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AI로 무장한 구직자, 취업 경쟁률 높인다 

 

구직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직무에 지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생성형 AI 도구 덕분이라고 말한다.

▎인플레이션 등으로 냉각된 노동시장에서 AI는 구직자들이 더 많은 일자리에 지원서를 제출하도록 돕고 있다.
6개월 전, 데이터과학자인 안시타 버마(26)는 하루에 지원서 몇 개를 냈는데 이제는 하루에 10~15개를 낸다. 이는 모두 인공지능 도구 덕분이라고 버마는 말했다.

버마는 “예전에는 지원서를 하나 쓰는 데 30분이 걸렸지만 이제는 10분이면 된다”고 말했다. 지원서의 빈칸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플러그인 AI 브라우저 도구 덕분에 지원서를 쓰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고, 더 많은 일자리에 더 빠르게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 구직자들은 일자리의 기술과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 챗GPT 같은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레이지어플라이, 심플리파이잡스 등 구직 자동화 도구를 사용하여 수많은 일자리에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구직자가 자신의 역량에 맞는 일자리를 찾도록 도움을 주는 파이자마잡스, 탤런트프라이즈 등 AI 도구도 지원율을 높인 원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구와 구직 시장의 불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증한 지원서를 고용주들이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링크드인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구직자들은 1년 전보다 15% 더 많은 직무에 지원하고 있다.

링크드인의 수석 경제학자 카린 킴브로는 AI로 인해 사람들이 더 많은 일자리에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1년 전에 비해 “구직자들이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AI를 중심으로 많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 완벽한 맞춤형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좀 더 자신 있게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구직자가 더 폭넓게 지원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채용 사이트 질레단360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이클 볼버그는 “구직자는 더 많은 직무에 지원할 뿐 아니라 보통 같으면 지원하지 않을 일자리에도 지원서를 낸다”며 “AI는 링크드인의 ‘쉬운 지원’ 도구가 몇 배 강화된 것과 같다. IT 업계 구직자가 조금이라도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금융 또는 의료 직군에도 지원하거나 이력서를 좀 더 관련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그중 90%는 챗GPT로 쓴 것 같았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지원서 증가가 채용 담당자의 발목을 잡고 회사가 쏟아지는 이력서에 시달리게 만든다고 말한다. 인적자원 업계 분석가인 조시 버신은 “AI를 활용하여 이력서를 걸러내고, 검색하고, 찾아내기 위한 채용 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신은 최근 편집자 채용 공고를 하나 냈는데 1시간 만에 300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중 90%는 챗GPT로 쓴 것 같았다”며 “지원이 쉬워지면서 채용 담당자의 업무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AI로 작성한 지원서로 인해 장벽이 높아지고 지원서가 묻히기 쉬워지면서 구직자들은 오히려 더 취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링크드인의 킴브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빠르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더 넓은 영역에서 더 많은 직무에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킴브로와 다른 전문가들은 지원서가 늘고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가 AI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회사의 느린 채용, 많은 부문의 해고, 불확실한 경제로 인해 구직 시장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회사 그린하우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사장인 존 스트로스는 일자리당 지원서 수가 2022년 6월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스트로스는 “취업 확률이 낮다”며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시스템을 유리하게 이용할지 알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에 따르면 지원서 증가에 AI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경제 상황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구직 플랫폼 애드주나의 데이터과학 대표 제임스 니브는 “AI는 구직자가 일자리에 지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줄 것이다. 즉, 같은 시간과 에너지로 더 많은 지원서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지원서가 증가하는 궁극적인 원인은 AI가 아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역동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 일자리 시장은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조금 더 성장했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최신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일자리 19만9000개가 추가 됐다.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였던 10월의 추가 일자리 수 15만 개보다 증가한 수치다. 또 2023년 미국에서는 60만 명 이상이 해고됐으며, 이는 2022년 대비 198% 증가한 수치다. 인력 관리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2023년 첫 9개월 동안의 해고 건수는 2020년 이후 최고치이며,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높다.

많은 회사가 구직자의 이력서를 관련 역량 기준으로 걸러내고 특정 키워드와 일치하지 않는 이력서를 제거하기 위해 지원자 추적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눈에 더 잘 띄기 위해 AI 도구를 사용하는 구직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채용 담당자의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직자가 AI를 사용하여 채용 공고의 키워드를 이력서에 포함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이력서가 걸러내기 단계를 통과할 수 있다”고 이력 전문가 제시카 멘쿠나스가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채용 담당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지원자 추적 시스템이 오히려 채용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드인의 일부 채용 공고에는 1000개 넘는 지원서가 몰린다. 볼버그는 “이제 일부 회사는 지원서를 전부 검토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로니 러리나(25) 같은 일부 구직자들은 1년 전 해고 당한 이후 지금도 일자리를 찾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뉴욕에서 경영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 그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올라온 지 하루 지난 채용 공고에 벌써 500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러리나는 AI 도구가 특정 직무에 대한 자기소개서를 더 빨리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러리나는 구직시장에서 경쟁이 심한 이유가 AI만은 아니라고 보지만 지원서가 증가하기 때문에 IT 이외 직군도 찾아보게 되고, 인맥과 추천에 더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러리나는 “AI가 부담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EMMY LUCAS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402호 (2024.0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