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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OTT 대해부] (1) 넷플릭스 독주 속 토종 OTT ‘각축’ 

 

장진원 기자
국내 OTT 사용자수는 최근 3년간 23% 늘었다. 공중파나 케이블TV, IPTV 등 한정된 플랫폼을 넘어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모든 기기에서 즐기는 OTT가 콘텐트 시장의 최상위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1위인 넷플릭스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의 각축도 뜨겁다.

ICT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과 발전은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 이전과 다른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제조와 서비스, 유통, 미디어, 심지어 1차산업으로 불리는 농수산업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진보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미디어업계의 변화 속도는 따라가기 벅찰 정도다. 과거 주류였던 방송과 신문이 올드·레거시 미디어로 분류된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콘텐트 송출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은 OTT(Over The Top) 시장이 미디어업계가 사활을 건 전장으로 떠올랐다.

OTT에서 Top은 셋톱박스로, ‘셋톱박스를 넘는다’는 뜻이다. 기존 콘텐트 시장이 TV라는 단일 플랫폼 중심이었던 데 비해 OTT 서비스는 스마트폰, PC, 태블릿PC, 콘솔게임기 등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포브스코리아와 아이지에이웍스가 국내 OTT 시장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OTT 시장의 사용자수는 큰 변화 없이 정체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용시간은 2020년 7월 기준 14억3446시간에서 올해 7월 현재 17억6350시간으로, 3년 사이 약 23%나 증가했다.

국내 OTT 시장은 사용자수 기준으로 포화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7월 4501만 명이었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올 7월 현재 4287만 명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전반적인 OTT 사용자수가 포화 상태임에도, 공중파나 IPTV 등 기존 플랫폼 대비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더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10~20대는 티빙, 30~50대는 쿠팡플레이


현재 글로벌 OTT 시장은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토종 OTT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그 뒤를 쫓는 모양새다. 2020년 7월 기준 720만 명 수준이었던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올해 7월 현재 1174만 명으로, 3년 사이 약 63%나 폭증했다. 넷플릭스는 올 7월 현재 2·3위 사업자인 티빙(522만 명)과 쿠팡플레이(519만 명)를 합친 것보다 많은 사용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미국 OTT인 디즈니플러스는 7월 현재 국내 MAU가 192만 명에 그쳐 넷플릭스는 물론 토종 OTT 업체들에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올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8.4%나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정 공유 금지 조치(Paid Sharing)와 지난해 11월부터 도입한 광고형 요금제가 자리 잡으면서 가입자수와 유저당 평균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그레그 피터스(Greg Peters) CEO는 “비밀번호 공유 단속이 사용자 1억여 명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며 실질적인 가격인상 효과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부터 공유 계정 단속이 벌어진 미국에선, 이후 넷플릭스 일평균 가입 건수가 7만3000건으로 급증했다. 계정 공유를 통한 실질적인 사용자수 증가, 다양한 가격정책,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넷플릭스의 압도적인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OTT 사용자를 연령별로 분석해도 10대부터 6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넷플릭스의 MAU(2023년 7월 기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사업자부터는 연령대별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10대 이하~20대는 넷플릭스 다음으로 티빙 사용자수가 많았고 그 뒤를 쿠팡플레이가 이었다. 반면 30~50대에선 쿠팡플레이가가 2위로 올라서고, 티빙이 3위로 밀렸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선호하는 OTT 서비스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역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웨이브가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쫓고 있다. 웨이브는 10~40대에서 모두 4위에 그쳤지만, 50대에선 3위, 60대에선 2위에 올라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용자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OTT 서비스 이용자의 성별 구성(2203년 7월 MAU 기준)은 남성 47.6%, 여성 52.4%로, 유의미한 차이를 드러내진 않았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 OTT 이용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24.8%, 30대 21.3%, 40대가 25.9%를 차지했다. 20~40대가 OTT 서비스의 주 이용 연령대라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10대 이하는 5.4%, 60대 이상은 5.5%에 그쳤다.

※ 조사 방법 -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보유한 일평균 4000만 모바일기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20억 건에 이르는 관련 데이터(안드로이드, iOS 통합)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해 분석했다. 모바일인덱스는 국내 유일의 DMP(Data Management Platform) 기반 이용성 지표 서비스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실제 사용자가 아닌 디바이스 기준 추정치임을 밝혀둔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309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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