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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감독, 억만장자가 되다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감독이 설립한 시각효과 전문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Weta Digital)이 대박을 터뜨렸다.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 [천상의 피조물(Heavenly Creatures](1994년) 특수효과를 위해 뉴질랜드에서 공동 창업한 웨타 디지털은 이후 [울버린](2013년), [레이디와 트램프](2019년) 리메이크작 등의 컴퓨터 그래픽 영상(CGI)을 작업하면서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특수효과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그런 웨타를 11월 10일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 유니티 소프트웨어(Unity Software)가 16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수 계약 규모를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잭슨 감독은 회사 매각을 통해 억만장자로 등극하게 된다.

뉴질랜드 금융당국에 제출된 기업정보 보고서를 보면, 잭슨은 자신의 라이프 파트너 프랜 월시와 공동으로 웨타의 지배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뉴욕증시 상장사 유니티는 1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나머지 금액은 주식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면 [킹콩](2005년)과 [호빗] 3부작(2012~14년)에서 직접 감독을 맡았던 잭슨은 현금 6억 달러, 주식 3억7500만 달러를 매각 대금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보너스까지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보통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잭슨 감독은 미국에서 동일한 인수 대금을 받는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다.

사실 잭슨 감독은 웨타 매각 전에도 이미 부자였다. 취재원에 따르면 잭슨은 [반지의 제왕] 3부작(2001~2003년)을 개봉할 때 편당 1000만 달러를 받았으며, 박스오피스 수입의 10% 이상을 추가로 받았다. [반지의 제왕] 3부작 시리즈는 말 그대로 대히트였다.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수상이라는 최고의 영예와 함께 총 17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입은 총 30억 달러에 달했다. [반지의 제왕] 프리퀄 격으로 개봉된 [호빗] 3부작은 잭슨에게 더 두둑한 돈다발을 안겨주었다.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잭슨 감독은 편당 2000만 달러, 박스오피스 수입의 20%를 받았다. [호빗] 시리즈 또한 전 세계에서 30억 달러 수입을 올리며 전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웨타는 잭슨 감독이 1993년 제이미 셀커크, 리처드 테일러와 함께 공동 창업했다. 케이트 윈슬렛의 영화 데뷔작 [천상의 피조물] 시각효과 작업을 위해서다. 스튜디오는 1990년대 말부터 다른 영화의 CG 작업도 맡기 시작했다. 1997년 개봉한 SF 영화 [컨택트]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잭슨 감독과 웨타 디지털이 진정한 시각효과 장인으로 인정받은 계기는 [반지의 제왕]이다. 배우 앤디 서키스의 움직임을 모션캡처로 잡아서 ‘절대반지’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호빗에서 괴물로 변한 후 연신 “내 보물(my precious)”을 외치던 골룸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 덕분이다. 웨타는 영화 속에서 수천 명이 출연한 전투를 연출하기 위해 CGI 기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전투 장면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유니티가 거금을 주고 인수한 대상은 웨타의 시각효과 툴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웨타의 엔지니어 275여 명이다. 인수 계약이 마무리되면 웨타가 가진 이들 핵심 자산은 유니티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유니티의 최종 목표는? 웨타가 개발한 시각효과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전 세계 크리에이터에게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이다. 모두를 지배할 ‘절대 소프트웨어’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 웨타는 모션캡처와 시각효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설 속 골룸을 현실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골룸 마스터즈 버전과 함께 사진을 찍은 피터 잭슨 감독.

- lisette voytko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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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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