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운동능력을 지닌 이들이 선보이는 스포츠 챌린지. 넘어지고 부딪히는 과정을 딛고 결국 성공해내는 스토리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와 같다. 현재 국내외에서 759만여 명에 이르는 구독자가 이 드라마를 시청 중이다.
2020년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해 4년 만에 대형 채널 대열에 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마샬아츠 트릭킹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포츠 챌린지를 선보이는 ‘팀일루션 노성율’이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7월 31일 기준 759만여 명으로, 유튜브코리아 스포츠 채널 부문(구독자기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팀일루션 노성율 채널의 주요 콘텐트는 챌린지다. 노성율씨가 운영하는 체육관의 멤버, 운동선수 등이 출연해 다양한 동작을 구현하는 챌린지 영상이다. 단순한 동작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태양의 서커스 등에 등장하는 고난도 동작까지 종류가 무수하다. 영상에서는 도전을 거듭하며 넘어지고 부딪히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마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진이 ‘우당탕탕’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웃음 포인트만 있는 건 아니다. 칠전팔기 끝에 챌린지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구독자들에게 대리만족과 용기를 주며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팀일루션 노성율 채널을 운영하는 노성율씨는 “성공 여부를 떠나 도전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노성율씨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마샬아츠 트릭킹 전문가이자 크리에이터다. 그의 팀 ‘팀일루션’은 2017년 일본, 2018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 마샬아츠 트릭킹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팀 소개가 과거형인 이유는 코로나19로 공연과 강연이 끊긴 이후 생계 유지를 위해 멤버들이 하나둘 떠나 현재는 소수 인원만 남았기 때문이다. 체육관을 운영하며 마샬아츠 트릭킹을 가르치고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던 노성율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코로나 때문이었다.“체육관 3곳을 운영했는데 코로나19로 수강생이 줄었고 매달 적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모두 접을까 고민했죠. 그러던 중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체육관 수강생이 마샬아츠 트릭킹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보라고 제안하더군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마샬아츠 트릭킹의 동작을 알려주는 1분가량의 튜토리얼을 제작해 올렸습니다. 2010년 포트폴리오용으로 만들었던 유튜브 채널이었는데, 갑자기 영상 조회수가 급상승하는 겁니다. 당시 1000만 회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구독자가 많았던 것도 아닌데 대박이 난 거죠. 그때부터 꾸준히 튜토리얼 영상을 제작해 채널을 키웠습니다. 그게 팀일루션 노성율 채널의 시작입니다.”채널은 승승장구했지만 노씨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체육관이었다. 그에겐 마샬아츠 트릭킹의 대중화라는 큰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체육관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자 영상 제작은 뒷전이 되어버렸다. 그는 “중요도를 따지면 체육관이 70%, 유튜브가 30%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일주일에 3~5개 올리던 영상은 2주에 1개로 줄어들었고 당연히 구독자들도 우르르 빠져나갔다.“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었죠. 마음을 다잡고 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꼬박꼬박 올리자는 다짐도 했고요. 신기하게 며칠 열심히 올리니까 구독자들이 다시 반응을 해주었습니다.”운동인에게는 강한 승부욕과 근성이 있다. 특히 멋진 동작이나 액션 기술을 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하다. 현재 팀일루션 노성율 채널의 주요 콘텐트인 챌린지도 노씨의 승부욕에서 비롯됐다. 그는 “멋있는 장면을 보면 혼자서 따라 해보곤 하는데, 그 과정을 영상으로 만든 것이 챌린지 기획의 초기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구독자들이 보내주는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상에 반영하는데, 이는 팀일루션 노성율만의 특별한 소통 방식이 됐다.재미, 쾌감, 서사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팀일루션 노성율 채널은 챌린지를 시작한 이후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00만 명 넘는 구독자를 모으려면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야 한다는 게 유튜브 업계 정설인데, 이 채널은 챌린지를 좋아하는 해외 유저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8월 396만여 명이었던 구독자 수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날 만큼 여전히 성장세가 무섭다. 더구나 유튜브(759만 명), 틱톡(430만 명), 인스타그램(100만 명)까지 모두 합하면 팀일루션 노성율이 거느린 팔로워가 무려 약 1290만 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명실상부한 대형 크리에이터가 된 노씨는 최근 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이 성지 순례를 하듯 노씨의 체육관에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직접 수업을 수강하는 열성까지 보인다고. 그는 “틱톡에선 미국인, 인스타그램에선 유럽인, 유튜브에서는 동남아시아인들에게 인기가 폭발적”이라면서 “그 덕분에 유튜브코리아에서 구독자 기준 스포츠 채널 1위를 하겠다는 초기 목표를 이미 이루었고 전 세계 통틀어서는 58위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유튜브로 국내외 구독자를 사로잡은 그에게 이전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는지 물었다. 그는 “지금은 유튜브에 70%, 체육관에 30% 힘을 쏟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현재는 넥스트 스텝을 위한 고민이 깊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금세 지루함을 느끼는 구독자를 잡아두려면 콘텐트 다양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노씨는 등장인물의 다양화, 해외 촬영을 통한 에피소드 다양화, 영상 구성의 다양화를 실현하고 있다. 그는 “며칠 전부터 8~10분짜리 긴 영상을 업로드 중”이라며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역행하는 모습이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원하는 구독자들도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채널 이외에도 개인적인 도전을 기획, 실천하고 있다. 운동인으로서 팀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태권크리’라는 태권도 크리에이터 팀에 합류해 공연을 하는가 하면 ‘빌보드 도전’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가수들에게 레슨을 받으며 앨범을 준비 중이다.“다양한 방면에서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계획이 많아요.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을 위해 움직임에 최적화된 의류를 만들고 싶고 마샬아츠 트릭킹 등 비주류 스포츠인들이 한데 모여 훈련할 수 있는 아주 큰 체육관도 세우고 싶습니다. 특히 체육관에서는 저도 함께 땀 흘리고 싶기 때문에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하루빨리 지을 수 있도록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입니다. 조만간 오픈 소식을 들려드리면 좋겠네요.”
* 마샬아츠 트릭킹: 여러 무술의 발차기, 기계체조의 공중돌기와 비틀기, 다양한 무용 동작과 브레이크댄스의 표현 자세 등을 결합해 응용한 동작으로 구성된 운동.-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