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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인터뷰]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 – 김별 

“랜덤플레이댄스에 챌린지 더하니 단숨에 주목받아” 

신윤애 기자
어린아이부터 부모까지 한데 모여 춤을 추는 랜덤플레이댄스. 이 무해하고 유쾌한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는 랜덤플레이댄스라는 트렌드에 힘입어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노래가 시작되자 원형으로 모여 있던 사람들이 뛰어나와 춤(커버댄스)을 추기 시작한다. 자신감 넘치고 절도 있는 동작들이 합을 이룬 멋진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노래가 바뀌면 바다로 돌아가는 썰물처럼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간다. 무작위로 노래가 흘러나오는 두어 시간동안 이 광경은 수십 번 반복된다.

최근 유행하는 랜덤플레이댄스 이야기다. K팝 팬들이 노래를 틀어두고 단체로 커버댄스를 추던 문화가 좀 더 대중화된 모습이다. 주로 광장, 시장, 놀이공원 등 인파가 북적이는 공간에서 진행되며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성행 중이다.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는 랜덤플레이댄스를 기획, 주최하고 영상으로 촬영해 게재하는 유튜브 채널로, 국내외 구독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7월 31일 기준, 이 채널의 구독자는 136만여 명.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쇼츠)은 1억 뷰가 넘는다. 놀라운 점은이 채널의 성장 속도다.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는 최근 6개월 만에 구독자 120만여 명, 누적조회수 7억198만여 회가 증가했다. 더불어 ‘포브스코리아 파워 유튜버 100 라이징 유튜버’ 부문에서도 11위에 올랐다.

지난 8월 7일,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 운영자 김별씨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참여자들이 재생산하는 생생한 현장 영상들 덕분인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는 2013년 개설된 ‘춤추는곰돌’이라는 채널의 서브 개념으로 만든 채널이다. 메인 채널인 춤추는곰돌의 기존 이름은 ‘AF스타즈’. 운영자 김별이 2011년 아프리카TV에서 춤추는 버스킹 방송으로 주목받은 이후 영역을 확장하려고 개설했다.

“유튜브 채널에는 홍대에서 버스킹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기만 해도 구독자가 10만 명이 모였죠. 그대로 승승장구하나 했는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코로나19로 길거리 관객과 무대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악재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집에서 춤을 추며 아프리카TV에서 활동을 이어갔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때 지인이 월미도의 놀이기구인 디스코팡팡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줬다.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디스코팡팡에서 춤을 추며 콘텐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간 꾸준히 월미도로 출근했다. 어느새 함께 춤추는 사람들이 생겼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채널도 코로나19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체력이 문제였다. 30대 중후반이 된 김별은 4~5시간 동안 혼자서 춤을 추는 건 무리라고 느꼈다. 김씨는 “관객이 참여하는 방식을 생각했고 버스킹과 랜덤플레이댄스를 접목한 지금의 공연 방식을 이때 시작하게 됐다”면서 “랜덤플레이댄스 영상만 올리는 서브 채널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도 새롭게 오픈했다”고 회상했다.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에는 주로 10대 학생들이 참여한다. 친구들, 부모님과 함께 현장을 찾아 자신의 실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나아가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랜덤플레이댄스를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랜덤플레이댄스에 참여하는 많은 학생이 자신의 댄스 영상을 올리고 팬층을 확보하는데, 이 중엔 50만, 100만 유튜버가 된 사례도 있다.

스타 유튜버의 탄생은 김별에게 새로운 자극이 됐다.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 채널에도 성장을 위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챌린지 전문 채널을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개월 전부터 챌린지 위주로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어요. 랜덤플레이댄스에는 잘하는 사람, 웃긴 사람, 커플, 단체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는데 이때 챌린지까지 진행하면 수많은 콘셉트의 콘텐트가 탄생하죠. 이를 조각조각 잘라 쇼츠 형태로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생의 슬릭백(허공을 걷는 듯한 춤) 영상은 1개월 만에 1억 뷰가 넘었습니다.”

춤추는곰돌은 이제 해외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태국, 중국 등에서 진행할 공연 스케줄이 이미 여러 개 잡혀 있다고 한다. 태국에서는 아프리카TV의 태국 지사에서 장소를 마련해주고, 중국에서는 완다그룹이 청두에 있는 자사 소유 백화점 1층을 공연장으로 내주었다. 그는 “언어장벽이 없는 ‘춤’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챌린지’가 만나자 해외에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구독자 중에선 미국인이 유독 많다. 그래서 춤추는곰돌의 랜덤댄스 채널엔 새벽에도 영상이 올라온다. 구독자들의 시차를 고려한 세심한 배려다. 예약을 걸어두지 않고 새벽 2시에도, 아침 8시에도 직접 영상을 올린다.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 두 번 오프라인 공연을 한 후 영상을 편집해 틱톡은 하루에 4개, 유튜브는 3개, 아프리카TV는 6개, 네이버TV는 7개씩 올리고 있다고 김씨가 말했다.

그가 유튜브 운영에 이렇게 까지 열정을 쏟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그는 “1등을 하고 싶어서”라는 단순한 답변을 내놨다.

“어린 시절 댄스 영상을 보며 춤에 대한 열정을 키웠습니다. 특히 팝핀현준을 좋아해 그의 영상을 보고 강연을 들으며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그러다 아프리카TV에서 우연한 기회에 방송을 시작했고 그 영상이 조회수 등에서 1등을 하며 주목을 받았어요. 그 계기로 롤 모델인 팝핀현준과 만나 스승과 제자로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요. 이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업계에서 1등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엔 저보다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직접 나서서 춤을 추고 주목받기보다는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2016년 AF스타즈라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데뷔를 꿈꾸는 아이들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각종 SNS 채널 운영에 엔터테인먼트사 운영까지 하느라 밤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달리는 그가 성취하고 싶은 목표는 두 가지다. 유튜버 다이아몬드 버튼(구독자 1000만 명을 달성한 채널에 주어진다)을 받는 것과 AF스타즈가 한국의 3대 연예기획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AF스타즈에 소속된 14명이 얼른 빛을 볼 수 있도록 저희 채널에 노출하고 음원을 만들어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라탕후루’처럼 어린 나이에만 보여줄 수 있는 귀여운 매력이 있거든요. 수년간 연습생 신분으로 묶어 활동을 제한하는 다른 소속사와 AF스타즈가 다른 점이에요. 우리만의 방식으로 스타를 만들어 언젠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사가 되고 싶습니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202409호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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