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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품은 호텔(2)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한국 작품으로 완성한 호텔의 품격 

세계인이 열광하는 도시 서울의 중심 강남. 그 중심을 지켜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11개월간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1일, 재개관했다. ‘도심 속 럭셔리 비즈니스 호텔’이란 기존의 콘셉트는 유지하되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감성을 더 짙게 칠했다.

★ ★ ★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 컬렉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464점,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776점, 대표작 김창열 ‘물방울’, 박기원 ‘넓이’ 시리즈, 하종현 ‘접합’,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521


▎김창열 화백 ‘물방울’, 하종현 화백 ‘접합’이 전시 중인 로비 & 라운지. /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새로운 인테리어는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1508 London’이 맡았다.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포시즌스 등 특급 호텔 인테리어를 진행한 솜씨로 영국 특유의 우아함과 럭셔리 무드에 한국 고유의 선과 따뜻한 색감을 더해 디자인했다. 객실 인테리어는 소나무를 모티브로 전통 공예품의 진홍색, 도자기의 청자색과 금빛, 수정과 빛깔 등을 사용해 전통미를 살렸다. 로비를 비롯한 주요 공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배치해 통일감을 줬다.

2021년 2월 기준으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보유한 컬렉션은 464점,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은 776점, 파르나 스타워는 11점, 나인트리는 964점. 주로 이 컬렉션을 활용하고 호텔이 보유하지 않은 작품은 일정 기간 대여해 전시하기도 한다.


▎백현옥 작가의 ‘대화’. /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현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는 김창열, 박기원, 하종현, 이숙자, 전준, 김유준 등의 작품 20여 점이 곳곳에 걸려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로비 라운지의 입구에는 올해 초 별세한 추상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의 작품 ‘물방울’이 자리한다. 다른 한쪽 벽에는 한국 단색화 1세대 작가 하종현 화백의 ‘접합’ 작품이 전시 중이다. 그가 살아온 1930~50년대의 흙빛과 가난, 낡은 기와집, 한국전쟁 등의 기억을 고스란히 표현한 작품이다.

이 호텔은 식사가 이뤄지는 공간에도 예술혼을 불어넣었다. 1층 그랜드 키친과 하코네를 잇는 반원형 복도에 한국의 대표 설치미술가인 박기원의 ‘넓이’ 시리즈 6점을 연달아 걸어 공간 전체에 한국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았다. 넓이 시리즈는 한지를 여러 장 겹친 장지 위에 유화물감으로 색을 내 한국 특유의 정서와 사색을 전달한다.


▎전준 작가의 ‘소리, 만남’. /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바로 옆에 자리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도 특별한 전시를 개최 중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전시, 아트페어가 축소돼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객실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벤트다. 신진 팝 아티스트 잭슨 심(Jackson Shim)의 3000만원 상당 작품 5점을 일반 객실의 2배 넓이인 비즈니스 스위트룸에 전시했고, 객실 창문엔 잭슨 심이 직접 그림을 그려 완벽한 갤러리를 표방했다. 프라이빗한 갤러리에서의 하룻밤은 그간 예술에 목말랐던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전시 중인 팝 아티스트 잭슨 심과 그의 작품들. /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세계인의 도시 서울 강남에서, 한국인의 작품으로 전통미를 내세워 투숙객을 끌어들이는 이 호텔의 반전 전략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잭슨심이 직접 객실의 창에 그림을 그려 프라이빗 갤러리를 완성했다. /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202103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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