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0년 차에 접어든 천진혁 널리소프트 대표는 개인사업자의 세금 신고를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해결하는 SSEM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100만 명 넘는 가입자가 기술이 주는 편리함에 환호한다. 잘나가던 개발자가 샐러리맨에서 창업가로 변신한 건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짜릿한 경험 때문이었다.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사업자 등록 및 부가가치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사업자 등록 건수는 995만 개다. 이 중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수는 얼마나 될까. 864만8000명, 전체 사업자의 86.9%에 달한다. 지난해 신규 사업자 등록 수, 즉 새로 창업한 사람도 개인사업자 비중이 전체의 89.9%(114만7000명)를 차지했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프리랜서를 200만 명으로 추산해 더하면, 전체 개인사업자 수는 1000만 명에 달한다. 단순화하면 대한민국 국민 5분의 1이 개인사업자인 셈이다.압도적인 규모에 비해 사업 성과는 영세하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84%가 연 매출 1억원 이하에 그치고, 76%는 1인 사업자다. 수천억대에서 조 단위 매출과 이익을 올리는 법인사업자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손 쳐도 모든 사업은 경영일 수밖에 없다. 작은 동네 식당이라도 영업부터 시작해 거래처 관리, 대금 지급과 수납, 세금계산서 발행, 직원 관리, 인건비 지급·신고, 장부 기장, 공과금·세금 납부 등 해야 할이 많다. 그리고 대개는 사장님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한다.누군가 나 대신 귀찮고 어렵고 힘든 일을 완벽히 처리해준다면?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명확히 짚어내고 이를 해결한다면? 천진혁 널리소프트 대표는 개인사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한 지점을 찾아냈다. 바로 세금 신고다. 천 대표가 지난 2019년 내놓은 SSEM은 개인사업자의 세금 신고를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매년 1월과 7월 하는 부가세 신고, 5월의 종합소득세 신고가 SSEM 안에서 한 번에 해결된다. 온갖 장부를 끌어안고 끙끙거리지 않아도, 적지 않은 돈을 들고 세무사를 찾지 않아도 된다.
앱 하나로 끝내는 세금 신고2019년 1월 부가세 신고 시즌에 맞춰 등장한 SSEM은 이듬해 다운로드 건수 10만(구글 플레이 기준)을 넘었고, 2022년 들어선 100만 건을 돌파했다. 천 대표는 “100만 다운로드 이후에는 해당 지표를 보지 않는다”며 “더 중요한 건 가입자 수”라고 말했다.앱 론칭 첫해인 2019년 6000명 수준이었던 SSEM 가입자 수는 2020년 5만 명, 2021년 8만5000명을 거쳐 2022년 26만 명, 2023년 80만 명에 이어 올해 5월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실제 국세청 홈택스에 연결된 인증 사용자는 85만 명에 이른다. 전체 누적 가입자 중 67%가 2023년에 가입해 급격한 J커브를 그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평점도 5년 연속 4.8 이상이다.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를 타깃으로 한 시장은 그동안 주류 비즈니스로 자리 잡지 못했다. 2010년 이후 핀테크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래 금융 비즈니스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해 P2P 대출, 페이먼트, 금융투자 등 새로운 서비스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하지만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핀테크 서비스들은 2016년 이후에야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창업 때나 지금이나 개인사업자 시장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는 손에 꼽을 정도예요. 왜? 돈이 안 된다는 선입견 때문이죠. 우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대로 쓸 만한 걸 못 만들어서라고 판단했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 그걸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어요.”세무사 고용이나 증빙서류 발급 등 세금 신고에 드는 부대 비용을 납세협력비용이라 한다. 국내 개인사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은 연 4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매번 바뀌는 세법은 복잡하기만 하고, 이런저런 절세 노하우를 몰라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기도 한다. 