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회사가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이유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는 메시지는 효과가 없다. 요즘처럼 돈줄이 말라가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객을 이해한 후 명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이유다.
지난 10년간 마케팅은 제3자 쿠키 데이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특정 항목을 검색하면 그 항목에 대한 광고가 방문한 다른 모든 사이트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이런 방식이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객을 정확히 식별하지 못하는 인구통계학적 접근 방식이나 단순 웹사이트 방문 이력은 그저 첫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툴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는 대부분의 마케터가 반복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고객을 쫓아다닐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불황과 맞물려 마케팅 비용마저 쪼그라들고 있다. 이제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좋을 것이 없던 시기, 달러는 절대적인 통화량을 늘리며 시장에 많은 돈을 흘려보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달러를 찍어내는 속도를 늦추는 테이퍼링과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상,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주식시장 붕괴,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스타트업 몸값 조정, 이어 스타트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은 일순위로 감축할 만한 비용이 돼버렸다.

이제 고객을 어림잡아서 비용을 집행하기 어려워진 만큼 자사 데이터를 확보하고, 우리 고객에게 직접 접근하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개인화된 이메일 뉴스레터나 SMS 문자 마케팅 등 당연하고 올드하게 느껴지는 직접 접근법이다. 최근 마케팅 채널을 들여다보면 이메일의 평균 오픈율은 20%에 육박한다.

개인화된 마케팅을 위해서는 자사에 쌓인 식별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회원 가입 단계에서 작성한 고객 식별 정보와 자사 웹사이트에서 행동한 모든 이력을 연결해 고객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구매 가능성이 높은 타이밍에 맞춰 문자, 푸시알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직접적인 개인화 마케팅을 하는 것이 비용 대비 가장 효율이 높은 방법이다. 스타트업이 TV 광고에 수십억원을 베팅하거나 페이스북 마케팅에 매달 수억원을 쏟아붓는 방법은 성공 방정식과는 이제 거리가 멀어졌다.


매달 20만 명이 방문하는 자사 웹사이트에 쌓인 데이터와 우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충성고객 10만 명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 이것이 100만 명에게 2초 동안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보다 훨씬 트렌디한 전략이다.

- 홍승표 빅인사이트 대표

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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