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코파일럿의 한국어 버전 출시가 임박했다. 비즈니스와 업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것이 메가트렌드가 된 현재, MS오피스 등 기존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는 코파일럿에 대해 국내 기업들의 기대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8월 한국MS 수장이 된 조원우 대표를 만나 코파일럿 국내 출시와 관련된 일련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원우 대표는 캐나다 퀸스대 전기공학·컴퓨터공학 전공 GE디지털코리아 대표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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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65 코파일럿 한국어 버전을 빠르면 4월 중에 출시합니다. 그리고 오는 4월 30일에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 행사에서 국내 개발자들은 코파일럿을 창의적으로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지난 3월 14일 MS 서울 오피스에서 만난 조원우 대표는 아직 코파일럿 한국 출시 일자를 명시하지 못했다. 다만, 출시를 앞두고 구체적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사전 국내 기대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특정 영역의 엔지니어, 담당자, 개발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코파일럿과 관련해서는 연로한 제조사 회장직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높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MS는 M365앱, 애저, 클라우드, 깃허브 등 여러 가지 사업 포트폴리오에 코파일럿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본사에서는 최근 AI 기반 보안 솔루션 ‘코파일럿 포시큐리티’, 챗봇 제작 ‘코파일럿 GPT 빌더’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한국MS에 따르면 코파일럿 포 시큐리티도 4월 중 국내에 출시 예정이다.코파일럿의 가장 큰 효용성은 이용자들이 글쓰기, 디자인, 코딩, 데이터분석 등 수많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접한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10여 전 클라우드가 공급되면서 다양한 가능성이 열릴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한국MS는 국내에 파트너 생태계를 갖고 있는데 많은 이가 AI 시대에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니즈에 발맞춰 한국 MS는 고객사, 교육기관, 학교 등과 협력해 AI 활용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 첫 행사가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이며,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행사는 지난해 9월부터 뉴욕, 런던, 샌프란시스코, 뭄바이, 파리, 벵갈루루, 시드니, 도쿄, 베를린 등에서 개최됐다. 조 대표는 “글로벌 각 도시에서 시차를 두고 열린 행사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는 코파일럿에 대한 큰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한국MS는 코파일럿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일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시험 운용을 해왔다. 아직 한국어 버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영어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조 대표는 “경험자 중 75%가 코파일럿 이용 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답했다”며 “특히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회의 내용 요약, 진행 상황 정리·비교, 발표 등에서 인적·시간적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부분에 호응이 컸다”는 피드백을 전했다.“또 생산성을 크게 개선한 것이 아무래도 엑셀 작업입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툴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엑셀에 내장된 코파일럿을 통해 다양한 소스 데이터를 모두 종합하고 목적에 따라 쉽고 빠르게 분석, 시각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역시 AI 도입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최근 ‘애저 오픈 AI 서비스(AOAI)’로 확대한 서비스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생성형 AI 기술(OpenAI GPT-4, GPT-3, Codex, DALL-E, Whisper, 텍스트 음성 변환 모델)을 활용해 언어 이해, 이미지 분석, 감정 분석 등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LG CNS, 두산로보틱스, 웅진씽크빅, LG전자 등이 AOAI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 혁신과 비즈니스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많은 기업이 온프레미스(자체 IT 인프라 소유·관리)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한 이후 어떻게 하면 직원 업무, 대고객 서비스를 더 잘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이제 생성형 AI를 활용해 기능과 보안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생태계, 숙명이자 최우선 과제
