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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세일럼, 억만장자들이 모여 사는 시골 

 

게이츠 가문이 2018~20년 3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주고 사서 딸 제니퍼에게 증여한 노스 세일럼의 농장은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밀스 로드를 양옆으로 감싸고 있다. 빌 게이츠의 딸 제니퍼는 뉴욕주 노스 세일럼의 승마 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슈퍼리치들이 커뮤니티를 이루어 사는 조용한 시골 마을, 노스 세일럼에 대해 알아보자.
빌 게이츠 부부의 딸 제니퍼 게이츠(25)가 2021년 10월 나엘 나사르와 결혼했다. 예식이 거행된 곳은 뉴욕주 노스 세일럼에 있는 59만841㎡ 면적의 소유지다. 둘의 결혼이 거행된 곳으로 알려지면서 목가적인 웨스트체스터 마을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억만장자의 시골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88㎞ 떨어진 곳에 있다. 카운티에 있는 농지 절반 이상이 이곳 노스 세일럼에 있다. 59.5㎢에 걸쳐 있는 마을의 면적은 맨해튼섬과 거의 비슷하지만, 목초지를 한가로이 거니는 수많은 말과 알파카를 제외하면 이곳의 인구는 5200명밖에 되지 않는다.

대지는 광활한데 사람은 별로 없어서인지, 노스 세일럼은 수십 년 전부터 ‘승마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노스 세일럼에만 56개가 넘는 승마장이 있고, 이 중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올드 세일럼 팜도 있다. 그래서인지 노스 세일럼에는 전원생활의 매력에 끌린 월스트리트 거물과 셀럽들이 오래전부터 모여들어 커뮤니티를 이루었다.

장애물 뛰어넘기 선수로 좋은 기량을 선보였던 제니퍼 게이츠는 이곳에 자신의 에버게이트(Evergate) 승마 훈련소 전초기지를 세웠다. 게이츠의 마구간이 있는 곳에서 길 위로 4.8㎞쯤 올라가면 동료 승마선수이자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했던 조지나 블룸버그의 별장이 나온다. 조지나는 미디어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딸이다. 다른 억만장자 주민들로는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밀워키 벅스 공동구단주 제이미 디넌과 웨슬리이든스, 헤지펀드 억만장자 글렌 더빈 등이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리처드 기어가 울워스 상속자의 소유지를 980만 달러에 조용히 매입하며 전설적인 심야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 디즈니 작곡가 앨런 멩컨 등 유명인들과 이웃이 됐다.

주민들이 서로의 사생활을 지켜준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노스 세일럼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이웃의 돈이 얼마나 많은지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마을 부의장인 피터 카멘스타인이 말했다.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곳이죠.”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시골 마을 노스 세일럼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1974년에는 토지 소유주들이 노스 세일럼 오픈랜드 재단을 조직해 347만2202㎡의 필지를 매입한 후 202만3428㎡에 대한 토지보전지역권(conservation easements)을 확보했다. 재단은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소유한 수백만장자 브루스 콜리, 타깃의 상속자 던칸 데이튼 등 마을 부유층 주민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 주민은 마을 이사회에도 소속되어 있다

데이튼의 경우 게이츠 가족에게 56만6559㎡ 필지를 직접 매도하기도 했다. 석유화학 기업 트랜스암모니아 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인 로날드 스탠튼이 2016년 사망했을 때, 그의 이웃이었던 디넌과 금융가 스티브 래트너는 다른 사람이 소유주로 들어와서 땅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드넓은 땅을 서둘러 인수했다는 뉴스도 있다. 토지보전지역권이나 농업 면세조건을 확보해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이 지역에 슈퍼리치들을 불러 모은 원인이 됐다.

“모두가 노스 세일럼을 소중히 여긴다”고 오랜 주민이자 마을관리계획 이사장인 신시아 커티스가 말했다. “이곳의 주민이 될 것을 선택하고 대규모 토지를 매입해준 이들이 없었다면 마을 경관을 이 정도로 보존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참조: 필자 또한 노스 세일럼의 작은 마을 크로톤 폴스의 주민이다.

노스 세일럼에서 토지를 구입한 슈퍼리치는 누구일까?

