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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봇산업 이끄는 혁신기업] 아톰에서 휴보까지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삶을 한순간에 격리, 마스크, 거리두기 같은 낯섦에 적응하게 만들었다. 팬데믹 종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백신과 치료제가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떠올랐고, 언제나 그랬듯 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초유의 바이러스 사태가 끝나더라도 우리의 삶이 이전과 똑같아지리라고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여전히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닌 또 다른 바이러스가 예기치 못한 공격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김진오 광운대학교 로봇학부 교수는 한국로봇산업협회 기고에서 “4차 산업혁명은 ‘개인 존중’이라는 꿈의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출발했지만, 코로나19가 모든 상황을 바꿔놓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바이러스는 모든 인간의 삶과 일터의 공간을 축소했다. 비대면과 재택근무는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로부터의) 안전과 공간의 자유를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기술이 바로 로봇”이라고 강조한다. 밀접접촉을 꺼리는 카페에서 로봇이 서빙을 하고, 가정에선 로봇청소기가 청소 노동의 고통에서 인류를 해방시킨다.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타야만 했던 항공촬영이 불과 수십만원대 드론으로 대체됐고,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대재난 현장에 로봇이 투입돼 인간의 생명을 구한다.

로봇은 이미 1950년대부터 자동차 공장을 중심으로 산업 제조 현장에서 인간의 손을 대신해왔다. 밀레니얼을 거쳐 2020년대 들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센서, 바이오 기술까지 결합해 어릴 적 SF 만화에서나 보았던 휴머노이드의 등장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은 이미 로봇 강국이다. 2000년대 초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로봇청소기가 가장 보편화된 나라이기도 하다. 산업현장에서 쓰는 제조용 로봇(manipulator)은 인간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작업하는 협동로봇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로봇산업은 전문서비스용 로봇과 로봇부품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매출과 생산이 각각 전년 대비 5%, 1.4% 성장해 매출액 5조8019억원, 생산액은 5조642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도 로봇산업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지능형 로봇 실행 계획’을 발표해 돌봄로봇, 웨어러블로봇, 의료로봇, 물류로봇 등 4대 서비스 로봇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포브스코리아가 한국 로봇산업을 이끄는 기술 첨병들을 만났다. 세계 재난구조용 로봇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복강경수술 로봇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미래컴퍼니, 로봇청소기에서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 유진로봇이 그 주인공이다. 로봇업계 관계자들은 스스로를 “로봇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미래를 그려가는 이들의 행보가 자랑스럽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104호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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