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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48) 이치헌·이다인 에이럭스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를 책임질 가장 밝은 빛 

노유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2015년 설립된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이럭스는 로봇·드론과 같은 디지털 교구와 학습 콘텐트, 교육 플랫폼 서비스 등을 개발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한 결과, 디지털 시대란 호재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래 교육을 이끄는 가장 밝은 빛이 되겠다는 포부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이럭스를 이끄는 이치헌(우)·이다인 각자대표는 “미래 교육을 비추는 가장 밝은 빛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쉽게 사용하고 식당에선 종업원 대신 키오스크가 음식 주문을 받는다. 어르신보다 어린이가 더욱 능숙하게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시대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줄 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습득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도 포함한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오늘날 요구하는 필수 조건으로 급부상하면서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초중학교 코딩교육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에선 벌써부터 영유아 대상 코딩교육이 생기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을 일찌감치 예견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이럭스(ALUX)는 마침내 시대적 호재를 만났다. 2023년 상반기에 기록한 매출액은 261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0% 이상, 영업이익은 5배 이상 늘었다.

2015년 이치헌(49) 대표가 설립한 에이럭스는 로봇 설계와 인공지능(AI) 기술, 코딩, 드론 등 디지털 분야를 총망라한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재료공학과 박사 출신인 이 대표는 LG CNS 재직 중 창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약 14년간 몸담은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도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2017년 LG CNS에서 함께 일했던 이다인(41) 대표가 에이럭스에 합류했으며 2022년부터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이치헌 대표는 전체 총괄과 함께 신사업 부문을 이끌고 이다인 대표는 국내외 교육사업 부문을 전담한다.

에이럭스의 경쟁력은 코딩 로봇과 같은 학습 교구에 한정하지 않는다. 교육 콘텐트와 소프트웨어, 강사용 교육 플랫폼 등을 마련해 디지털 교육 시스템을 완비했다. 최근에는 코딩 학원을 신설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에이럭스 사무실에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이치헌·이다인 대표가 만나 글로벌 에듀테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육용 제품부터 콘텐트, 서비스 플랫폼까지 총망라


▎에이럭스의 코딩 로봇 비누(VINU)는 2024년 세계 최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 사진:에이럭스
창업 계기를 설명해달라.

이치헌: 이전 직장인 LG CNS에서 IT(정보기술) 컨설팅을 자주 진행하면서 디지털 관련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2010년 중반만 해도 성인이 된 이후 코딩교육을 받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코딩교육이 초중학교에서 의무화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제는 어릴 때부터 코딩을 하나의 언어처럼 배우는 추세다. 이처럼 사업적 전망이 밝을 뿐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기에 창업을 결심했다. 디지털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면 사회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동종 업계에서 에이럭스가 가지는 차별성은 무엇인가.

이치헌: 대부분 에듀테크 기업이 한두 가지에 강점이 있다면 에이럭스는 에듀테크의 전 밸류체인을 갖추었다. 로봇과 드론 등 교육용 제품을 연구·기획·생산할 뿐 아니라 양질의 교육 콘텐트도 제작한다. 디지털 교육에 힘쓰는 강사를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 ‘내일은쌤’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2023년 3월 기준, 에이럭스 교육 콘텐트나 학습 교구를 경험한 학생 수는 누적 30만 명에 이르며, 교구 유통 학교는 전국에 걸쳐 2500곳에 달한다. 확보한 특허 기술은 약 25건이다.

디지털 교육용 콘텐트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이치헌: 에이럭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미래에 방점을 두고 있다. 미래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역사적 가치가 될 만한 일을 하고 싶다. 물론 향후 트렌드가 될 교육을 예측해, 그에 맞는 교구나 콘텐트를 개발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이다인: 최근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교육 콘텐트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는 학습 교구에 적합한 콘텐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습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학생 맞춤형 교육 콘텐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반복해서 틀리는 부분을 수집한 결과를 AI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시대 변화가 빠른 만큼 교구든 콘텐트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순풍이 불고 있다.