조지나 블룸버그 Georgina Bloomberg

뉴욕시장으로 당선되기 1년 전인 2001년, 마이클 블룸버그는 세일럼 선샤인 에스테이트를 365만 달러에 매수했다. 당시 17살이었던 딸 조지나를 위해서였다. 미국 최초의 서커스 공연단 중 하나인 노스 세일럼 서커스가 있었던 부지 옆에는 조지나가 승마를 배우며 자란 올드 세일럼 팜(Old Salem Farm)이 있다. 이후 블룸버그 가족은 더 많은 땅을 매입해 새로운 마구간, 관리인의 집, 수영장, 테니스 코트, 실내 승마장 등 시설을 구축하는데 총 2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기만 오면 사생활을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안정감이 들고 행복해요.” 2019년 촬영된 동영상에서 조지나 블룸버그(38)가 한 말이다. “노스세일럼에는 말이 아주 많아요. 그것 말고는 별로 볼 게 없죠.” 2015년 팬아메리칸게임에서 미국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참여해 단체전 동메달을 받은 그녀는 현재 아들과 함께 고담 노스에서 살고 있다. 유기 동물을 구조해서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데, 덕분에 강아지 9마리, 소 2마리, 당나귀 2마리, 염소 1마리, 돼지 1마리, 수탉 1마리, 무엇보다 아주 많은 말이 농장에서 한 가족이 되어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 “불문율이 하나 있습니다.” 그녀가 네 발 달린 가족 구성원들에 대해 말했다. “사람이 식사하기 전에 동물부터 먹여야 한다는 것이죠.” 많은 동물을 키우고 있는 데다 실제 농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는 이곳의 많은 주민들과 달리 단 한 번도 농업 면세를 신청한 적이 없다.

제니퍼 게이츠 Jennifer Gates

2021년 10월 프로 승마선수 제니퍼 게이츠가 동료 나엘 나사르와 멋진 결혼식을 올렸다. 환상적인 결혼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노스 세일럼이라는 완벽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 리셉션은 광대하게 펼쳐진 녹색 벌판 위 유리 건물 안에서 진행됐고, 콜드 플레이와 폴 매카트니, 앨리샤 키스가 공연을 했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 부부는 수년 전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그림처럼 아름다운 밀스 로드 부근의 부지를 3400만 달러에 매입한 후 승마선수인 딸에게 증여했다. 부부는 2018년 타깃 상속자이자 카레이서인 던칸 데이튼에게 1600만 달러를 주고 주변 농지 50만1810㎡를 추가로 매입했고, 다시 수개월 후에는 바로 옆집을 250만 달러에 매입했다. 매물로 나오지도 않은 집을 사기 위해 2008년 거래가격의 3배를 주고 사들였다고 한다. 2020년 9월에는 사생활을 더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12년 전 매입가의 18배인) 1500만 달러를 던칸에게 주고 길 건너 땅 8만9030㎡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렇게 여러 차례에 걸쳐 하나씩 확보한 땅 위에서 제니퍼의 결혼식이 거행됐다.

콜리 가문 The Colley family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소유주 유진 콜리와 그의 아내 로이스는 노스 세일럼에 있는 콜로니얼 양식의 주택을 30여 년 전 매입했으며, 수년째 노스 세일럼의 사냥 시즌을 이끌고 있다. 유진과 그의 아들 브루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사냥클럽 골든스 브리지 하운드(Golden’s Bridge Hounds) 마스터이기도 하다. 유진 콜리는 (현지인들이 경주로라고 생각하는) 백스터 프리저브 루프(Baxter Preserve Loop) 46만1341㎡를 매입한 후 1979년 노스 세일럼 오픈랜드 재단에 기부한 사냥클럽의 회원이다. 폴로 경기를 아주 좋아하는 브루스 콜리는 앤드루 쿠오모의 아내 케리 케네디와 염문설이 불거져서 둘의 결혼을 깬 사람으로 한동안 유명세를 치렀다. 2015년에는 당시 83세였던 로이스 콜리가 가문이 소유한 대농장 윈드스웹트 팜(Windswept Farm)의 일용직 노동자에게 둔기로 맞아 숨지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22년 복역 후 가석방 신청이 가능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래리 핑크와 로리 핑크 Larry and Lori Fink

세계 최대 자산관리사 블랙록의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래리 핑크와 승마를 즐기는 그의 아내 로리는 2004년 배우 스탠리 투치가 소유하고 있던 핀치 팜(Finch Farm)을 370만 달러에 매수했다. 이후 부부는 작고한 동화 작가 모리스 센닥이 소유했던 필지를 포함해 총 7개 필지를 추가로 매입했고, 2019년에는 540만 달러를 주고 마을 부의장 피터 카멘스타인의 소유지 11만74㎡를 인수했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부부는 헛간 리모델링, 침실 2개를 갖춘 게스트하우스 건축에 최소 6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100만 달러를 추가로 들여 수영장과 카바나를 만들었다. 블랙록 공동설립자 랄프 슐로스타인도 노스 세일럼에 주택을 가지고 있다.

