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중 80%가 B2B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 100대 성장기술기업(Growth Tech 100) 목록에서도 B2B SaaS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 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B2B SaaS 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39%를 기록했다.국내에서도 B2B SaaS 회사들이 계속 탄생하며 성장해왔는데, 이런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적으로 더욱 가속화됐다. 화상미팅 솔루션, 기업 채팅 솔루션, 데이터 솔루션 등 지금까지 기업 내부에서 구축하거나 임베디드(embedded) 방식으로 활용해왔던 솔루션들 대신 클라우드 베이스의 SaaS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환경 세팅, 비대면 미팅 등을 위해 하나씩 도입하는 추세다. 보안 이슈 때문에 도입을 꺼리던 기업들도 SaaS에 대한 거부감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B2B SaaS 비즈니스는 선점 사업이다. 일반 소비자를 타깃팅하는 B2C SaaS와 달리 B2B SaaS는 기업 간 거래다. 이 때문에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상 빠른 테스트와 적용(Lean)을 마친 제품을 시장에 내놓거나 테스트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초기 B2B SaaS는 탄탄한 제품을 구축해 판매하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예를 들어 시장에 어떤 제품이 필요하고, 기업이 그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1년 동안 제품을 탄탄히 만든다. 이후 첫 번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찾아가면 레퍼런스부터 묻게 마련이다. 기업은 절대 첫 번째 실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어려운 설득 과정을 거쳐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구축했다면 이제 고객사의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그런데 만약 유사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를 찾아가서 실무자가 혹할 만한 서비스를 제안하더라도 의사결정권자가 승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확장하기 어려운 초기 B2B SaaS 기업들이 제품을 시장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영업적 사고보다 마케팅적 사고에 초점을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