신고를 잘못해 가산세 폭탄이라도 맞게 되면 치밀어 오르는 화가 이만저만 아니다. 1년에 무조건 세 번은 해야 하는 부가세·종합소득세 신고는 세무사 대리 비용을 10만원으로만 잡아도 연 30만원이 넘어간다. 연간 세무 대리 비용은 150만원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세 개인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밖에 없다.SSEM은 이들이 아파하는 부위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연회비나 구독료 같은 고정비용 없이 한 건당 3만3000원만 결제하면 세금 신고가 완료된다. 부가세·종합소득세 신고를 연 9만9000원에 해결할 수 있다. 테이블 몇 개 둔 작은 식당 사장님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서비스일 수밖에 없다.“개인사업자에게 세금이란 ‘그냥 내야 하는 돈’이에요. 내가 얼마를 내야 하는지 모르니 매번 ‘얼마나 낼까’하는 걱정뿐이죠. 세금을 내고 나서도 ‘혹시 더 낸 건 아닌가, 손해 본 건 아닌가’ 하는 짜증이 남아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죠. 이걸 풀어내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SSEM은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 세금 신고에 필요한 자료를 자동으로 수집한다. 이어 모든 세금 혜택을 자동 적용해 내가 내야 할 세금을 알려준다. 여기까지는 100% 무료다. 세금 신고액을 확인한 후 신고 완료를 눌러야 비로소 3만3000원이 결제된다. 천 대표는 세무사 대리 비용 대비 대략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건비 신고’도 개인사업자들에겐 힘들게 넘어야 할 허들이다. SSEM은 직원 1인당 매월 4400원의 비용으로 인건비 신고도 처리해준다. 공공에선 국세청 홈택스, 민간에선 세무사들이 독점했던 영역을 천 대표와 SSEM이 소프트웨어로 해결해준 셈이다. ‘소프트웨어로 사업을 쉽게 만든다’는 널리소프트의 기업 미션은 천 대표가 가려 하는 사업 방향을 분명하게 가리킨다.
개발자 커리어의 쉼 없는 변신‘알고리즘 세금신고’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SSEM이 처음 등장한 건 2019년이다. 널리소프트 창업은 이보다 5년 전인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년여의 격차에 대해 천 대표는 “무수한 삽질 끝에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낸 것”이라며 웃었다.2013년 퇴직 전까지 천 대표는 잘나가는 직장인이자 개발자였다. 기업 자금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인 웹케시에 병역특례로 입사한 이래 줄곧 14년을 일했다. ‘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 입사해 스스로 “개발자 커리어의 끝을 봤다”고 말할 정도로 회사 일에 빠져 살았다. 그가 말한 ‘수많은 삽질’의 시작이었다.“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하셨던 아버지 영향으로 또래보다 컴퓨터를 빨리 접했죠. 플로피디스켓을 15장씩 들고 용산전자 상가에 가서 게임을 다운받아 컴퓨터에 설치하곤 했어요. 10번 하면 5번은 에러가 나는 바람에 매번 두근두근했었죠.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 요즘 말하는 코딩을 독학했던 것 같아요.”조립식 PC 사양 업그레이드와 코딩에 빠져 살았던 ‘용산 키즈’였지만, 대학은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산림자원학을 택했다. 전공에 큰 관심이 없던 컴퓨터 마니아에게 1990년대 중반부터 불어온 닷컴 붐은 완전히 다른 신세계였다.“2000년 즈음으로 기억해요. 한동안 개인 홈페이지 제작에 빠져 살았어요. 밤새 포토샵 작업에 매달릴 정도로 진심이었죠. HTML을 익히고 나니 퀄리티도 높아졌어요. 어릴 때 겪은 일들을 지금으로 치면 웹소설 식으로 올렸는데, 독자들도 꽤 있었죠. 그런데 이걸로 병역특례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당시는 개발자라는 말조차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천 대표 역시 “스스로도 개발자라는 정체성 자체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초기 스타트업이었던 웹케시가 사업 방향에 눈뜬 건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인터넷뱅킹이었다. 창구에 의존하던 은행 업무가 온라인에서 구현되는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한 혁신이었다.“은행의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SI 작업이 시작이었어요. 특히 기업용 인터넷뱅킹 구축에 참여했는 데, 개인 뱅킹과 기업 뱅킹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죠. 