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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53) 이수모 아임웹 대표 

브랜드 빌더로 빌드업 

노유선 기자
코딩을 할 줄 몰라도, 디자인 지식이 전무해도 누구나 브랜드 웹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 빌더(web builder) 스타트업 ‘아임웹’이 이제는 웹 빌더로 불리길 거부한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는 “그동안 브랜드의 시작만 도왔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오랜 성장을 함께하고 싶다”며 “브랜드 빌더(brand builder)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는 “웹 빌더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빌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아임웹(imweb)은 웹 빌더(web builder)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지난 2016년 UX·UI(사용자환경·경험) 디자이너 출신인 이수모(41) 아임웹 대표는 코딩과 포토샵을 몰라도 누구나 웹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여러 종류의 디자인 템플릿이 마련돼 있어 아임웹 서비스 이용자는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브랜드 홍보용 웹사이트와 쇼핑몰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나도 해볼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자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노 코드’라는 장점 덕분에 아임웹을 찾는 고객사는 매년 늘어났다. 아임웹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임웹 서비스를 이용해 개설된 브랜드 사이트만 70만 개가 넘고 고객사 누적 거래액은 약 4조원에 달한다. 연예기획사 ‘안테나’와 프리미엄 제과점 ‘노티드’, 셀프 즉석사진 스튜디오 ‘인생네컷’ 등 고객사 구성도 다양하다. 지난 5월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아임웹 사무실에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을 만난 이 대표는 “이제는 웹 빌더가 아닌 브랜드 빌더로 불리길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아임웹은 지난 1월 누구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자 ‘Start your brand’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브랜드 빌더란 무엇일까. 지난 8년간 아임웹은 서비스를 다양화·고도화해 스스로를 빌드업(build-up)했다. 웹사이트 개설에서 더 나아가 △온라인결제, △고객관계 관리(CRM), △광고 캠페인 관리, △채팅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웹사이트에 연동한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브랜드의 시작을 도왔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유지·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브랜드 빌더로서 브랜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노 코드로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브랜드 빌더로서 미래 성장전략을 물었다.

코딩·디자인 몰라도 누구나 웹사이트 개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좌)과 이수모 아임웹 대표는 “C-커머스와의 전쟁에서 CRM(고객관계관리)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동종 업계에서 아임웹이 갖는 차별성은 무엇인가.

웹사이트 개발 용어를 몰라도, 디자인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빠르게 비즈니스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창업 초반부터 다수가 좋은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업을 하자고 생각했다. 이미 웹사이트 개설을 돕는 서비스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지만 아임웹이 더욱 대중성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질적 수준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여러 디자인 템플릿을 이용하는 서비스지만 전혀 템플릿스럽지 않다고 여길 수 있도록 세련된 템플릿을 기획했다. 현재까지 약 69종이 마련돼 있다. 덕분에 뷰티, 리빙, 식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아임웹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창업 준비생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창업은 창업 자체만으로도 힘들다. 그런데 코딩이나 디자인 작업까지 해야 한다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창업 단계에 있는 소상공인과 1인 셀러 등이 느끼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아임웹 서비스를 론칭했다. 한창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그들의 진입장벽을 조금이라도 낮춰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수많은 인디 브랜드가 가치관과 정체성을 존중받으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

론칭 4년 만에 고객사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비결이 뭔가.

기업이라면 응당 수익을 내야 한다고 봤다. 창업 초기부터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기보다 유료 구독형 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고객사 이탈률이 낮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임웹은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21년 매출액 120억원에서 2022년 168억7000만원, 2023년 206억원으로 지속 성장해오고 있다.

UX·UI 디자이너 출신 대표이기에 디자인에 더 힘을 주는 것 같다.

웹사이트 개설은 브랜드의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곳이 웹사이트인데 디자인 측면에서 미흡하면 안 된다고 본다. 서비스 이용자는 템플릿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이미지와 동영상, 텍스트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드래그 앤드 드롭(drag and drop)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웹사이트를 꾸밀 수 있다. 개설 이후에도 직접 웹사이트를 수정·보완할 수 있어 웹사이트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문가 찾기’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사는 아임웹에서 디자인 전문가를 찾아 브랜드 로고, 명함, 브로슈어, 배너 등 세부적인 디자인을 의뢰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디자인 모드 2.0’도 준비하고 있다. 디자인 작업을 간소화해 기존보다 더 빠르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고객 여정에 발맞춰가는 브랜드 빌더

단순한 웹사이트 개설에 CRM 기능을 추가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더욱 커지면서 온라인 고객 여정을 발빠르게 캐치해 고객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아임웹은 고객사가 고객관리를 체계적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자동화 기능을 마련했다. 고객사는 성별, 연령대, 애플리케이션 사용 여부 등을 기준으로 타깃 고객군을 설정할 수 있다. CRM 기능을 최대한 고도화하고 자동화하는 것이 올해 아임웹의 목표이다. 아임웹은 이에 더해 광고 캠페인 관리 기능도 마련했다. 고객사 브랜드에 지속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아임웹과 고객사 모두 윈윈(win-win)하는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고객사가 단순히 회원 수를 늘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회원을 팬으로 사로잡아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 프로모션 쿠폰 발송을 비롯한 다양한 마케팅 기능을 추가했다. 가령 쇼핑몰의 경우 ‘장바구니에 상품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 쿠폰을 발송할 수 있다. 또 아임웹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고객사를 위해 직관적인 주문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성을 더했다. 고객사는 유입 검색어, 방문자 통계, 매출 등 여러 데이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향후 효과적인 브랜드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중국발 이커머스 침투로 국내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판매업체를 고객사로 둔 브랜드 빌더로서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른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으려면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질이란 바로 브랜드의 제품·서비스 퀄리티다. 고객사가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아임웹은 더 나은 서비스로 CRM, 광고 캠페인 관리, 디자인 작업 등 나머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선 고객행동 지표를 분석해서 정량적인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 애널리틱스 리포트’를 작성해 고객사 브랜드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솔루션을 제안하고자 한다. 아임웹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고객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아임웹만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건강한 충돌 문화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꼽을 수 있다. ‘건강한 충돌’이라는 말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임웹은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지향한다. 특히 채용 과정에서 이를 눈여겨본다. 1차 직무 인터뷰 이후 2차 컬처핏(culture fit) 인터뷰를 진행할 때, 지원자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과 논리력이 있는지 살펴본다. 가령 대다수가 특정 프로젝트에 찬성 의견을 던질 때 자신만의 반대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개진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또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은 스타트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구성원들과 정보를 공유할 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 때문이다.

창업 준비생이나 스타트업 종사자에게 조언을 남긴다면.

스타트업도 기업이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그러려면 추상적인 사고방식을 내려놓아야 한다. 너무 멀리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을 짜기보다 눈 앞에 놓인 비즈니스적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길 바란다. 스타트업은 작은 성공이 모여야 생존할 수 있다. 이렇게 지속가능할 때 뜻하지 않게 새로운 기회를 거머쥘 수도 있다. 사회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겠다면서 정작 구성원에게 책임감 없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김익환 -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2022년 2조214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202406호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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