneider의 saint peter’s square(2018)를 감상할 수 있다. 세계적인 예술 작품에 둘러싸여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자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한 것이다.


▎데이미언 허스트 ‘골든 레전드’.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객실에 있는 작품 외에는 대부분이 야외, 로비, 복도 할 것 없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된 장소에 설치돼 있다. 이는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최윤정 이사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최 이사장은 문화예술은 많은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는, 예술 사랑이 남다른 인물이다. 그는 3년 연속(2018·2019·2020) 영국의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남편인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쿠사마 야요이 ‘노란 호박’.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가우스 ‘투게더’. / 사진 : 파라다이스시티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202103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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