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매일 뭔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때론 결정 하나에 조직의 성패가 갈린다. 올바른 결정을 하려면 통합적 사고 역량을 키워야 하지만, 현대 경영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뛰어나게 판단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남과 다르게 보고 새로운 길(방식)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트렌드의 함정, 보편성의 함정에서 허우적거릴 수 있다. 새로운 길은 기존 사고와 방식을 집대성한 교과서 밖에서 사고해야 보인다. 교과서 밖 사고란 스스로 정의 내리고 스스로 창안한 방식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혁신, 소통, 조직, 보람, 행복 등에 대한 정의(개념화)를 사전에서 찾지 않고 스스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래야 자기만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위대한 경영자는 자기만의 언어를 갖고 있다. ‘모자왕’으로 불리는 조병우 유풍 회장은 ‘섬유업 같은 제조업은 사양산업이라서 미래가 없다는 패배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보편적 시각’에 대해 “첨단산업과 사양산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잘하면 첨단산업이고, 못하면 사양산업”이라고 ‘그만의 시각’으로 말했다. 연구개발(R&D) 인력을 인문계, 고졸 출신에서 뽑고 있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혁신은 전공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선입견과 편견 없이 오랜 시간 동안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도전을 열정적으로 끌고 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정의했다. 이런 게 교과서에서 벗어난 사고다. 나는 이런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색다른 공감’이라 부른다. 포브스코리아의 모든 기획은 ‘색달라야 하고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색다르기만 해서는 현실과 동떨어지고 공감만 얻어서는 차별화할 수 없다. 따라서 색다른 공감의 관점에서 한국 기업인에게 반드시 필요한데, 다른 미디어에서는 다루지 않는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왔다. 3월호는 창간 20주년 기념호다. 성원해준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는 앞으로도 색다른 공감의 관점에서 독자들이 올바르게 결정하고 창의적으로 실행하는 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권오준 포브스코리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