당시 경험으로 결제나 승인 같은 기업의 자금관리 개념을 배울 수 있었어요.”건실한 회사원이 가치와 철학에 눈뜬 개발자로 진화한 건 2007년 들어서였다. 한 백화점의 자금관리 솔루션 개발이 시작이었다. 각 지점의 매출을 그날그날 서울 본사로 옮기는 작업인데, ‘평잔계약’이라 해서 지점별로 상당액의 자금을 계좌에 남겨놓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본사 재무팀에서 이 업무만 담당하는 인원이 10여 명 배정돼 있었고, 오류가 생기면 OTP 기기와 보안 파일을 들고 은행으로 달려가기 일쑤였다.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으로 한 방에 해결하자 백화점 직원들, 즉 고객의 탄성이 터져나왔다.“워낙 중요한 작업이었고 변수도 많으니 개발자, 즉 제가 한 달 동안 출근하듯이 고객사와 함께 일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며 환호하더군요. 내 일이 실제로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바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체감했죠.”2010년 들어선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프로그래밍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프레임워크 개발에 나선 것. 기업 자금관리라는 회사의 사업 방향과는 결이 달랐지만, 전사 업무 효율을 제고하겠다고 설득해 경영진의 허락을 받아냈다. 기존엔 없던 프로덕트를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완결까지 해낸 최초의 경험이었다. 천 대표는 “개발자로선 끝까지 갔다고 본다”며 “이전과는 다른 완전한 몰입이었다”고 돌이켰다.단순한 개발자나 프로그래머에 그치지 않는 변신과 도전은 계속됐다. 2012년, 이제 막 문을 연 자회사로 전근을 자처했다. 금융권 SI 프로젝트는 이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업무였지만, 한 기업이 새로 조직되고 자리잡는 과정을 익히겠다고 마음먹었다. 조직 세팅부터 인사관리(HR), 원가관리, 재무관리 등 기업 빌딩과 경영과정을 몸으로 익혔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를 찾다“2013년 퇴사했어요. 회사에서 인정받았고 한때는 임원이나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꿈도 꿨죠. 10년 정도 지나니 회사는 성장했고 시장에 안착했는데, 제 꿈과 회사의 비전이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프트웨어가 세상에 주는 임팩트, 그걸 재현하고 싶다는 갈증이 가시질 않더군요. 창업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죠.”2013년 퇴사 후 2104년 곧장 ‘널리소프트’란 사명으로 창업에 나섰다. 첫 작품은 품질보증(QA)을 돕는 소프트웨어였다. 특정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하는지 확인해 캡처하는 ‘증적’ 작업을 자동화한 솔루션이었다. 시장 반응도 좋았다. 한 시중은행은 미처 개발이 완료되기 전부터 도입을 확정할 정도였다. 2015년 은행에 첫 납품이 이뤄졌고, 직원 5명이 그해에만 1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회사를 차린 이상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예상대로 잘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항상 ‘애매하게 잘될 때’예요. 1년 정도 해보니 시장의 크기를 알겠더군요. 국내 시장을 다 장악한다 해도 최대치가 200억원 정도였어요. 그 정도 사업을 하려고 회사를 나온 건 아니었어요. 다시 한번 방향을 바꿔야 했죠. 2016년 11월에 피버팅을 결정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선택이었죠.”개발자용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본 천 대표는 본격적인 금융 B2C 서비스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때까지 번 돈으로 1년간 버티며 결과물을 만들어내자고 CTO와 다짐했고, 1000만 명에 달하는 개인사업자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업, 즉 법인사업자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같은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는 데 비해, 개인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플랫폼은 전무했다. 개인사업자 전용 자금관리 소프트웨어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자의 모든 계좌, 카드 결제 내역, 거래처 결제 내역, 매출과 비용 등을 앱 하나에서 모두 보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한 실패였어요. 앱스토어에 올리기 전, 사장님들께 먼저 보여드렸죠. ‘멋지네, 수고했네, 그런데 난 바빠서 이만’ 같은 반응 일색이었어요. 이미 사장님들 머릿속엔 우리가 보여주려 했던 정보들이 다 들어가 있던 거죠. 워낙 작은 가게들이니까요. 