▎지난 3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전경. 지난해말부터 MS는 글로벌 각 주요 도시에서 코파일럿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4월 30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다. / 사진:마이크로소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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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는 지난 2022년부터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시작했다. 애저 크레딧과 각종 라이선스·기술 지원을 포함해 최대 5억원 상당의 혜택을 지원한다. 한국 M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0곳 이상을 지원했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 지원에 대한 질문에 조 대표는 “국내 디지털 생태계 기여를 한국MS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답했다.“이제 디지털 생태계는 숙명입니다. 고객과 파트너 등의 경계는 사라지고 모두 연결되고 있어요.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 모델을 서로 만들어내고 서로 제안하며 SW 전문가, AI 전문가, 하드웨어 생산자, 플랫폼 공급자 모두가 중요한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어요. MS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혁신에 주목하며, 국내에서도 잠재력을 지닌 스타트업과 전략적 협업이 있을 겁니다. ”특히 한국MS 차원에서 주목하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질문에 그는 “여러 AI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한국어 기반의 한국 특화 AI 모델은 국내 기업이 해야 한다”며 “중기부, LG전자, 인텔 등과 함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AI 모델 개발 스타트업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답했다.조 대표는 클라우드, 디지털 솔루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등 B2B 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지녀 디지털 기술 이해도가 높은 리더로 평가된다. 따라서 MS의 디지털 생태계 참여·지원에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실제 한국MS 대표로서 추진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에 대해 “AI로 인해 두 번째 디지털전환 모멘텀이 시작됐는데, 다양한 플레이어가 더 성장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MS가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기업에서 클라우드 전환은 디지털전환의 전주곡이었고 이제는 AI 전환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어요. 기업마다 디지털전환의 성숙도도 다양해요. 최고 수준에 있는 기업도 있고 이제 감을 잡고 시작하는 기업도 있죠. 후발 주자라 하더라도 한 번에 AI 기술까지 점프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관련 지식, 기술에 목말라하며 관련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10여 년 전 디지털전환 때와 지금이 다른 것은 속도입니다. 당시엔 IT 전문가가 디지털전환을 점진적으로 진행했다면 지금의 AI 전환은 70대 회장님이라도 배우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등 가속이 붙었으며 임팩트도 훨씬 클 것입니다.”시대적 요구가 큰 만큼 한국MS는 AI 관련 교육과 인재 양성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화문에 있는 한국MS 사옥에서 매달 열리는 AI데이를 지역별, 테마별로 주기를 확대한다.“AI데이에 고객사를 모셔 참고할 만한 디지털 기술의 적용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참석자들의 질문과 요구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영역도 확대되고 있어요. 그래서 AI를 각자의 니즈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참고 사례 소개를 더욱 확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역과 대상도 강남에서는 IT, 판교에서는 개발자 중심으로 주 단위 행사로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기업뿐 아니라 정부, 기관, 학교 등과 함께 AI 교육 프로그램에 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한편, AI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이에 따른 AI 규제 적용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MS는 효과적인 AI 규제 방안 마련에도 참여한다. AI 교육사업을 관련 조직과 논의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 어젠다 중 하나로 떠올랐다.“기술의 진화와 규제의 적절한 준비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 시기입니다. 내부 법률조직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정부 관계자와 함께 규제·프레임워크 설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어요. 기업들은 AI가 법률과 규제를 벗어나는지 판단하기 어렵죠. 그래서 한국MS는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두고 AI 서비스 이용에 있어 내부 조직 부재에 따르는 실수, 범법 행위 등에 대응합니다. 이는 저희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넘어 사회적 책임 영역이며 그 역할은 점점 강화되고 있어요.”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급변하는 AI 시대에서 상상의 힘을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지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개발하고 있고 마침내 세상에 없던 서비스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도 상상력이 성장 동기가 돼왔기 때문이 이 힘을 강하게 믿는다.“유소년 때 해외로 이민 갔고 대학 다닐 때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상상했어요. 사회초년생이 그릴 수 있는 역할은 구체적일 수는 없었지만, 막연하게 공항에 있을 때 세계 출장 다니는 제 모습을 상상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 미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를 다니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경력이 쌓이면서 뿌리가 깊어진 것은 상상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실행하고 구체화하는 능력이었어요. 실패를 자산화하며 실행 중심으로 상상하는 힘이 저에게는 변하지 않은 원칙으로 단단해졌습니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