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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마인이스 대표 

온라인 중고 백화점이 목표 

여경미 기자
유행이 지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 등 다양한 이유로 1년 넘게 옷장에서 잠자는 옷들이 있다. 이런 옷들을 옷 수거함에 버리기도 아깝고, 일일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사진을 촬영해 올리기도 귀찮게 느낀다면 ‘차란’에 주목해보자. 2024년 포브스 아시아 선정 100대 유망 기업에 이름을 올린 마인이스가 작년 8월 온라인 중고 마켓 ‘차란’ 브랜드를 론칭했다.

▎차란은 명품 의류를 정가보다 9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컨템퍼러리, SPA 등 다양한 브랜드 의류도 접할 수 있어 1년 만에 누적 이용자가 40만 명을 돌파했다.
MZ세대는 몇 번 입지 않아 아깝다고 생각될 때, 혹은 새 옷을 사고 싶지만 비싸다고 여겨질 때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한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는 “옷 중고 거래에서 플랫폼 이용 시 여러 번거로움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착안해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의류를 판매하려면, 우선 사진과 관련 설명을 올린다. 이어 구매 의사를 밝힌 예비 구매자와 만날 약속을 잡는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 시간이 다가와 불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운이 좋아 순조롭게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옷을 판매했지만 구매자가 거래 당시에 하자를 발견하지 못하면 환불 같은 서비스를 받기가 어렵다. 마인이스는 이런 중고 의류 거래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된 기업이다.

돈 되는 옷장 정리


브랜드 패션 리커머스 서비스 차란의 장점은 편의성이다. 차란의 AI 시스템은 상품의 색상, 소재, 계절감, 사이즈 등 상품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한다. 중고 플랫폼에서 일일이 의류와 관련한 설명을 판매자가 작성해야 했던 것과 달리, 이 과정을 최소화했다. 차란 플랫폼에서 ‘옷장 정리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다음 날 옷 수거용 ‘차란백’이 집 앞으로 온다. 이 백에 팔고자 하는 옷을 담아 문 앞에 내놓으면 수거해서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3966㎡(1200평) 규모 검수 센터로 옷이 배송된다. 수거한 의료는 정품 검수, 제품 상품화 선별, 전문 스튜디오 촬영, 살균·착향 등 항균 처리, 스팀, 보풀 제거와 다림질, 부자재와 간단한 수선 진행, 차란 태그 부착, 방진 방습을 위한 PP 패키징과 후처리 단계를 거쳐 새 주인을 찾아간다.

소비자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옷을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색감, 소재, 계절감, 사이즈 등이 예상과 다를 경우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하자가 있는 옷을 구매한 소비자는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기에, 김 대표는 “사업 성패는 옷 품질 검수에서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차란 역시 철저한 검수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검수 단계에서 브랜드 라벨이 없거나 오염 또는 손상돼 상품 가치가 없는 의류를 일차적으로 선별하고자 합니다. 적합으로 판단한 의류에 한해 제품 상태, 실측 사이즈 등 상품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의류별로 개별 QR 코드를 부여합니다.”

QR 코드를 붙인 옷은 출고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으로 추적한다. 검수에서 판매 부적합으로 분류된 옷은 수거돼 판매자에게 환수 여부를 물어보거나 오프라인 중고 시장으로 재판매된다.

AI가 소비자에게 스타일, 판매자에게 가격 추천

40명이란 적은 인력으로 차란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가능한 이유는 AI 서비스 덕분이다. 김 대표는 “차란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해 중고 거래의 불편을 해소하고 효용성을 증대한다”고 소개했다.

차란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착용 컷은 모델이 버추얼 휴먼이다. 중고 물품 거래란 특성 때문에 차란에서 거래되는 옷의 수량은 단 하나다. 경제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브랜드가 모델을 고용해 판매할 옷을 촬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옷은 실제로 입어봐야 제맛. 차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AI 모델 착용 컷’ 기능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실제 착용감을 전달한다. 이 사진으로 기존 중고 거래의 한계로 지적됐던 사이즈와 핏 확인이 해결됐다. 일반 패션 상품처럼 중고 의류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또 차란 플랫폼은 AI 큐레이션 상품 추천도 특징이다. 착용 계절, 스타일, 패턴 등 원하는 필터를 설정하면 AI가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준다.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물건을 최대 30분가량 내가 먼저 살 수 있도록 예약해주는 것도 차란의 장점이다. 오늘 들어온 신상 전용 ‘타임 쿠폰’도 준다. 상품이 판매 완료되면 해당 상품은 동난다.

차란은 판매자에게는 시세를 예측해서 판매 가격을 제안한다. 중고 거래에 필요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해 판매자에게 적정 판매가를 제안한다. 판매자는 제안받은 가격을 참고해 최종 판매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이로써 가격 설정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차란에 입고된 상품은 평균 70% 정도는 10일 안에 판매된다.

마인이스는 2022년 성공적인 알파 테스트에 이어 2023년 2월 차란의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고 이후 거래액 기준 매월 평균 10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뒤 재구매율 60%, 평균 판매율 70%를 이어오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4년 상반기에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렵지만, 온라인 P2P 기업에서 거래된 양은 총 5조~6조원으로 추정됩니다. 마인이스가 타깃한 시장은 중고 의류시장이 아닌, 40조원 규모의 기존 패션 시장입니다. 차란은 명품, 컨템퍼러리, SPA 브랜드(생산, 유통까지 한 회사가 직접 맡아서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합니다. 중고 의류를 구매하지 않던 사람들도 이용하는 온라인 중고 백화점으로 성장하는 것이 마인이스의 목표입니다.”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임익순 객원기자

202412호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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