오늘 얼마를 벌었는지는 포스기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고, 비용관리, 원가관리, 마진율 같은 것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했어요. 개발자들의 전형적인 탁상공론이 빚어낸 참사였죠. 이 정도로는 턱도 없구나. 정말 많이 배웠어요.”‘고객을 몰랐다.’ 그동안 자금관리 앱 개발에 들인 공이 이 한마디 앞에 무너졌다. 당장 작은 가게 사장님들부터 찾아다녔다. 함께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그들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캐물었다. 사업자 1000만 명 중 n%가 만족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내 앞에 선 고객 1명이 감탄하는 서비스가 진짜라는 기준을 새로 세웠다.“개인사업자 대부분이 겪는 스트레스가 세무 신고였고, 그때까지 아무도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세금 신고를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지식과 공식을 소프트웨어로 풀어내면 된다고 생각했죠.”앱 하나로 세금 신고를 끝내자는 천 대표의 제안에 창업 동료인 CTO는 “좋은 생각”이라며 “열심히 하면 10년 후쯤에는 가능하겠다”고 답했다. 세금 계산과 신고가 한 번에 가능한 앱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었다. 그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던 기술적 포인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CTO에게서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일주일만 달라”는 답변을 얻어냈다.“일주일 뒤에도 연락 없으면 실패한 줄 알라더군요. 마지막 날 밤 10시 15분에야 외계어가 잔뜩 쓰인 메시지가 왔죠. ‘된 것 같다’는 말에 당장 다음 날 회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어요.”핵심 기술을 검증한 CTO의 설명으로 시작된 회의는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빼곡하게 채우며 4시간 넘게 쉬지 않고 이어졌다. 그때 만든 계획과 비전이 현재 SSEM 서비스에 오롯이 담겼음은 물론이다.
“소프트웨어로 사업이 쉬워집니다”2017년 본격적으로 SSEM 개발에 착수한 천 대표는 2018년 베타테스트를 거쳐 2019년 1월 정식 론칭에 성공했다. 1차 아이템 개발 과정에서 놓친 ‘사장님 피드백’은 필수였다. 2017년 7월 부가세 신고 기간에는 몇몇 사장님의 세금 신고를 직접 앱으로 실현했다. “이게 된다고?”부터 시작해 “미쳤다, 대박이다” 심지어 “투자할 수 있느냐” 같은 반응들이 쏟아졌다.“올해 5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었어요. 800만 개인사업자를 놓고 보면 이제 좀 시장에 알려진 정도죠. 시장 끄트머리에 살짝 안착했달까요.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자영업자의 75%가 월 수입이 100만원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이분들이 한 달에 10만원씩하는 세무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죠. 이 문제를 풀 방법은 소프트웨어밖에 없어요.”과거와 달리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상의 금융 서비스·플랫폼은 최근 새롭게 각광받는 분야로 떠오르는 중이다. SSEM을 비롯해 몇몇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며 사업적 가능성도 증명해내고 있다. 천 대표는 사업 영역 확대와 발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은 가게의 행복’이라는 선문답 같은 답을 내놨다.“빈티지 엘피숍에 몇 명이나 몰리겠어요. 개성 있는 작은 가게가 많아져야 그곳을 찾는 개인의 행복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가게 역시 사업장인 만큼 경영관리가 필요해요.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하죠. 그분들이 꼭 겪어야 하는 일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가장 정확히 해내자는 게 우리의 미션이에요. 세금 이슈의 종착지는 결국 ‘가장 적은 세금’을 내는 거라 봐요. SSEM이 가는 방향도 온전히 거기에 맞춰져 있죠. 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게 실현되면 더 큰 사업적 기울임이 있을 거예요.”천 대표는 “위대하고 큰 회사를 만드는 건 우리 사업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데 초집중하고, 회사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이 쉬워지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수많은 ‘삽질’ 끝에 정립한 10년 차 창업 CEO의 목표다.-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