리처드 기어 Richard Gere

리처드 기어(72)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2021년 1월 노스 세일럼의 유서 깊은 사유지 10만5218㎡를 1000만 달러에 매수했다. 영국식 대저택에서 영감을 받아 조지 왕조 시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장엄한 주택은 1934년 유명 건축가 모트 슈미트가 울워스 가문의 상속자를 위해 지은 건축물이다. 저택은 리모델링을 거쳐 헬스장과 와인 셀러, 야외 수영장을 가진 공간으로 거듭났으며, 온실로 사용됐던 공간에는 좁고 긴 실내 수영장이 들어섰다.

재니스 멩컨과 앨런 멩컨 Janis and Alan Menken

디즈니 영화 24편의 음악을 작곡하고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영화음악으로 아카데미 8관왕에 등극한 유명 작곡가 앨런 멩컨(72)은 아내 재니스와 함께 노스 세일럼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부부가 보유한 19만8295㎡ 부지에 자리한 저택 정문에는 용이 조각되어 있고, 정원에는 미로가 있으며, 10만 달러 넘게 들여 만든 일광욕실의 바닥에는 반려동물로 키우는 거북이들을 위해 난방장치도 설치했다. 멩컨은 이 저택 내 스튜디오에서 [마법에 걸린 사랑] 속편과 [미녀와 야수] 프리퀄을 비롯해 다음 작품 음악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킴 가문 The Hakim Family

하킴 가문이 1994년부터 소유하고 있는 48만5622㎡ 면적의 마술 경기장 올드 세일럼 팜(Old Salem Farm)은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억만장자 상속녀 군단 조지나 블룸버그와 케이티 디넌, 제니퍼 게이츠 모두 이곳에서 경기를 치렀다.) 원래 있었던 헛간은 1964년 은퇴 경찰관들이 지은 것이고, 1981년부터 1984년 초까지 배우 폴 뉴먼과 조안 우드워드가 농장을 잠시 보유하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승마 시설이 지어진 때는 1990년대다. 195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부동산 개발자 캄란 하킴이 1990년대에 올드 세일럼 팜과 바로 옆 토지를 매입한 후 수백만 달러를 들여 지금의 승마 시설을 지었다. 하킴 가문은 2013년 1490만 달러를 주고 115만7400㎡ 면적의 그랜드 센트럴 팜(Grand Central Farm)을 추가로 구매해 승마장으로 관리하고 있다. 농장 안에는 2043㎡의 마구간 복합시설이 있는데, 이 땅은 노스 세일럼 마을 의장이자 금융가였던 폴 그린우드가 증권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연방정부가 몰수했다.

친 추 Chinh Chu

사모펀드사 블랙스톤의 공동대표였던 친 추는 자신이 직접 세운 투자사 CC 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1년 425만 달러를 주고 이곳에 있는 13만6783㎡ 저택과 토지를 매입했다. 매입 후에는 다시 엄청난 돈을 들여 무도회장과 일본식 정원, 테니스 코트 등을 추가하는 등 리모델링에 나섰다. 자신이 수집한 차량이 모두 들어갈 만큼 넉넉한 차고와 집라인 공사를 위해 추가로 23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집라인 설치는 그렇게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던 것 같다. 2019년 여름 그의 저택에서 파티가 열렸을 때 세르비아계 모델 시모나 아드레직이 집라인을 타다가 나무를 들이받으면서 골반 쪽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집라인은 철거됐다.

데이비드 레터맨 David Letterman

심야 인기 토크쇼 [레이트나이트 쇼] 진행자 레터맨은 1994년 노스 세일럼 농지 35만6123㎡를 매수했다. 농지 안에는 침실 7개와 벽난로 6개, 수영장을 갖춘 771㎡ 면적의 주택이 있다. 2007년 레터맨은 바로 옆에 있는 8만937㎡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동네 조깅을 즐기는 레터맨은 아들이 지역 주니어 야구리그에 참가했을 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에바 더빈과 글렌 더빈 Eva and Glenn Dubin

택시기사의 아들로 태어난 글렌 더빈은 투자사 하이브리지(Highbridge)를 공동 창업한 후 2004년 JP모건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엄청난 부자가 됐다. 보존 중심 정책 덕분에 유지되는 광활한 목초 지대와 조용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맨해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노스 세일럼의 장점에 매료된 그는 내과의사이자 미스 스웨덴 우승자였던 아내 에바와 함께 총 1200만 달러를 들여서 2007년과 2008년에 노스 세일럼 저택과 토지 111만2885㎡를 매수했다.

※ 제니퍼 게이츠는 다수의 승마대회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으며, 2017년과 2018년 네이션스컵 대회에 미국 국가대표로 참여했다.

- Luisa Kroll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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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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