이다인: 중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반응이 좋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에이럭스의 ‘글로벌 PRC(Pro Robot Championship) 로봇 코딩 대회’가 NRL(National Robotics League) 해외 예선으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NRL은 말레이시아 에듀테크를 선도하는 지니어스테크가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다. 여기에 해외 예선으로 편입되어 보람을 느꼈다. 향후 드론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법인을 신설하고 유통망 확대를 위해 일본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한없이 뻗어나가는 한 줄기 빛처럼


▎2023년 12월 12일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좌)과 이치헌(우)·이다인 에이럭스 대표가 만나 글로벌 에듀테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에이럭스는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더해 최근 전 세계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로보틱스 부문 혁신상 수상 기업으로 명단에 올랐다. 에이럭스의 코딩교육용 로봇 ‘비누(VINU)’는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도 블록 코딩 학습을 할 수 있게 설계돼 디지털 소외계층이 코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이다.

비누 다음으로 혁신이 기대되는 제품이 있다면.

이치헌: 비누가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지만 첫 출시는 2021년이었다. 이번 수상은 비누의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 결과다. 비누는 상단과 하단으로 구분되는데, 상단은 코딩교육 시스템에 해당한다. 상단 개발 이후 하단에 바퀴를 붙이면서 비누가 움직일 수 있게 했다. 그다음에는 렌즈를 달아서 자율주행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고 이제는 웨어러블 장치와 비누를 연동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비누는 이른바 ‘세계관’을 거듭 확장해온 셈이다. 비누 이외에도 새로운 드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 수요에 맞게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후발 주자와 구분되는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드론 제품도 각광받는 중이다.

이다인: 드론은 공간지각 능력을 키우는 등 3차원적인 교육을 돕는다. 드론항공과학 교육 전문기업 ‘프로에어’를 인수하고 비행로봇 기업 바이로봇과 사업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다. 예를 들어 물류 드론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할 경우, 물건을 특정 위치로 이동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창의력을 증진할 수 있다. 드론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드론대회가 일종의 스포츠형 대회로 발전해 학생들에게 축구 대회만큼이나 박진감을 선사할 수 있다.

스타트업으로서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이치헌: 에듀테크의 다양한 밸류체인을 다루는 에이럭스는 5개 본부로 이뤄져 있다. 로봇사업부와 교육사업부, 교육플랫폼본부, 교육네트워크본부 등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녹록하지 않으리란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에이럭스 전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각 전문가의 장점이 모두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직원이 서로의 특성과 장점을 존중하며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에이럭스가 있기까지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다. 이때 서로 남 탓만 했더라면 실패를 빠르게 수습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대방을 질책하지 않는 에이럭스의 조직문화 덕분에 실패에 머물지 않고 재빨리 털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에이럭스의 단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이치헌: 에이럭스는 2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매출액 목표치는 2023년 약 500억원, 2024년 700억원 수준이다. 2023년의 경우 목표 금액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상승세라면 2025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쯤이면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의 비중이 50대50으로 비슷해질 것이라 내다본다.

이다인: 기업공개(IPO)는 2024년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2021년부터 IPO를 준비해왔다. 사실 IPO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에이럭스는 해외 수출도 순항 중이고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IPO에 주저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이럭스는 신뢰할 만한 회사’라는 것을 입증해 보이고 싶다. 그래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한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궁극적인 비전을 들려달라.

이치헌: 에이럭스의 모토는 ‘미래 교육의 중심을 밝히는 가장 밝은 빛’이다. 빛은 하나의 중심에서 시작되지만 그 끝은 한계가 없다. 한없이 뻗어나간다. 미래의 교육 트렌드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알 수 없지만, 경계나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 있다면 그에 맞는 기술과 콘텐트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이전보다 나은, 더 밝은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 김익환 -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2022년 2조214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정리=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202401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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