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류승훈 KCLD 대표 

진성 팬이라면 특권을 누려라 

이진원 기자
꿈꿔오던 공연의 티켓 예매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광클’로 자리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강력한 팬심을 갖고 있다면 신개념 티켓예매 플랫폼 ‘매표소’가 특권과 우선권을 누리도록 돕는다.

“공연장에 가보면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는 지정석(Reserved)으로 정해져 있죠. 이 자리는 그 공연을 가장 사랑하는 열혈팬을 위해 우선 확보해야 해요.”

지난해 11월 론칭한 공연 및 굿즈(MD) 예약 플랫폼 ‘매표소’ 앱을 선보인 류승훈 KCLD(Korea Culture & Life Data) 대표는 공연업계 예약 시스템을 디지털 기술로 개선했다. 그는 “영화관 예매는 IT기술을 통해 많이 선진화한 반면, 공연 예약은 여전히 구시대적”이라며 “매표소 앱은 좌석 확보의 어려움, 긴 대기줄, 선물하기 어려운 점을 보완하고 개인 취향에 맞춘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인터넷 티켓예매 사이트는 공급자 중심의 1세대 티켓팅 서비스로서 일방적이고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매표소는 이러한 서비스의 한계를 넘고자 한다.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티켓팅, 굿즈 구매, 커뮤니티, NFT 작품 판매 등을 하나의 채널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통합 문화 플랫폼이라 정의할 수 있다.

매표소는 공연기획사로부터 티켓판매대행권과 뮤지컬 등의 지식재산권(IP) 활용 사업권을 확보하고 관람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공연한 [라이온킹] 등 명성 있는 뮤지컬의 티켓과 굿즈 판매를 대행했고 앱 론칭 2개월 만에 거래액 15억원을 달성했다.

“초기에 설치회원 3만 명, 정회원 2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연, 전시가 위축됐지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많은 팬이 더 나은 우선권을 얻기 위해 몰렸어요. 좋은 좌석은 매표소 앱에서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덕분이었죠.”

매표소는 전체 좌석 중 5~15% 혹은 아예 한 회차를 통째로 확보해 매표소 전용 회원들에게 공급한다. 그리고 개인이 관심을 두고 있는 공연이나 배우에 대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공연 소식 등을 피드한다.

“국내에서는 일부 암표상이 기계적으로 티켓을 다량 확보하고 이후 이익을 붙여 암거래를 해왔어요. 그래서 진짜 팬들은 좋은 티켓을 구하기도 어렵고 웃돈을 주고 구해야 했죠. 하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일부 좌석, 회차, 굿즈를 열성팬을 위해 별도로 확보해놔요.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어야 암표상을 근절하고 진정한 팬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표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류 대표는 CJ CGV, 메가박스에서 근무하며 티켓판매시스템 관리, 제휴업무 역량을 쌓았다. 이후 NHN 관계사 디트릭스에서 선진화한 예매운영솔루션 및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는 역할을 해왔다. 영화예매시스템처럼 공연예약시스템도 선진화하겠다는 도전에 나서 KCLD를 창업하고 매표소 플랫폼을 개발했다.

더불어 좋은 공연의 경우, 기업의 단체구매 수요도 많은 편인데 표를 대량 확보하기 힘들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류 대표는 “이런 기업 고객의 경우 매표소 서비스가 적절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마케팅과 티켓을 직접 판매하는 데 한계가 있는 창작자들도 매표소 서비스를 이용해 더욱 손쉽게 관객과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는 게 류 대표의 설립 의도 중 하나다.

“매표소 앱을 통해 공연 창작자가 직접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판매하는 것처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소형 공연 창작자의 경우 홍보, 티켓결제 등을 대형 온라인 티켓예매 서비스에 의존해야 했지만 선진화 예매 플랫폼을 이용하면 혜택을 얻을 수 있어요.”

류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공연 시장이 회복되는 올해에는 회원 20만 명, 거래금액 100억원까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매표소는 주요 공연으로 뮤지컬 [하데스타운],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지킬앤하이드] 등을 확보했다. 또 콘서트와 연극으로 확대하며 양질의 디지털 매표소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뮤지컬, 공연 시장은 죽지 않았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에 의해 많은 공연이 취소됐을 뿐이죠. 현재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는 공연이 많으므로 곧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류 대표는 국내에서 디지털 공연 예약 플랫폼을 우선 정착시키고 이후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그는 “K팝 콘서트나 K뮤지컬이 디지털 예약 시스템과 결합해 해외 진출을 더욱 전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문화 콘텐트 시장은 글로벌 메타 세상에서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류승훈 대표는… 경기대 호텔경영학과 졸업, CJ CGV 동부 마케팅 총괄, MBC플레이비 키자니아 제휴마케팅 팀장, 메가박스 제휴광고사업 팀장, 디트릭스 이사, 현 KCLD 창업자 및 대표.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205호 (2022.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