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접하는 누군가의 성취는 하룻밤에 이뤄진 것처럼 보이곤 한다. 세계 무대에 나가서 어렵다는 상을 척척 받고,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고,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사람의 시작점을 상상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제프 베이조스가 1994년 아마존을 창업한 직후 첫 번째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진을 보면 무척 생경해한다.하룻밤에 널리 알려질 수는 있어도, 하룻밤 만에 큰 성취를 얻을 리 만무하다.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던 때, 많은 사람에게서 안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신념을 갖고 한 방향으로 차곡차곡 쌓는 시간이 모든 성취의 기초다. 누구에게나 그런 신념의 구간이 존재하고, 주위에서 알게 되는 건 보통 수년이 지나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이기 마련이다.안데르스 에릭슨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가 1993년 논문에서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하는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다. 1만 시간은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매일 3시간씩 해도 10년이, 업으로 삼아 월화수목금 매일 10시간씩 해도 4년은 걸리는 일이라는 뜻인데,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두 개 있다.첫째, 프로젝트 마감 기한이 가까워졌을 때 마냥 매일 밤을 꼴딱 새운다고 해도, 10년 걸릴 일이 한 달로 줄어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밤을 새우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렇게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한다고 해도 720시간일 뿐이다. 1년 내내 한잠도 자지 않는다고 해도 1만 시간을 채울 수는 없다.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둘째,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쉬엄쉬엄해서도 안 된다. 굳게 마음먹고 한 우물을 매일 10시간씩 파도 4년은 걸린다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1만 시간은 ‘탁월한 성취’의 기준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이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최소 요건이지, 탁월한 성과를 내는 전문가 집단에 들어가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쉬어가며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